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란·정유석 사장 인정 넘치는 경영법

친구 사이인 문정란(왼쪽) 사장과 정유석 사장은 “돈 욕심 없이 이웃과 정을 나누며 장사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풍덕천2동 굴다리족발명인은 인근 동네 사람들에게는 ‘건강한 맛의 족발’로 잘 알려진 맛집이다. 조미료를 넣지 않은 천연 육수에 푹 삶아낸 족발은 냄새가 나지 않고 담백한 맛이 일품이다. 무엇보다 다 삶은 족발을 양념해 은근한 불에 구워내는 불족발은 ‘반반(족발 반, 불족발 반)’이라는 메뉴를 만들어낼 만큼 인기를 모으고 있다.

◇친근한 서비스가 먼저= 굴다리족발명인은 2009년 문을 열었다. 평범한 회사원이었던 문정란(47) 사장이 회사를 그만두고 시작한 가게였다. 식당을 운영해본 경험이 전혀 없었던 문 사장이었던지라 고생은 말도 다 표현할 수 없을 만큼 많았단다.

“족발 요리법을 지인에게 배우긴 했는데 조미료를 매일 한 바가지 넣고 끓이는 방식이 저와 맞지 않았어요. 조미료나 캐러멜을 넣어 끓인 족발은 맛은 있지만 조금 지나면 입속이 텁텁하고 속이 더부룩하거든요. 그래서 다시 찾아보고 연구해서 저만의 조리법을 개발했어요.”

강한 맛에 길들여진 손님들은 처음엔 굴다리 족발명인의 족발을 좋아하지 않았단다. 그래도 문 사장은 포기하지 않았다. 문 사장은 내 아이에게도 안심하고 먹일 수 있는 깨끗하고 건강한 족발을 만들고 싶었다고 했다. “처음에는 하루 주문이 3개 정도였어요. 그래서 삼겹살도 굽고 닭백숙도 해드리면서 손님을 붙잡았어요. 안주가 필요하다고 하면 과일안주도 만들고요. 그랬던 분들이 단골손님이 되고 지금도 쭉 찾으세요.”

◇정성 조리법, 한정판매 방식= 친근한 서비스로 단골손님을 모으는 사이 문 사장은 자신만의 족발 조리법을 개발했다. 어찌 보면 뭔가 거꾸로 된 것 아닌가 할지 몰라도 동네 장사에 친근함 만큼 잘 통하는 방법도 없었다.

그렇게 만들어낸 굴다리족발명인의 조리법은 정성 그 자체다. 하루 전날 국내산 생족을 찬물에 밤새 담가 1차로 피를 제거한다. 다음날 월계수 잎, 통후추 등 천연재료와 함께 애벌 삶기로 3~4시간 끓여 돼지 특유의 잡냄새를 없앤 후 관절과 혈관의 남은 피를 2차로 제거한다. 이어 삶은 족발을 깨끗한 물로 잘 닦은 후 천연 육수에서 푹 삶아내면 쫄깃하고 담백한 굴다리족발이 완성된다. 천연 육수에 양파껍질과 사과껍질, 약재를 넣어 색과 풍미를 더하는 방식 역시 문 사장이 여러 조리법을 연구 끝에 자신만의 방식으로 만들어낸 것이다. 매일 오후 5시, 7시 두 번, 하루 50족을 한정으로 판매하는 이유 역시 족발을 만드는 과정에 긴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손발 척척 친구와 동업으로 윈윈= 문 사장과 함께 굴다리족발명인을 맛집으로 만든 장본인은 정유석(47) 사장이다. 문 사장이 장사를 시작한 지 2년 정도 됐을 때 굴다리족발 단골이었던 정 사장이 본인 사업을 접고 족발 장사에 합류했다. 손님과 사장으로 만났지만 서로 마음이 잘 통하고 신뢰가 두터웠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문정란 사장은 동업자이자 깊게 신뢰하는 친구인 정 사장을 추켜세웠다. “여자 혼자 장사할 때보다 훨씬 안정적으로 돌아갔어요. 불족발을 메뉴에 추가한 것도 정 사장이에요. 지금의 굴다리족발명인은 정유석 사장이 아니었으면 힘들었을 거예요.”

문정란·정유석 사장은 큰돈을 벌고자하는 욕심을 갖지 않는다고 했다. 자신의 족발을 꾸준히 찾아주는 손님이 내 이웃이고 그 이웃과 하루하루 정을 쌓아가는 재미가 있어 장사를 한단다. 굴다리족발명인이 7년째 일주일에 2~3번 결식아동과 홀몸 노인에게 족발을 기부하고 있는 이유도 같다. 그들에게 굴다리족발은 이웃과 정을 나누는 매개체인 셈이다.

“돈 조금 더 벌려고 했다면 굴다리족발명인은 사랑받지 못했어요. 욕심을 버리니 오히려 손님이 먼저 마음을 열어주셨거든요. 그렇게 이 자리를 10년 20년 지키는 이웃으로 남고 싶습니다.”

저작권자 © 용인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