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사태 겪으며 운영 부담에 매각 희망 분석
당국 “선정 가능성 높다는 기대감도 반영된 듯”

경기도교육청 남부청사 전경

정부의 유치원 공공성 강화 정책에 따라 경기도교육청이 추진하고 있는 ‘매입형유치원’ 공모에 85개 사립유치원이 지원했다. 총 15곳 모집에 경쟁률만 5.7대 1로 그중 용인은 17곳이 신청해 도내에서 가장 많았다. 이는 용인에 대형 사립유치원이 많은 이유도 있지만 최근 사립유치원 사태를 겪으며 공립유치원 선호도가 높아지고 운영 투명성이 강조되는 현실에 부담을 느낀 지역 대형유치원이 대거 매각을 희망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도교육청은 9일부터 22일까지 도내 사립유치원을 대상으로 진행한 ‘매입형유치원’ 공모에 31개 시·군 중 20개 지역 사립유치원 85곳이 신청했다고 23일 밝혔다.

‘매입형유치원’은 도교육청이 사립유치원을 매입해 공립유치원으로 전환·운영하는 정책이다. 교육당국 입장에서는 기존 유치원 건물과 시설을 활용해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유아 교육 공공성 강화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때문에 서울시교육청이 올해 3월 ‘서울구암유치원’을 개원한 이후 경기를 비롯해 부산 울산 경남 등 전국으로 확대되고 있는 모양새다.

이번 도교육청 공모는 자가 소유, 단독 건물을 가진 10학급 이상 인가를 받은 유치원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도내 전체 사립유치원 1003곳 중 239곳이 이에 해당돼 신청 가능한 사립유치원 36%가 지원한 셈이다. 용인은 특히 38곳 대상 유치원 중 17곳이 신청해 44.7%의 높은 신청률을 보였다. 대상이 된 4곳 중 한 곳은 매각을 희망했다는 의미다.

용인은 전체 77곳 사립유치원 중 10학급 이상 인가를 받은 유치원이 38곳으로 반 이상을 차지할 만큼 대형유치원이 강세인 지역이다. 지난 3월 ‘무기한 개학 연기’를 발표한 사립유치원에 반발해 수지구청 앞에서 대규모 학부모 시위가 일어나는 등 관련 문제에 대한 관심 또한 높다.

결국 사립유치원 사태 이후 공립유치원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진데다 최근 국가관리회계시스템 에듀파인 도입 등 사립유치원 회계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강조하게 되면서 운영에 부담이 커지자 상당수 대형유치원이 매각을 희망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다.

도교육청은 용인 지역 사립유치원의 신청이 많았던 것은 사립유치원 비율이 높고 국공립유치원 비율이 낮은 지역적 특성이 반영된 결과로 보고 있다. 관계자는 “용인에 단설유치원이 한 곳 뿐인데다 대규모 택지개발이 이뤄지고 있는 게 아니라 단설유치원을 새로 지을 수 있는 가능성도 적은 상황”이라면서 “이런 상황에서 (‘매입형유치원’에) 선정될 가능성이 높지 않겠느냐는 기대감이 반영된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한편 ‘매입형유치원’은 ‘매입형유치원 선정위원회’ 심사와 교육부 심의를 거쳐 올해 7월 중 최종 15곳이 선정될 예정이다. ‘매입형유치원 선정위원회’ 단계에서는 1차 서류심사와 2차 현장평가를 실시한 결과 1·2차 합산 점수가 높은 순으로 선정된다.

1차 심사는 공립선호도가 높은 곳과 단설유치원 설립비율이 낮은 지역, 공립유치원 유아배치가 낮은 지역 등 배치여건이 중요한 평가 기준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후 교육부 심의와 행정절차를 거쳐 2020년 3월 공립유치원으로 개원하게 된다.

‘매입형유치원’ 신청은 용인이 17곳으로 가장 많았고 △화성 9곳 △평택 8곳 △김포 6곳 △안산 곳 △시흥 5곳 △오산 5곳 △이천 4곳 △고양 4곳 등의 순이었으며 수원은 2곳, 성남 2곳만 신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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