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라 물류센터 승인 건 주민들 “불성실한 답변” 비판

백군기 시장이 영상을 통해 보라동 물류창고 건에 대한 시민청원에 답변 하고 있다. 하지만 해당지역 주민들은 오히려 반발하고 있다.

시민들의 민원에 용인시가 직접 답변하겠다는 취지로 4월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간 두드림이 시작부터 한계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최근 백군기 용인시장이 시민청원에 첫 답변한 내용을 두고 해당지역 주민들은 오히려 촛불집회를 열어 무성의한 답변에 항의했다.

4월 본격 시행 이후 첫 답변 내용 목록에 오른 시민청원은 ‘기흥구 한보라마을 학교밀집지역 내에 물류센터 승인을 철회해 주십시오!’이다. 한보라마을 주민들은 교통체증과 안전을 위협하는 물류센터 건립을 반대한다며 용인시는 즉각 승인철회해 달라는 내용이 담겼다. 이 청원에는 4000여명이 동의자로 나서 답변 요건을 충족했다.

이에 용인시는 애초 답변 기간을 한차례 연기한 후 10일 백군기 시장이 직접 영상 답변에 나섰다.

백 시장은 영상을 통해 “답변을 늦게 드린 점에 대해 죄송하게 생각한다. 청원을 통해 주민 여러분께서 우려하시는 안전문제, 특히 우리 아이들이 등하교시 대형차량의 이동으로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저 또한 깊이 공감하고 있다”라고 답변을 시작했다.

백 시장은 이어 “그간 문제해결을 위해 청원 성립 이후에도 수차에 걸쳐 주민대표와의 간담회를 가졌다”라며 “대형차량 이동에 따른 아이들의 안전문제 등 주민 여러분들께서 우려하시는 문제를 해결하고자 사업주와의 적극적인 협의를 포함해 다각적인 해결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백 시장은 또 이번 청원을 계기로 난개발 주요 원인인 대형사업에 대한 허가 시스템을 이달부터 획기적으로 개선했다며 부가설명을 이었다.

하지만 해당 청원을 낸 주민들은 공감을 하기 보다는 오히려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용인시가 핵심이 빠진 불성실한 답변을 했다는 이유에서다.

한보라마을 비상대책위원회 측은 “비대위는 여러 번의 시장과 부시장 면담을 통해 답변이 허가취소라는 즉답은 아닐꺼라는 예측은 했지만 이렇게 모호한 답변에 분노하고 있다”라며 “시장님의 답변에는 위험시설이 택지지구에 들어올 수 있는지에 대한 핵심 답변이 빠져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에 비대위 측은 14일 항의 촛불집회를 진행하기도 했다.

하지만 비대위 측은 용인시가 시민청원을 통해 기존 답변과 크게 다르지 않은 반응에는 실망하면서도 시민청원 필요성에 대해서는 일정부분 공감한다는 입장이다.

비대위 한 관계자는 “불성실한 답변에는 실망했지만 시민청원을 통해 우리 마을 문제를 공론화 할 수 있었고, 많은 분들이 동참해주신 것은 성과라고 본다”라며 “시민청원이 완전히 필요 없다고는 말하기 뭐하다”고 말했다.

그런가하면 일각에서는 시장 스스로 답변에 나서야 하느냐는 부분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자칫 치적 홍보용으로 흘러갈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는 의미다.

용인시가 10일 답변한 또 다른 청원 ‘성복역 롯데캐슬 골드타운 입주지정 기간 조정 요청의 건’에도 백 시장이 직접 답변에 나섰다. 청원에 담긴 민원을 해결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에 용인시의회 다선 의원은 “시장직은 책임을 지는 자리인 만큼 성과를 낸 부분은 해당 부서 공무원들에게 넘겨야 한다. 시장이 직접 나서 답변하는 것은 상징성은 있을지 모르겠지만 시장만 도드라져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14일 현재 시민청원 두드림에는 230건의 청원글이 올라왔으며 이중 한보라 물류창고건과 성복역 롯데캐슬 입주기간 조정을 제외한 나머지 80%에 이르는 180여건의 청원은 종료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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