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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화산 둘레길 가꾸기를 제안하며
  • 정구복(한국학중앙연구원 명예교수)
  • 승인 2019.07.10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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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흥구 마북동에 있는 법화산에 시와 기흥구에서 지난 6월 5일까지 길 양쪽에 가로수를 심고, 정자 두 개와 운동시설 및 휴식을 위한 의자, 전망대 등을 마련해주어 주민들이 둘레길을 이용하도록 많은 노력을 해준데 대해 감사를 표한다. 

법화산 둘레길은 시민의 건강과 휴식을 위한 좋은 공원을 대체할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한다. 수십 년 자란 울창한 소나무 숲에서 나오는 시원한 솔바람 향기, 각종 새들의 노랫소리 등은 탐방객들의 정서 함양이나 정신적 힐링에 아주 좋은 곳이다. 법화산 둘레길은 총 5km이고, 99개의 모퉁이와 구비가 나 있는 평탄한 길로 남녀노소 모두 두 시간 정도 걷기에 아주 좋은 곳이다. 하지만 이용하는 사람은 인근 주민에 불과하다. 둘레길을 자연경관만이 아니라 인문학적 노력을 가했으면 좋겠다. 이에 관계기관에 법화산 둘레길 가꾸기에 필요한 몇 가지 제언을 하고자 한다. 

이 길은 현대연구소에서 만든 것이다. 그런데 현대연구소로 내려가는 길은 출입이 금지돼 있다. 현대연구소가 입구였다. 엄밀하게 말하면 현대연구소 뒷길이다. 이를 둘레길이라고 시 당국에서 이름을 붙인 것이다. 둘레길 공사차량은 현대연구소로 들어가 작업을 했다. 그런데 이 길은 내려오다 보면 출입이 금지돼 있다. 입구가 없는 둘레길은 이곳을 자주 사용하는 사람에게는 문제가 없으나 새로 오는 사람에게는 불편한 길이다. 안내 표지판에는 칼빈대학까지 몇 킬로미터, 반대편 마북교차로까지 몇 킬로미터라고 출구까지 이정표가 있다. 마북동으로 내려가는 길은 15분 거리라는 표지판을 볼 수 있다. 

하지만 마북교차로라는 도로 표지 명칭을 찾을 수 없다. 인터넷으로 마북동 교차로를 검색해보면 5곳이 나온다. 마북동에 있는 교차로로 구성사거리, 구성삼거리 등이다. 이 중 내려오는 데 15분이 걸리는 곳은 26번 버스 종점을 뜻하는 듯하다. 그러나 둘레길 입구 표지는 칼빈대학교 정문이나 마북동 교차로 어디에도 없다. 그래서 출구는 있어도 입구가 없는 둘레길이고 숨겨놓은 둘레길, 막힌 길이라고 하면 지나친 표현일까? 나오는 길은 양쪽 모두 소로다. 소로를 가꾸는 데에도 신경을 써주어야 할 것이다. 입구 표지판을 세울 수 있는 곳은 오직 마북동 교차로뿐이다. 마북동 교차로 입구 표지판은 좌측으로 올라가는 길과 직진하면 반대 방향으로 올라갈 수 있다고 안내해줘야 할 것이다. 

둘째, 간이 화장실이 필요하다. 둘레길을 걷다가 “간이화장실이 없네” 하는 어느 아낙의 말이 들렸다. 구성역에서 오면 한 시간 이상 걸리고, 둘레길을 한 바퀴 돌려면 2시간이 걸린다. 중간이나 어느 부분에 간이화장실을 설치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화장실 안내판도 몇 군데 세워주기 바란다. 특히 조금 먼 곳에서 온 사람에게는 꼭 필요한 시설물이다.

셋째, 안내판을 수정할 필요가 있다. 법화산 정상을 올라가는 표지는 있으나 이곳에 6·25 참전비 소개가 없다. 법화산 정상을 올라가는 사람도 살짝 비켜가기 쉬운 곳에 ‘평화의 쉼터’가 마련돼 안내문이 단 한곳에 세워져 있어 많은 등산객이 보지 못하고 지나친다. 이곳은 6·25 전쟁 때 국군 6사단과 미군 24사단, 그리스 대대가 중공군 3개 사단을 막아낸 곳으로 2012년 55사단에서 전사자 유해 발굴사업을 진행했다. 법화산 일대 전사자 유해 탐사 및 발굴사업은 그 후 계획돼 추진된 것으로 알고 있다. 전사자 유해를 찾는 작업을 좀 더 적극적으로 벌여야 할 것이다.

전투지역이라면 국적이 어디든 많은 전사자들의 유해를 찾아 전투의 처절함을 기억해야 하고, 특히 미군과 그리스 군대, 중공군의 유해는 우리만이 찾아낼 수 있고, 이를 당사국에 돌려줘야 할 것이다. 또한 이곳 전투지역을 확인하는 일은 용인시만이 할 수 있다. 이 작전에 참여했던 사람을 찾아 경험담을 기록해 두는 일은 중요한 역사자료를 만드는 일이다. 후일 이곳을 찾는 사람이 왜 우리 국군만 사망했느냐고 묻는다면 어떻게 답해야 할까? 법화산 평화의 쉼터에 대한 안내판도 입구 쪽이나 여러 곳에 더 세울 필요가 있지 않을까. 아울러 둘레길 끝에 유명한 천주교 공원묘지에 가는 길이라는 안내판과 마북동 교차로라는 도로표지판을 세웠으면 한다.

넷째, 육각 정자에 인문학적 가공을 할 필요가 있다. 육각정은 쉼터로 만든 것이지만 법화산 정상 올라가는 길에는 여러 개의 8각 정자가 있다. 비록 6각 정자이지만 멋지고 의미 있는 현판을 달고, 그 안에 정자기 등을 달면 고풍스러움을 더하리라고 생각한다. 정자 안에는 좋은 시를 기록해 놓으면 더 좋지 않을까? 

다섯째, 수목을 가꾸는 작업이 필요하다. 둘레길 위에는 잡목이 자라고, 길 아래쪽에는 수십 년 자란 울창한 소나무가 있다. 아마도 현대연구소 측에서 식목한 것으로 추정된다. 법화산에는 많은 굴참나무가 자라고 있다. 그런데 법화산에는 수년 전 태풍으로 뿌리째 뽑힌 나무, 쓰러진 나무들이 그대로 방치돼 자라는 나무를 짓누르고 있다. 이런 나무의 제거 작업과 함께 수목을 키우는 데에도 좀 더 신경을 써주기를 바란다.

둘레길 양편에 많은 가로수를 심었고, 곳곳에 작은 화단을 만들어 꽃을 심었다. 나무 이름이나 꽃 이름을 알려주는 것도 좋을 듯하다. 수십 년 후 후대 사람들에게 남겨줄 귀중한 문화유산을 만들 수 있을까에 대한 깊은 배려가 있기를 바란다. 이런 작업은 우리의 역사 만들기의 한 예라고 할 수 있다.

정구복(한국학중앙연구원 명예교수)  webmaster@yongin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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