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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제파(Mazepa) 오페라
  • 김현정(수원대 음대 교수, 오페라칼럼니스트)
  • 승인 2019.06.07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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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는 서쪽의 폴란드와 동쪽의 러시아 사이에서 수없이 통합됐다가 독립된 역사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의 독립을 주장하는 이들에게 자존심을 지켜주었던 역사 속 실존 인물은 마제파라는 사람이었다. 그가 바로 음악사에서 수없이 등장하는 타이틀의 주인공이다. 마제파는 빅토르 위고의 ‘동방의 시’에 나오는 카자흐 기병대의 대장(족장)이지만, 오랜 세월 그의 행적은 많은 예술가들에게 뜻하지 않은 영감을 줬다. 많은 예술작품이 그로 인해 탄생할 수 있었던 것이다.

리스트는 마제파란 이름으로 3곡을 작곡했다. 첫째는 1840년에 피아노 곡으로 작곡한 <마제파 연습곡>이고, 둘째는 1851년에 작곡한 피아노를 위한 <초절기교용 연습곡>이다. 그리고 다시 39세 때에 이 곡을 관현악으로 개작했는데, 이것이 바로 <교향시 마제파>이다. 이 곡은 마제파가 말에 묶여 추방되는 장면부터 시작된다. 이밖에 같은 제목으로 차이콥스키의 오페라 <마제파>가 있다. 이것은 푸시킨의 <폴타바 Poltava>를 바탕으로 한 V. 부레닌의 대본으로 차이콥스키가 각색한 곡이다. 1884년에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초연됐다. 마제파(1644~1709)는 우크라이나 카자크족의 지도자였으며 우크라이나 화폐에도 찍혀있을 만큼 존경받는 인물이다.

이반 마제파는 우크라이나의 작은 귀족 가문에서 태어난 인물로 그리스도 정교 집안임에도 예수회의 교육을 받았다. 그 결과 폴란드 궁전의 신하로 일하게 되고 왕의 총애를 받는다. 하지만 불같은 성격과 모태신앙인 정교에 대한 지나친 편향으로 궁궐에서 적응하지 못하고 귀향을 가기도 했다. 볼테르의 단편과 바이런의 시에도 등장하고 게리카우트(Géricault)의 그림으로도 묘사된 그의 실화는 사뭇 다르다. 궁전의 한 귀족 부인과 침대에 있는 장면을 들켜 실형을 받고 채찍질을 당한 후에 나체로 말 위에 올려져 방황한다. 곧 회복한 그는 뿌리를 찾아 코사크족이 사는 러시아 내 우크라이나로 갈 결심을 하게 된다. 그곳에서 그는 탁월한 협상 능력과 뛰어난 외국어(폴란드어와 독일어, 러시아어와 라틴어까지 두루 구사했다고 한다.) 실력으로 곧 이반 사모일로비치 왕의 총애를 받고 다시 코스탄티노플에 외교관 자격으로 부임하게 된다.

이후 1660년대와 1670년대 마제파는 경쟁 관계에 있는 지도자들 사이에서 자신이 충성할 대상을 바꿈으로써 투르크·러시아·폴란드와 여러 코자크족들이 우크라이나 지배를 놓고 벌인 전쟁(1680년대까지 이어졌음)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고 지연시키는 역할을 했다. 이후 그는 계속 코자크인들에게 과도한 의무 이행을 요구하는 러시아로부터 우크라이나를 독립시키는데 앞장섰다. 1700년대 북방 전쟁이 시작되자 마제파는 스웨덴의 카를 12세와 동조하지만 우크라이나인들을 선동해 러시아에 대항하는 반란을 일으키지도 못했고, 러시아군을 제압하기에 충분한 병력을 스웨덴군에게 지원하지도 못한 관계로 스웨덴군은 1709년 6월 폴타바에서 대패했다. 이 전투에서 패한 후 마제파는 카를 12세와 함께 투르크의 지배 아래 있는 몰도바로 도주했으며 그곳에서 사망했다.

차이콥스키의 오페라 <마제파>에서는 마제파의 역사적인 공적보다 러브스토리에 초점을 맞춰 이야기가 전개된다. <마제파> 중에서 고팍(Gopak)이라는 춤곡과 광란의 아리아가 유명하다. 러시아어로 공연되는 작품 대부분이 러시아 외에 동구권 밖에서는 자주 상연되지 않는 특징이 있지만 역사와 예술이 함께 만나게 해준 업적은 널리 알려져 있다.

