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소 옮겨 변화 꾀했지만 참여 저조 여전

이동 힘든 장애인 여건 고려 내실화 고민해야

19일 처인구 마평동 용인실내체육관에서 제39회 장애인의날 기념 행사가 열렸다. 사진은 유공자 수상, 내빈 인사말이 이어지자 대부분 관람객이 자리를 뜬 모습.

제39회 장애인의 날 기념식이 19일 처인구 마평동 용인실내체육관에서 1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그러나 매년 열리는 장애인의 날 기념행사가 일회성 행사로 그치고 있다는 지적과 함께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경기도지체장애인협회 용인시지회 등 장애인단체 9곳이 주관한 이날 행사는 매년 에버랜드에서 열었던 것을 올해는 용인실내체육관으로 옮겨 진행했다. 에버랜드에서의 기념행사가 하루로 그쳐 장애인들이 실질적으로 즐길 수 있는 기회를 제한한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올해는 실내체육관에서 기념행사를 진행하고 장애인 주간 5일 동안 에버랜드와 한국민속촌 무료 관람을 할 수 있도록 보완했다. 특히 기념식은 축하공연과 먹거리 장터, 장애인 장기자랑, 장애인 체험 부스, 일자리 상담부스 등을 열어 관련 프로그램도 선보였다.

그러나 이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올해도 ‘일회성 행사’ 지적은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실제 행사에 참여한 관람객은 각 구별 장애인복지관이나 장애인 관련 시설에서 온 단체 방문객이 전부였다. 위치상 장애인이나 장애인 가족이 단독으로 방문하기엔 어려운데다 행사가 평일 오전에 열려 학교나 직장에 다니는 젊은 층 장애인은 참석이 힘들 수밖에 없었다.

행사 당일 용인실내체육관은 1300여명이 관중석에 앉아 축하공연 등을 관람했다. 용인시 3만4000여 장애인의 3%정도의 수로 장애인의 날 기념행사라는 이름이 무색할 정도였지만 그마저도 장애인보다는 노인층, 봉사자들이 대부분이었다. 관람석 맨 앞 세 개 줄은 내빈을 위한 자리로 준비됐고 행사 시작은 11시였지만 비어있는 상태였다. 수지IL 조현아 사무국장은 이에 대해 “정작 대부분 장애인들은 시에서 매년 여는 장애인의 날 행사에 참석하지 않는다”면서 “유공자를 수상하고 정치인 인사말을 듣기 위한 자리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동이 어려운 장애인 참여를 돕기 위한 셔틀 운영 등 노력도 부족하다”고 말했다.

백군기 시장, 용인시의회 이건한 의장, 김민기·정춘숙 국회의원 등 이른바 ‘내빈’이 자리에 함께 한 후 11시 30분이 넘어서야 기념식은 시작됐다. 장애인 인권헌장이 낭독되고 24명의 장애인 복지 유공 수상자 시상이 진행됐다. 이어 내빈 인사말이 지루하게 이어지자 그나마 자리를 메우던 관람객들은 하나둘 자리를 뜨기 시작했다. 누구를 위한 행사인가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행사장에서 만난 용인IL 김정태 사무국장은 “올해는 예년과 달리 변화를 주기 위한 노력은 느껴졌다”면서도 “하지만 행사장 자체가 장애인을 위한 시설이 부족한데다 2층에서 진행되다 보니 이동에 불편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여전히 관람객은 동원됐다고 보일만큼 노인이 대다수고 젊은 장애인들은 보이지 않았다”면서 “유공자 수상 역시 각 단체가 이미 많은 행사를 진행하면서 상을 주는 만큼 ‘퍼주기식’이 될 우려도 있다”고 덧붙였다.

행사에 참가한 다른 장애인단체 관계자 역시 “정치인과 시 관계자가 앞에 나와 인사하고 상을 주는 기념행사가 과연 장애인을 위한 행사인지 돌아봐야 한다”면서 “꼭 기념행사를 해야 한다면 이동이 어려운 장애인 특성을 고려해 구별로 찾아가는 행사를 진행하거나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장애인의 날의 의미를 돌아볼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강화하는 등 내용적으로 고민이 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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