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관·학교 강의부터 한류전파까지

기흥종이문화교육원 이은희 원장이 다양한 종이 작품을 들어보이고 있다.

어릴 때 색종이를 접으며 친구들과 시간을 보냈던 기억은 누구나 한번쯤 있을 것이다. 네모난 종이를 요리조리 접다보면 새, 자동차, 배가 만들어져 신이 났던 기억 말이다. 많은 이들의 추억 속 종이접기를 업으로 삼고 강의와 해외전파까지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이가 있다. 기흥종이문화교육원 이은희 원장은 2009년 용인에 처음으로 종이접기 교육기관을 세운 장본인이다.

이 원장은 2005년 취미로 시작해 강사 자격증을 따고 교육원까지 세운 것은 종이접기의 매력이 무궁무진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처음엔 취미로 다른 걸 배웠었어요. 그런데 선생님이 종이접기의 매력에 대해 열변을 토하시는 거예요. 그렇게 시작해서 지금까지 종이접기를 하고 있어요.”

결혼 후 육아를 이유로 일을 손에 놓고 있을 때 종이접기는 이 원장에게 탈출구 같은 역할을 했다. 30대 중반까지 이런 저런 이유로 자주 이직을 할 수밖에 없었다는 이은희 원장에게 종이접기는 평생 직업을 갖게 해준 고마운 존재이기도 하다.

종이접기는 남녀노소 불문, 장소와 시간에 구애받지 않는다. 처음 접하는 사람들도 기본형 접기 방법 10가지만 익히면 웬만한 건 다 만들 수 있단다. 손을 자꾸 움직이기 때문에 치매 예방에 효과가 있고 우울증 치료, 창의력, 소근육 발달에도 도움이 된다고 하니 그야말로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즐길 수 있는 취미가 될 법하다.

“단순해 보여도 그 안에는 과학, 수학, 예술이 담겨있어요. 초등생 방과후 과정에서 종이접기가 인기를 끄는 것도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도형의 모양, 성질 등을 익힐 수 있거든요. 수학과 기하학의 원리로 우주과학, 로봇과학, 의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어요.”

이은희 원장은 2012년부터 몽골, 필리핀, 러시아, 인도네시아, 독일 등 해외에서 종이문화재단 평생교육원 소속 회원들과 함께 K-종이접기를 알리고 있다. 종이접기가 우리 조상으로부터 전승해 내려왔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많지 않다.

“해외에서 종이접기는 ‘오리가미’라는 일본어로 더 잘 알려져 있어요. 그런데 종이접기의 시초를 찾아가다보면 단군시대로 내려가요. 고깔모자를 접어 쓰고 제사를 지냈다는 기록이 있죠. 방바닥에 종이를 깔고 살았던 민족도 저희가 유일할 거예요.”

종이접기 특성상 말이 통하지 않아도 가르치는데 어려움이 없다는 점에서 이보다 더 쉬운 한국 알리기가 있을까 싶다. 종이 한 장으로 한류를 전파하고 있는 셈이다.

이은희 원장이 10여년 간 꾸준히 참여하고 있는 활동 중 하나는 복지관이나 지역 행사의 강의와 재능기부다. 어린이뿐만 아니라 노인, 장애인들에게 종이접기는 가장 쉽고 효과적인 치료법이기 때문이다. 처음엔 어려워하고 관심이 없던 이들도 이내 그 매력에 빠져 10년 넘게 꾸준히 이 원장의 강의를 듣고 있을 정도다. 어둡고 침울한 표정의 수강생들이 한두 달 만에 수다쟁이로 변하는 수많은 기적(?)을 경험하고 나면 종이접기가 다르게 보일 것이란다.

“종이 한 장으로 정, 마음을 나눌 수 있다는 사실을 알리고 싶어요. 제가 이 일을 하면서 만난 많은 분들과 인연을 이어온 것처럼 말이에요. 더 많은 분들이 이 매력에 빠질 수 있도록 해보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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