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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대에 시작한 그림 그리기, 80대 생활이 되다창간특집 동네방네 사람들] 모현읍주민자치센터 수채화교실 회원 이장희 씨
80대 이장희씨는 중장년층 못지 않은 열정으로 그림을 그리고 있다.

아무리 100세 시대라지만 대개 나이 드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 단순히 나이를 먹는데 대한 두려움이라기보다 무기력해지거나, 건강에 이상이 생겨 뜻하는 대로 몸이 따라주지 않기 때문일 게다. 그만큼 멋있게 늙기란 쉽지 않다. 더구나 80세를 넘겨 한 가지 몰입할 수 있는 취미를 갖기란 더욱 어려운 듯하다.

70대 후반까지 한 번도 엄두도 내보지 못한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촌로가 있다. 8년째 수채화를 배우며 그림을 그리고 있는 이장희(85) 할아버지다. 인생의 새로운 도전이라는 이장희 할아버지가 붓을 잡게 된 계기는 아름다운 산과 계곡 등 자연 때문이다.

“평소 등산을 즐겨 하는데 눈 덮인 설악산을 보고 그림으로 남겨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군. 그림 그리기에 도전을 해봐야겠다는 생각에 지인의 소개로 주민자치센터에서 하고 있는 수채화교실 수강을 신청했지요. 몇 년 됐는지는 모르지만 너무 좋아요.”

이장희 할아버지의 그림 그리기는 그렇게 시작됐다. 아름답고 멋있는 풍광을 눈에만 담아두기 아까워 손수 그림을 그려 오래도록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이 할아버지에게 그림은 그리기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다. 건강하기 때문에 그림을 그릴 수 있지만, 그림을 그리기 위해 건강해야 한다는 게 이 할아버지의 지론이다. 이 할아버지는 78세에 마라톤대회에 참가해 10km를 완주할 정도로 마라톤과 등산을 하며 건강을 다져왔다.

1주일에 한 번 주민자치센터에 나와 그림을 그리고 있지만, 그 주에 배운 것을 복습하기 위해 거의 매일 저녁 그림을 그린다. 그림 그리기의 또 다른 의미이기도 한 마음 수행을 위해서다. “나이가 들면 무료하게 시간을 보내기 일쑤인데 그림을 그릴 때면 즐겁고 행복해요. 잡념을 떨쳐버릴 수 있고, 마음이 편해져 스트레스를 덜 받아요. 무엇보다 그림을 그리기 위해사 건강을 유지하고 있지요.”

이 할아버지는 경로당 가는 것보다 그림을 그리거나 경안천변을 거닐며 산책하는 것을 더 좋아한다. 이장희 할아버지는 젊은 사람들에게 그림을 권한다. 마음을 다스리는데 그림 그리기만한 게 없기 때문이란다. 이제 이 할아버지에게 그림 그리기는 취미를 넘어 일상이 된 것이다. 이젠 모현읍주민자치센터 수채화교실 ‘흐름’의 최고령 회원으로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흐름’ 회장을 맡고 이충재씨는 그런 이 할아버지를 닮고 싶단다. “늘 본받고 싶은 분이에요. 미래의 내 모습이길 바라고 있지요. 건강 관리를 잘 하셔서 문중 대소사가 있는 날을 제외하고 결석 한 번 하지 않고 꾸준히 수업에 참여하고 있어요.”

10년 넘게 수채화교실 강사로 활동하고 있는 정덕문씨는 “할머니들 중에는 간혹 있긴 한데 70세 넘어서 그림을 시작하는 분이 드물다. 더구나 구십을 바라보는 연세에 그림을 그리기간 여간 어렵지 않다”고 말했다.

무언가 특별한 삶을 살고 있는 듯하지만 평소 생활은 여느 노인들과 비슷하다. 함께 사는 딸이 직장 생활을 하고 있어 손주를 어린이집에 바래다주거나 돌아오는 손주를 받는 현대 사회의 부모님이다. 한 때 위암수술을 받아 건강 관리를 위해 1시간가량 경안천변에서 산책하는 것도 일상 중 하나다.

7년 전인 2회 정기 회원전부터 작품을 내며 전시에 참여하고 있는 이장희 할아버지. “할 수 있을 때까지 그림을 계속 그릴 겁니다.” 월악산에 촬영한 사진 속 풍경을 화폭에 담아낸 이장희 할아버지의 바람이다.

함승태 기자  stham@yongin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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