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친구들 위해 완성한 우물 프로젝트

1년여 농작물 키워 판매 수익금 기부

“아프리카 친구에게, 너는 먹을 물이 깨끗하지도 않고 물을 뜨러 4시간을 가야 하잖아. 그래서 우리가 우물 파주기 프로젝트에 참여했어. 감자도 캐서 팔고 손거울도 팔아서 돈을 많이 모았어. 우물을 만들 수 있게 돼 나도 기분이 좋아. 우리가 또 도울게. 아프지 말고 행복하게 지내. 안녕~” - 2019년 1월 4일 한서가

지난달 22일 아프리카에 우물 건설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국제구호개발 NGO ‘굿네이버스’에 두툼한 봉투가 도착했다. 봉투 안에는 정성이 가득 담긴 손 편지, 손 때 묻은 지폐와 동전이 들어있었다. 처인구 원삼면 두창초등학교(교장 장남수) 3학년 19명 학생들이 1년 봉사 프로젝트로 모은 귀한 선물이었다.

“아프리카 친구들이 물을 얻기 위해 매일 4시간을 걸어야 한다는 내용의 영상을 아이들과 함께 보게 됐어요. 맨 처음엔 아이들이 ‘저 친구들은 왜 저렇게 살아요?’라고 묻더라고요. 제가 아프리카 상황을 설명해주고 ‘우리는 어떤 걸 해줄 수 있을까’ 물었죠. 그랬더니 ‘편지를 써주겠다’는 의견으로 시작해 ‘농작물을 팔아 우물을 파주자’는 얘기까지 모이게 됐어요.”

두창초 김은영 교사는 이번 프로젝트의 시작이 아이들의 결정으로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두창초 학생들은 해마다 농작물을 기르고 수확하는 교육농 프로젝트를 진행하는데 작물을 판매한 수익금을 의미 있는 곳에 쓰기 위해 함께 고민하고 결정해왔다. 그동안 진행했던 1년 봉사 프로젝트만 해도 소녀상 세우기, 아프리카 빨간 염소 보내기, 가방 보내기, 독도 필통 만들기 등 다양하다.

지난해 초부터 시작된 ‘우물 프로젝트’는 아이들이 3학년에 올라가서야 완성됐다. 아이들이 모은 돈은 총 68만원가량. 지난해 날이 너무 더워 감자 수확이 기대만큼 되지 않았지만 1학년 동생들과 고학년 형, 누나들이 힘을 모아 우물 하나를 설치할 수 있는 60만원을 넘길 수 있었단다.

“감자를 심고 매주 물을 줄 때마다, 수업 시간 틈틈이 우물 프로젝트를 진행했어요. 일 년 내내 진행되는 생활 속 교육이었죠. 생각을 쓰는 일기 숙제에 아프리카 친구들을 생각하는 글을 쓰고, 국어 시간엔 판매 홍보 문구를, 즐거운생활 시간에는 포스터를 만들었어요. 돈이 조금씩 모아질 때마다 아이들에게 얘기해주면 다 같이 환호했죠.”

두창초등학교는 7년 전만해도 폐교 위기에 몰렸던 분교였다. 주민들과 학부모, 교사, 학생들이 학교를 살리자고 뜻을 모아 교육공동체를 이뤘고 특색 있는 교육이 소문이 나면서 도시에서 이주하는 학생 수가 늘어 2012년 본교로 승격됐다. 분교가 본교로 승격된 경우는 경기도 내에서 두창초가 최초였다.

“전교생으로 구성된 두레 조직이 있어요. 1학년부터 6학년 학생들이 모여 한 두레를 이루고 한 달에 한 번 모여서 여러 가지 활동을 계획하고 아이들 힘으로 진행해요. ‘봉사를 하자’고 강제하지 않아요. 아이들 마음이 동해야 진심어린 봉사를 할 수 있거든요.”

올해 두창초 3학년 학생들은 무를 키워 피클을 직접 담가 판매하기로 결정했단다. 어떻게 판매할지, 수익금을 어디에 쓸지에 대한 행복한 고민은 온 학급 학생들이 함께 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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