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 돈 카를로는 독일의 문호 프리드리히 쉴러가 쓴 극시를 원작으로 한다. 실제 있었던 스페인 국왕 필리포 2세와 아들 돈카를로 외에 모든 주인공이 실제 인물이다. 단지 로드리고 후작은 쉴러가 만들어낸 가상의 인물이지만 이야기의 전개는 로드리고를 중심으로 이뤄지며, 그의 존재를 통해 자유와 관용(톨레랑스)을 표현하고 있다. 이에 대비되는 역할로 강한 독재 국왕 필리포 2세와 그의 아들 돈 카를로의 관계는 돈 카를로로 하여금 원치 않는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를 겪게 만든다.
3막
마드리드에 있는 여왕의 정원에서 파티가 열리고 있다. 돈 카를로는 한 귀부인과 약속을 한 상태에서 베일을 쓴 여인이 나타난다. 그는 그녀가 엘리사벳타 여왕인 줄 알고 다시 한 번 그녀에 대한 사랑을 고백한다. 하지만 사실 그녀는 그를 사모하는 에볼리의 공주였던 것. 엘리사벳타 여왕에 대한 그의 사랑을 알게 된 에볼리 공주는 그녀에게 복수할 것을 다짐한다.
아토차 성모 광장에서 이단자들에 대한 화형이 집행되려는 순간 여러 명의 플랑드르 대표자들을 이끌고 나타난 돈 카를로는 왕에게 집행을 정지시켜줄 것과 플랑드르 사람들에 대한 핍박을 중지해 줄 것을 요구한다. 이에 국왕은 그들은 모두 반역자이라고 말하자 돈카를로는 칼로 대항하는 자세를 취한다. 이때 로드리고가 그를 제지시킨다. 로드리고의 이런 행동에 필리포 2세 국왕은 그를 후작으로 임명한다.
4막
왕의 서재에서 필리포 국왕은 왕의 어려움과 왕실 생활에 회의를 느끼면서 고민한다. 종교재판관이 들어와서 돈 카를로와 로드리고가 이단자라고 하면서 이들을 처형할 것을 간청한다. 특히 로드리고에 대해서는 반역의 위험이 있음을 암시한다. 때마침 엘리사벳타 여왕이 들어오면서 그녀의 보석함이 없어졌다고 숨 가쁘게 말한다. 그러나 그녀의 보석함은 필리포 국왕의 책상 위에 버젓이 놓여 있었고, 그 보석함 안에는 돈 카를로의 초상이 들어있었다. 에볼리 공주가 엘리사벳타에게 복수하기 위해 몰래 갖다 놓은 것.
이제 국왕은 부인의 배신에 대해서 확신하면서 결백을 주장하는 부인의 말을 믿지 않게 된다. 양심의 가책을 느낀 엘볼리 공주가 와서 그녀의 잘못을 인정하고 후에 수도원으로 들어갈 것을 결심한다. 돈 카를로가 갇혀있는 감옥 안에 로드리고가 찾아와서 처형당하지 않을 것이라고 알려준다. 그를 구하기 위해서 옛날 돈 카를로가 맡겨뒀던 서류들을 이용해 자신이 대신 죄를 덮어쓰기로 했던 것이다. 친구 로드리고의 말을 믿지 않지만 갑자기 청부 살인자가 쏜 총에 의해 로드리고는 죽게 된다. 국왕이 아들을 구하러 가는 사이에 군중들은 돈카를로의 찬미가를 부른다.
5막
산 주스토의 수도원 정원에 있는 카를로 5세의 무덤 앞에서 엘리사벳타는 돈 카를로를 보호해달라고 기도한다. 두 연인은 다시 만나 영원한 이별을 노래한다. 카를로는 플랑드르로 다시 떠나 자유를 실현하기 위한 자신의 임무를 완수할 예정이었던 것. 필리포 국왕과 종교재판관이 도착해서 두 남녀를 체포하려는 순간 카를로 5세의 무덤이 열리면서 대왕의 영혼이 나타나 돈 카를로를 이끌고 무덤 속으로 사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