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두’의 사전적 의미는 관심을 두어 중요하게 생각하거나 이야기할 만한 것을 말합니다. 시작부터 웬 화두 타령이냐고 할지 모르겠습니다. 최근 용인시를 보면 다 꼽지 못할 정도로 화두가 적지 않습니다. 자족도시 건설·미래 먹거리·난개발 해소·교통난 해소 등 개발 관련 이슈부터 미세먼지와 악취·폐기물 처리와 재활용·공원 일몰제 등 생활환경, 동물장묘시설과 저출산 고령화 등에 이르기까지 정말 다양합니다.

‘세금 먹는 하마’로 불리는 경전철이나 시민체육공원 활성화 등 해묵은 주제는 이젠, 주요 관심사가 아닌 듯합니다. 협치나 민주주의, 공동체, 자치분권 등은 시민사회의 화두일 수 있지만, 다수의 언론이나 시민들에겐 관심 밖 영역이라는 느낌마저 듭니다. 이렇게 몇 가지 나열해 놓고 보니 용인시가 풀어야 할 숙제가 정말 많습니다.

이 주제는 본지에서 수년 전, 아니 그 이전부터 다뤄온 단골 기사이자 주제이기도 합니다. 물론 다뤄지는 시기나 기간, 비중은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변함 없이 다뤄져 온 쟁점이기도 합니다. 다시 말해 시장이 바뀔 때마다 풀어야 할, 또 해결해야 할 핵심 정책이자 과제이기도 했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5년이 지나고, 10년이 지나도 우리는 여전히 자족도시 건설과 난개발 해소 등을 최대 ‘화두’로 꺼내 들며 미래를 얘기합니다. 그나마 조금 달라진 것이 있다면 과거에는 2,30년 후 미래를 얘기했다면,

지금은 100년을 얘기합니다. 어찌 보면 정말 ‘뜬구름’과 같은 이야기일지 모릅니다. 그러나 어쩌면 3~4년 후 과거가 돼 있을 현재도 중요하지만, 정말 ‘미래’를 위해 준비하지 않으면 안 될 절박함이지 않겠느냐고 하는 건 필자만의 생각일까요? 

서론이 길어졌습니다. 오늘 ‘화두’를 꺼내든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최근 ‘지자체 미세먼지 관리방안 심포지엄’과 ‘용인시 인구정책 100년 미래’에 대한 심포지엄과 포럼이 있었습니다. 두 주제 모두 국가 차원의 핵심 의제이자 우리사회의 ‘화두’라는데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을 듯합니다. 두 주제가 중요한 의미를 갖는 건 미세먼지와 인구가 우리 생활과 밀접한 건강과 환경, 그리고 저출산 고령화 문제라는 점 때문이기도 합니다. 더 중요한 의미는 미세먼지와 인구가 더 이상 중앙정부의 의제에 머물지 않고, 지방정부의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는 겁니다. 즉, 저출산 고령화 문제나 미세먼지 저감은 중앙정부의 획일적인 정책이 아닌 이젠, 지자체와 지역사회 차원에서 고민하고 대안을 만들어야 해결할 수 있게 됐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그런 점에서 이번 심포지엄과 포럼은 아쉽기만 합니다. 자자체 미세먼지 관리방안과 용인시 인구정책 방향을 주제로 다루면서 정작 용인지역에 대한 데이터와 연구, 그리고 분석은 미흡했기 때문입니다. 아마도 두 개의 ‘화두’가 그동안 국가 차원에서 다뤄지다 보니 지역사회에 대한 연구가 부족했기 때문일 겁니다. 여기에 지역사회 연구자나 전문가가 부족한 것도 사실이고요. 심지어 용인시청 내에는 빅데이터 전문가조차 한 명도 없는 걸 보면 그동안 정책이 시민들과 얼마나 괴리가 있었는가 짐작하게 됩니다.

다행히 최근 시정연구원이 설립돼 지역사회 연구에 대한 기대를 해봅니다. 그러나 시는 여기에 그치지 말고 공직사회 내에 더 많은 전문가를 양성하고, 시 입맛에 맞는 연구자가 아닌 능력 있는 외부 전문가와 연구자를 채용해 정책 수립에 참여시킬 수 있는 방향 전환이 있어야 합니다. 시민의 참여도 그런 점에서 매우 중요합니다. 아울러 인구건 미세먼지 건 어느 한 분야나 특정 부서가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걸 명심해야 합니다. 인구문제는 통계만이 아닌 복지, 교육, 여성, 아동, 청소년, 노인, 교통, 산업 등 무수히 많은 부서의 업무와 얽혀 있을 정도로 복합적인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따로 또 같이’ 해나가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을 명심해주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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