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지 주변은 불법 쓰레기로 몸살
접근성 낮아 생태학습장 활용 못해

용인시가 30억원을 들여 조성한 생태습지가 수질개선을 위한 습지로서 기능뿐 아니라 자연생태학습장으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

용인시가 청미천 수질을 개선하겠다며 30억원의 예산을 들여 조성한 청미천 생태습지가 수질정화 기능을 하지 못한 채 불법으로 버려지는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더욱이 수질개선과 더불어 지역 주민들의 휴게공간 및 자연생태학습장으로 활용하겠다는 취지로 관찰 데크 등을 설치했지만, 접근성이 좋지 않아 생택학습공간으로 활용도 낮은 실정이다.

용인시는 처인구 백암면 백봉리 1361번지 일원 청미천에 수질정화 및 수생태계 복원, 친수공간 조성을 위해 2014년 9330㎡ 규모의 생태습지를 조성했다. 백암면에서 발생하는 오염물질이 청미천으로 바로 흘러들어 하천 수질을 악화시키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청미천 방류구에서 물을 상류로 끌어올려 침사지와 습지 등을 거쳐 정화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그러나 동절기에 접어든 지난해 12월 중순부터 4월 17일 현재까지 습지로서 기능을 전혀 못하고 있다. 동절기라는 계절적 요인 탓도 있지만, 습지를 관리하는 업체 계약이 12월 종료돼 새로운 업체를 선정할 때까지 관리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었기 때문이다. 생태습지가 4개월 간 사실상 방치되면서 습지 주변을 불법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습지 주변에는 음식물 쓰레기와 태우다 만 생활쓰레기가 다량 발견됐고, 페인트 통부터 인근 농지에서 나온 듯한 폐비닐까지 버려져 방치돼 있었다.

생태교육을 하는 신승희 씨는 “물은 고이면 썩기 마련인데다 관리가 제대로 안돼 수질 개선을 위해 조성한 습지가 하천 수질을 개선하기보다 오히려 악화시키는 건 아닌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더구나 수질 개선과 생물서식지 제공이 주목적이지만, 청미천 유역 내 지역주민들에게 휴게공간과 어린이나 청소년들에게 자연생태학습 공간을 제공한다는 취지조차 살리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습지 옆에 관찰데크 등이 설치돼 있지만 인근 백암초·중학교를 비롯해 백봉초, 두창초 등 학교는 물론, 주거지에서 거리도 멀어 생태습지로 접근이 쉽지 않다.

이와 관련 백암면 백암리에 거주하는 조모 씨는 “생태습지를 만들어 놓았지만 이런 곳이 있는지 모르는 주민들이 훨씬 많다. 더구나 자전거도로라도 있으면 모를까 학생들이 생태학습장으로 또 주민들이 휴게공간으로 이용하기에 너무 멀다”고 말했다. 물론 차량을 이용할 수도 있지만 청미천 주변이 농민들의 농로로 이용되고 있을 정도로 협소해 사실상 차량 이용은 쉽지 않은 상태다.

이에 대해 환경과 관계자는 “동절기에는 물이 얼어 끌어올려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습지에 고인 물을 모두 빼내고 있으며, 관리 업체가 작년 말 계약이 종료돼 새 업체에 대한 입찰 등의 과정을 거치다 보니 관리가 잘 안 된 것 같다”며 “관리업체를 좀 더 빨리 선정해 관리 사각지대가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습지 조성을 주도한 또다른 부서 관계자는 “주민들의 휴게공간 및 생태학습장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자전거도로 등 접근이 용이하도록 대책 마련을 고민해 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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