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잔치는 세상에 태어난 아이가 맞이하는 첫 번째 생일을 축하해주는 우리 풍습이다. 보통 생일이 태어난 것을 축하하는 수준이라면 돌잔치는 앞날에 건강하고 번영하길 바라는 마음도 넉넉하게 담는다.

지난해 임기를 시작한 민선 7기 백군기호가 1일 첫 돌을 맞았다. 이를 기념해 시는 ‘백군기 호 1년 새로운 용인 100년 말하다’란 행사를 열었다. 일종의 돌잔치를 가진 것이다. 

행사가 열린 용인어린이상상의 숲은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왔고 무릇 기자회견장이 가진 딱딱하고 답답한 분위기와는 달랐다. 응집한 사람들도 서로 안부를 묻는가하면 농이 섞인 대화가 매우 여유로웠다.   

어쩌면 이날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는 백군기 시장이 행사장에 들어서고 자리 잡고 있던 기자들은 주섬주섬 일어나 악수로 인사를 나눴다. 물론 1주년을 축하한다는 덕담이 이어졌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시작된 기자회견. 백 시장은 지난 1년간 이룬 성과를 나열했다. 전국 모든 지자체가 부러워할 만큼 엄청난 변화를 가져왔다는 것이다. 

그 중심에는 대한민국 경제지도를 바꿀 수 있을 정도로 큰 사업인 반도체 클러스터를 위치하고  플랫폼시티 사업을 정부의 3기 신도시계획에 포함됐다는 자신감이 있다. 이에 용인시는 이 사업들이  차질 없이 조성하고 그 혜택이 106만 용인 시민 모두에게 고르게 돌아갈 수 있도록 심혈을 기울이겠다는 강한 의지도 보였다. 분명히 박수 받아 마땅한 업적들이었다. 물론 아쉬운 점도 없지 않지만 잔치에 초대 받은 기자들도 그 업적과 관련한 질문과 당부로 지지를 보내는 모양새였다. 

<용인시민신문>은 이번 간담회를 인터넷을 통해 실시간 방송했다. 한 시간 남짓 진행된 영상을 다 봤다는 한 취재원의 말이다. “백군기호가 새로운 용인 100년에 대해 무엇을 말하고 싶은거야?”

즉답은 하지 않았지만 내심, ‘용인시가 전국이 부러워 할 각종 사업을 유치해 앞으로 100년은 더 잘사는 용인이 될 수 있다는 ‘희망’을 준비한 것은 아닐까’를 생각했다. 

그런 듯하다. 이날 행사장에 모인 기자들이나 공무원들은 민선 7기 백군기호가 남은 임기 동안 건강하고 번영하길 바라는 마음을 가졌을 것이다. 백 시장은 그런 바람에 보답이라도 하듯 ‘희망’을 말한 것일지 모른다. 마치 돌잡이에서 부모가 바라는 그것을 잡았을 때와 같은 기분 말이다.  

근데, 누구를 위한 희망인가. 120조가 들어가는 사업을 유치하고, 용인 경제축이 될 플랫폼 시티를 조성에 희망을 느끼는 시민은 얼마나 될까. 아니 이 사업으로 인해 희망을 빼앗기고 용인을 떠나야 하는 사람들은 없을까. 언론인 간담회에서 왜 그들에 대한 이야기가 주가 되지 못했을까.  

최근 뉴스테이 사업이 예정된 옛 경찰대를 시민공원으로 조성하자며 범시민 운동을 펼치고 있는 사람들의 목소리는 왜 이곳에서 울려 펴지지 못했을까. 희망을 주는 소식이 아니기 때문일까. 물론 청년‧신혼부부가 살기 좋은 청년도시로 변화시키기 위해 가용자원을 총동원하겠다며 낮은 단계로 내려와 생활밀착형 희망도 제시했다. 

그럼에도 용인의 100년을 말하는 돌잔치 행사가 아쉬운 이유는 희망만 있었기 때문은 아닐까. 오히려 그 희망을 공유할 우리 이웃, 공동체, 새로운 용인의 중심인 사람의 모습이 보이지 않은 것이다. 그래서 너무 건조했는건 아니까.

1년 뒤 두돌 행사 때는 우리 이웃 모습이 보였으면 한다. 거대한 사업을 통한 ‘장밋빛 미래’만 주인이 아닌 그 속에 살고 있는 우리 이웃들. 개발 사업에 따른 꿀 같은 혜택도 좋겠지만 시민이 여유 있게 쉴 수 있는 문화 이야기를, 회색 빛 용인이 아닌 푸르름이 어우러진 용인을 말할 때 시민들은 100년 용인 모습에 기대를 가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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