 

마제파(Mazepa)

 

작곡가: 표토르 차이콥스키(1840~1893)

대본: V.P. 부레닌

원작: 푸시킨의 영웅적 서사시 폴타바

초연: 1884년 2월 15일 러시아 모스코바 황제 극장

동시초연: 상트 페테르부르크의 마린스키 극장

등장인물: 마리아(소프라노), 류보프(메조소프라노), 안드레이(테너), 마제파(바리톤), 코추베이(베이스), 이스크라와오리크(베이스), 코사크인(베이스)

뉴욕 메트로폴리탄오페라 홈페이지 화면 캡쳐

 

줄거리

 

무대는 18세기 우크라이나.

1막_ 우크라이나의 법무부 장관 코추베이 저택의 정원. 저택에 온 손님 중에는 코자크인이면서도 우크라이나 해군 총사령관인 마제파가 있다. 코추베이의 딸인 젊은 마리아는 자신의 대부일 뿐만 아니라 많은 나이 차이에도 불구하고 마제파를 사랑하고 있다. 영웅 마제파의 공적과 그의 위상이 그녀가 마음을 빼앗긴 이유다. 마리아는 이 사실을 그녀의 어릴적 소꿉놀이 남자친구인 안드레이에게 털어놓지만, 성인이 된 후 그녀를 사랑하게 된 안드레이는 눈물을 쏟으며 그녀에게서 멀어진다. 정원에서는 손님들을 위한 춤과 노래가 시작된다. 마제파는 코추베이에게 딸 마리아와의 결혼을 청하지만 놀란 코추베이는 단호하게 거절한다. 이유는 이미 마리아는 코자크 군대의 총지휘관과 정략 결혼을 약속한 사이이기 때문이다. 이 둘 간에 거친 싸움이 벌어지고 마리아는 부모와 마제파 사이에서 마제파를 택한다. 마리아의 부모는 불같이 화를 내며 마리아와 떠나는 마제파를 저주한다.

 

1막 2장_ 코추베이는 마제파가 스웨덴 국왕과 모의해 국왕(짜르) 표토르 대제에 반역할 계획이 있음을 알게 되고, 그를 저지하고 벌을 주기 위해서 안드레이를 모스코바에 보내 이 사실을 국왕에게 알린다.

 

2막 1장 _마제파 저택의 지하실. 표토르 대제는 코추베이의 말을 믿지 않는다. 오히려 마제파를 너무나 신임하는 국왕은 코추베이를 코자크 우두머리에게 보내 그에게 심한 고문을 가하게 한다. 고문 끝에 코추베이는 모든 사실이 자신이 만들어낸 거짓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코추베이는 자신의 충복인 이스크라와 함께 사형선고를 받는다.

 

2막 2장_ 마제파는 마리아에게 모든 사실을 어떻게 이야기해야 할지 몰라서 괴로워한다. 그리고 왕에 대한 그의 반역을 고백하고 그녀에게 아버지와 남편 중에 죽음을 함께할 사람을 선택하라고 말한다. 마제파의 설명을 이해하지 못한 그녀는 대답하지 못하고 그를 껴안으며 사랑만을 고백한다. 마제파는 그녀에게 용서를 구하며 방에서 나온다. 곧이어 마리아의 어머니 류보프가 딸에게 모든 사실을 알린다. 마리아는 아버지를 구하기 위해 뛰쳐나간다.

 

2막 3장_ 단두대가 있는 처형장. 코추베이와 이스크라가 사형을 기다리고 있다. 짧은 기도와 함께 두 사람의 머리 위에 단두대의 칼이 떨어지는 순간 마리아와 어머니가 도착한다. 마리아는 고통을 이기지 못하고 바로 기절한다.

 

3막_코추베이의 정원. 스웨덴 국왕과 표토르 대제와의 싸움은 폴타바 대전에서 표토르 대제의 승리로 끝나고 모든 것은 엉망이 된다. 안드레이는 대전 중에 마제파를 죽이려 했지만 실패하고, 마리아를 찾아 헤맨다. 마제파와 그의 심복 오를릭은 스웨덴 국왕의 배신으로 도주하게 되는데, 이 와중에 안드레이와 마주치게 된다. 마제파에게 총을 겨눈 안드레이는 오히려 마제파의 총에 맞고 쓰러진다. 창백한 모습으로 귀신처럼 갑자기 정원에 나타난 마리아는 실성한 채 어릴 적 기억을 찾아 정원을 헤맨다. 마제파도 안드레이도 알아보지 못한 그녀는 안드레이를 팔에 안은 채 어린이의 자장가를 부른다. 계속 도주하고 죽어가는 안드레이를 팔에 안은 마리아는 계속 노래를 부르며 오페라는 막을 내린다.

 

김현정(수원대 음대 교수, 오페라칼럼니스트)  webmaster@yongin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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