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 열다Ⅰ 찔레꽃 water color on paper 6호F

신기하기도 하지! 낙엽을 걷어내니 그 속에서 꿈틀대며 솟아오른 꽃무릇, 꽃범의꼬리, 구절초 등의 어린 싹들이 가녀린 연둣빛 얼굴을 내밀며 인사한다. 차가운 바람 속에서도 햇살은 고른 분배를 하고 있고, 겨우내 나의 화실 마당을 들락거리며 지인들이 살며시 놓고 간 먹이를 배부르게 먹어 살이 통통 오른 고양이가 졸린 눈으로 봄 햇살과 조우한다. 수선화, 영춘화, 돌단풍, 산수유는 벌써 뜨락에 자신들의 영역을 넓히며 피어있다. 화가들은 현실 속에서 상상을 한다. 아마도 그것이 창조의 원동력일 것이다. 왜냐하면 깽깽이풀과 수선화 등을 보고 화실로 들어와 나는 아직 피지도 않은 찔레꽃을 그리고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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