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피치 못할 사정은 “강한 민원 저항” 
시 중재 역할 부족에 ‘먼 길 돌아간다’ 지적도 

사실상 전국을 무대로 네이버 데이터센터 유치전이 일 조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용인시가 재유치를 위해 네이버와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고 밝혀 관심이 모아진다. 용인시가 네이버 데이터센터 재유치를 사실상 공식화 했다. 지난달 네이버가 공세동 센터 건립 사업 중단을 알린지 한달 여만이다. 

백군기 시장은 1일 열린 취임 1주년 언론 간담회에서 “3~4곳의 입지 조건이 갖춰진 곳을 물색해 참모들이 네이버 측과 협조, 협의하고 있다”고 밝혀 사실상 재유치를 공식화 했다. 최근 전국적으로 유치전이 펼치고 있는 상황에 용인시가 다시 뛰어든 모양새가 된 것이다. 이미 한차례 용인 내 사업을 중도 포기한 네이버가 다시 회군을 결정할지는 지켜봐야 할 부분이다.  

하지만 용인시는 조심스러우면서도 다소 기대를 하고 있는 눈치다. SK반도체 클러스터를 유치한데 이어 플랫폼시티 일대가 3기 신도시에 포함될 만큼 환경 여건에 자신감을 보이는 것이다. 

백 시장 역시 “유치(할 수 있는 지역)를 선정해서 (네이버에) 제시하면 우리가 다른 도시보다 유리하다고 하면 우리한테 정식 요청을 할 것으로 생각한다”라며 “반도체 클러스터와 플랫폼시티 사례에서 보듯 용인만큼 좋은 곳이 없다. 그런 측면에서 네이버도 나름대로 이유가 있겠지만 냉철하게 유치를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용인에 등 돌린 네이버, 재유치 가능성은= 네이버가 사업 추진 2년여 만에 용인을 단념한 것을 외부적으로는 ‘회사의 피치 못할 사정’이다. 이에 백 시장은 ‘강한 민원의 저항’ 때문으로 보고 있다. 그러면서도 용인시의 중재 부족도 한계가 있었다고 언급했다. 

실제 네이버가 이번에 용인 사업을 포기한 이유를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해당 지역 주민들은 그동안 지적해온 각종 문제점을 업체가 수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두고 일부에서는 주민들이 과도하게 반대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일부에서는 ‘님비’라고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사업부지가 주택가와 학교 인근에 위치해 있는데다 유해성에 대한 명확한 검증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주민들 입장은 님비보다 절박함에 가깝다는 것이 대체적인 여론이다.  

그렇다면 네이버가 다시 용인시 선택할 수 있을까. 가능성은 반반이다. 우선 백 시장이 언급한 것처럼 용인시 지리적 장점이 여전히 매력적이라는 것이다. 네이버가 2017년 9월 ‘클라우드 첨단산업단지’를 조성하기 위한 투자의향서를 용인시에 제출한데는 이유가 분명했다. 

사업 부지로 잡은 기흥구 공세동 일대 약 14만9000㎡는 접근성이나 인력 확보 등 다양한 장점이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때문에 용인시가 최근 이와 비슷한 장점을 가진 부지를 선정해 네이버와 재유치를 두고 협상을 하게 된다면 재유치 불씨는 여전히 살릴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현재 상황은 2년 전과는 많이 달라졌다. 네이버가 용인 사업을 포기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제천 등 전국에서 5개 가량 도시가 유치전에 뛰어 든 것이다. 이미 네이버가 원하는 조건을 맞춤형으로 지원하겠다는 지자체가 속속 나와 경쟁은 매우 치열할 수밖에 없게 됐다.
용인시 입장에서는 ‘+알파’를 제시해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용인시의회 한 다선 의원은 “네이버 용인에 DC를 건립하겠다는 말이 나올 당시부터 용인시가 부지 주변 여건 등을 잘 파악했더라면 지금처럼 험난하게 가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이제는 재유치를 해야 하는 입장이라 용인시가 기존 조건에 더해 무언가 경쟁 대상인 다른 도시보다 하나 더 내놔야 할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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