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시마을네트워크가 주관한 포럼을 찾았다. 이날 경기도 한 공공기관에 근무한다고 소개한 발제자는 대뜸 발표하는 이 공간이 맘에 든다며 한번쯤 사용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발제자가 말한 공간은 용인시 사회적경제지원센터 교육장이었다. 발제 내용은 마을 공공공간을 활용 현황을 주를 이뤘다. 게다가 발제자는 용인을 찾기 직전까지 곧 열릴 학술회 공간을 찾아 다녔단다. 하지만 번번이 실패했던 그에게 지원센터 교육장은 분명 매력이 있었을 것이다. 공교롭게도 그는 자신이 속해 있는 기관에서 공공공간 활용업무도 책임지고 있단다. 그런 그가 정작 자신의 속한 학술단체 행사를 치를 공간을 구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언뜻 들으면 장난스럽기도 한 이 상황은 우리가 일상에서 흔히 겪는 일이다. 모임이나 단체에 속해 활동을 하고 있다면 한번쯤 행사를 열 공간을 찾지 못해 동분서주했던 기억 하나쯤은 있을 것이다. 물론 살림이 넉넉하다면 충분히 이용요금을 내고 손쉽게 해결할 수 있겠지만 말이다.

이날 포럼에 참석한 많은 사람들이 공감한 부분이 있다. 공공기관 시설을 활용하기 참 어렵다는 것이다. 개인 업무로 시간을 유희할 수 있는 것은 저녁이나 주말이 대부분이다. 그때는 공공기관은 대부분 문을 닫는다. 주민자치센터는 기존 프로그램 운영으로 과부하됐으며, 학교는 안전을 이유로 개방이 쉽지 않다. 이래 저래 인맥을 동원해서라도 참 좋은 기회를 가질 수 있다고 기대 해보지만 마지막 관문에서 공간 확보에 실패한다. ‘사고가 나면 누가 책임질건데’

실제 공공시설을 활용하다 사고가 발생할 경우 누가 책임 질 것인지 명확히 구분하기는 힘들다. 주민들이 주로 사용하는 시간대와 시설 관리자 근무시간에 차이가 있는데다 기관별로 관리 책임부서가 다르기 때문이다.

주민들이 공공시설 공간 활용에 도전하지 못하는 이유는 또 있다. 우리가 원하는 것이 없기 때문이다. 내가 원하는 것을 바랄 정도의 욕심이 아니라 대체적으로 필요한 시설마저 부족하고 활용도가 낮은 것이 현실이다. 그만큼 용인시에는 주민들을 위한 공간도 장비도 부족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날 포럼에 참석한 또 다른 발제자의 내용이 귀를 때렸다. 용인시와 인접한 수원시 공무원이다. 우리는 용인시 발전도를 말할 때 흔히 수원과 비교하곤 한다. 수십년 전만 해도 두 도시는 비교가 되지 않을만큼 차이가 있었지만, 근래 들어서는 ‘막상막하다’라고 진단하기도 한다. 하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막상막하이고 싶다’ 정도다.

이날 발제자는 수원시 학교 공간 활용에 대해 말했다. 수원 역시 출생율 감소로 빈 교실 증가가 문제가 되고 있다. 이에 수원시는 지난해 교육부가 실시한 '풀뿌리 교육자치 협력체계 구축 사업' 공모에 선정돼 3억원이 넘는 지원금을 받아 한 학교 1개 동 전체를 마을학교로 만들고 있단다. 여기에는 청소년 자유 공간과 북카페, 교육실과 세미나실, 회의실 등이 들어선 단다. 용인에도 이와 비슷한 사례가 있다. 기흥중학교다. 기흥중은 역시 신입생 수 감소로 결국 학교 문을 닫았다. 학교로 활용된 공간은 주민들을 위한 공간으로 활용될 계획이다. 하지만 학교 공간 활용을 두고 주민 의견이 크게 반영되지 못했다는 아쉬움은 아직도 이어지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폐교를 불과 몇 달 앞둔 상황에서도 주민들의 관심은 그리 높지 않았다.

최근 들어 공공공간을 주민들이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막연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아마도 일부 단체 사람들만의 요구에 머물고 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일부 단체나 시민이 공공공간을 이용할 수 있도록 허가 받을 수 있는 것이 애매한 관계성이 이유가 되면 안 된다. 개방해 두면 누군가가 언제라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우리를 위한 공간이기 때문이다. 이제 공공공간을 주민들에게 돌려주자. 관리 책임, 이 정도는 걱정하지 않아도 될만큼 시민의식이 성숙되지 않았나. 혹여나 사고가 나면 어쩌냐고. 용인시민 보험, 이럴때 이용하면 안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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