‘봉침요법’이란 자연상태의 벌이 가지고 있는 봉독을 추출해 정제·희석 후 경혈에 주입해 질병의 치료에 이용하는 침술의 일종입니다. 봉침의 역사는 기원전 20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갈 수 있는데, 고대 이집트의 파피루스와 바빌로니아 의서에 이미 봉독이 치료 목적으로 사용됐다는 기록이 남아있습니다.

의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히포크라테스는 봉독을 가리켜 “신비한 약”이라고까지 했습니다. 1858년 프랑스 의사 데자딘(Dejardins)은 봉독을 이용해 류마티스성 질환을 성공적으로 치료했고, 최초의 학술논문을 발표했습니다. 러시아 교수인 리보스키(Libowsky)는 류마티스열, 통풍, 신경통 및 기타 질환에 있어서 봉독의 치료 효과를 발표했습니다.

한의학에서도 최초의 침구학 문헌이라 할 수 있는 <마왕퇴백서>에 이미 봉독을 이용한 임상례가 있습니다. 벌집이 있는 나무에 닭고기 덩어리를 매달아 벌이 쏘게 한 뒤 고깃덩어리를 썰어서 아픈 부위에 붙여 피부를 통해 벌독이 몸 속으로 들어가도록 함으로써 치료에 이용했다고 기록돼 있습니다.

벌 독은 약 40가지 성분으로 구성되는데, 그 중 봉침의 주요 성분인 멜라틴, 아파민 등의 물질이 부신피질자극호르몬을 촉진해 소염 진통효과를 발생하게 하며, 유해산소를 억제하고 항산화 작용을 하게 됩니다. 봉침에 포함돼 있는 아돌라핀은 류머티즘 치료제인 인도메타신보다 70배 강한 억제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봉침에는 면역계 조절작용도 있는데 봉침 치료는 우리 몸의 백혈구, T림프구, B림프구를 증가시킴으로써 면역력을 향상시키게 됩니다. 봉침에 포함돼 있는 다양한 물질이 몸의 면역계를 자극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봉침을 맞게 되면 혈액성분이 해당 부위의 세포조직으로 이동하게 돼 노폐물을 신속하게 제거하고, 신진대사가 항진돼 산소공급이 원활해집니다. 이를 통해서 박테리아를 물리치거나 상처를 회복하는 등 건강을 빨리 회복할 수 있게 됩니다.

이처럼 다양한 치료 효과를 가진 봉침 치료를 통해 일반적인 치료로 잘 낫지 않는 다양한 근골격계의 통증질환을 치료할 수 있습니다. 목디스크, 허리디스크, 협착증과 같은 척추질환과 오십견, 류머티즈, 무릎관절염, 회전근개파열과 같은 관절질환, 무릎, 발목, 어깨, 척추 등의 만성 퇴행성 관절염이나 팔다리 근육통증, 손목·발목 인대의 염좌, 오랫동안 잘 낫지 않는 통증 질환에 두루두루 뛰어난 효과가 있습니다.

봉침 시술 당일은 술과 과로를 금하고, 음주는 봉침치료 부위에 염증 반응을 유발할 수 있으니 당일 음주는 주의해야 합니다. 맞은 부위가 붓거나 가려우면 긁지 말고 얼음찜질을 합니다. 견딜 수 없이 간지러울 때에는 반드시 해당 의료기관에 전화해야 합니다.

봉침의 주의사항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첫째, 붓기나 가려움, 그리고 약간의 통증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아무리 정제를 해도 독 성분이 남아 있기 때문에 이같은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약간의 증상이 나타나는 것은 부작용이 아닙니다.

둘째, 아나필락시스 쇼크로, 전신-즉시형 과민반응이 있습니다. 이는 벌에 쏘이거나 봉침 치료 시에 가장 위험한 반응입니다. 한방 의료기관에서는 이를 방지하기 위해 반드시 봉독을 피부에 극소량 주입해 반응을 관찰하는 스킨테스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전신 반응으로 불안감, 무력감, 권태감, 오한 등이 나타나고 두드러기, 간지러움, 발진 등의 피부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심한 경우 어지러움, 졸도에 이를 수도 있습니다.

살아있는 꿀벌의 침을 직접 피부에 놓는 벌침을 민간요법으로 사용할 때에는 정제 희석되지 않은 날 것 그대로의 성분으로 인해 알레르기 반응을 유발할 수 있고, 과민반응에 즉각 대처하기 어려워 매우 위험합니다. 따라서 봉침 치료를 할 때는 반드시 한의사의 관리가 가능한 한의원 및 한방병원에서 치료 받는 것이 안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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