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현실 소화기 개발부터
안전체험차량·교실까지

(주)세이프인 설계·시공한 안전체험차량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박종민 대표.

2014년 용인의 한 교회 사무실에서 전기 합선으로 인한 불이 났다. 당시 현장에는 목사를 비롯해 성인 여럿이 있었지만 불은 속수무책으로 번졌다. 현장에 있던 누구도 소화기 사용법을 몰랐기 때문이었다.

“안전핀을 뽑지 않고 소화기 손잡이만 강하게 누르니 작동이 안 됐던 거죠. 작은 불이었는데 사무실 집기 등을 다 태우고 소방대원이 출동한 후에야 진압됐어요.”

㈜세이프인(대표 박종민)의 시초가 됐던 순간이다. 박종민 대표는 기존 소화기 사용법 교육이 이론 교육에만 그쳤다는 점에 집중했다. 화재 초기 소화기 1대는 소방차 1대에 맞먹을 정도로 중요하다. 그러나 안전핀을 뽑고 손잡이를 누르는 간단한 사용법임에도 소화기를 들고 직접 사용해 본 적이 없는 사람들은 화재 현장의 긴급한 순간에는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던 것이다.

박종민 대표는 이를 토대로 가상현실을 이용한 교육용 소화기 개발에 나섰다. 물이나 연기를 발사하는 일반 소화기는 체험교육용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박 대표의 가상현실 3D체험 소화기 아이디어는 2014년 10월 용인디지털산업진흥원 ICT 창업경진대회에서 ‘우수상’을 수상했다. 박 대표는 상금 1000만원으로 세이프인을 설립, 지금의 가상현실 교육용 소화기 ‘파이어X’ 개발에 성공해 특허등록까지 마쳤다. 세이프인의 파이어X는 체험교육형 소화기로서 높은 활용성을 인정받아 2017년 미국, 2018년 일본 수출에 이어 현재 중국 수출 협상을 진행 중이다.

박 대표는 파이어X 성공에 그치지 않았다. 안전교육이 체험형 교육이 돼야 한다는 점은 비단 소화기에만 적용되는 것은 아니었다. 화재 체험을 비롯해 지진체험, 심폐소생술체험 등 안전체험을 한번에 할 수 있는 차량 개발에 나선 것이다.

“처음엔 소화기 하나만 잘 만들어서 이것만 팔자 했었죠. 그런데 앞으로 안전 교육의 중요성은 더 강조될 거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렇게 세이프인은 2016년 캠핑형 안전체험 차량 개발에 이어 2017년 총 10가지 안전체험이 가능한 확장형 안전체험차 개발까지 성공했다. 세이프인 안전체험차는 경기도소방안전본부에 4대, 경기도와 대전시교육청에 1대, 대구광역시 소방안전본부에 1대까지 총 8대를 납품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박 대표의 예상대로 안전 교육에 대한 수요는 꾸준히 급증했다. 여기에 체험형 교육이 유행처럼 번지면서 그의 사업은 학교 유휴교실을 활용한 안전체험교실로까지 확장됐다. 교실 2개와 복도를 합쳐 ‘학교 안전체험장’을 만드는 설계와 시공을 해낸 것이다.

용인시가 전국 기초자치단체로서는 최초로 선보였던 안전체험차량이나 신월초등학교 등에 선보인 안전체험교실은 모두 ㈜세이프인의 기술이다.

“안전교육은 선택이 아닌 필수예요. 한 번의 체험훈련이 화재 발생이 큰 피해를 막을 수 있습니다.”

박 대표는 아이들이 자신의 제품을 통해 안전교육을 받으면서 재미있어 할 때가 가장 보람있다고 말했다. 그가 오늘도 전국을 곳곳을 돌며 세이프인의 기술을 알리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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