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특집 동네방네 사람들] 처인 내동마을 최상봉 사무장

 

원삼면 내동마을에 정착한 최상봉씨는 4년째 마을기업 사무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용인에는 농촌의 유·무형 자원을 바탕으로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며 6차 산업을 이끌고 있는 마을이 있다. 처인구 원삼면 학일리 학일마을·두창리 연미향마을과 함께 용인을 대표하는 농촌체험휴양마을로 자리 잡은 사암리 내동마을이다. 10여 년 전부터 전국적으로 마을 만들기가 붐이었다. 마을공동체를 살리고 다 함께 잘살기 위한 노력의 결과다. 마을 만들기사업이 안착하며 다른 농촌지역의 벤치마킹 대상으로 발전한 지역도 있지만 실패한 곳도 적지 않다. 2011년 첫걸음을 내디딘 곳이 ‘내동마을’이다.

내동마을은 50여 가구 100여 명의 주민 가운데 60세 이상 노인 인구 비중이 70~80%에 달하는 전형적인 농촌마을이다. 용인시민들에게 내동마을은 연꽃경관단지로 잘 알려져 있는데, 연꽃을 테마로 한 지역농업특성화마을이자 농촌체험 휴양마을로 지정된 곳이기도 하다. 이 곳에는 연꽃단지와 농촌테마파크와 연계한 꽃 경관단지 등 지역자원을 기반으로 운영하고 있는 기업이 있다. 내동마을 경관단지조성추진위원회에 뿌리를 두고 있는 내동마을기업(대표 이상범)이다.

연꽃을 테마로 한 경관단지 조성을 추진하며 용인의 대표적인 농촌 관광마을로 성장하기까지 마을기업을 주도한 이상범 대표의 힘이 컸다. 그러나 어디서건 주연을 빛나게 하는 조연이 있기 마련. 이 대표의 지원과 신뢰 속에 내동마을 사무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최상봉(62)씨가 그 숨은 조력자다.

“도시에서 살다 집 지어 살 곳을 찾던 중 마을이 예뻐 내동마을로 들어오게 됐어요. 마을축제 때 마을 주민으로서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교통정리 봉사를 하게 됐는데, 그 인연으로 (이 대표의) 사무장 제안으로 이어졌지요. 벌써 4년 차가 됐네요.”

하지만 사무장 생활은 녹록지 않았다. 여느 지역에나 있기 마련인데, 유입주민이 마을의 일원이 되기까지 오랜 시간과 인내가 필요하다. 하물며 끈끈한 관계로 엮여 있는 농촌지역에선 더욱 쉽지 않을 터. 최 사무장도 사업 추진에 있어 협조를 얻어내는 데 애를 먹었다. 그래서 주민 속으로 들어갔다.

“최선을 다해 주민들과 소통하다 보면 우려와 따가운 시선이 응원으로 바뀌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물론 보이지 않는 벽이 존재하긴 하지만 서서히 마음의 문을 열고, 생각이 바뀌더군요.”

마을에 대한 애정은 더욱 깊어만 갔다. 2016년에는 공모사업을 통해 농악단 창단에 나섰다. 마을지명에서 따온 ‘물꾸리농악단’이다. 50~70대 주민들로 구성된 물꾸리농악단은 2016년 7월 경기도가 주최한 ‘제3회 행복마을 만들기 콘테스트’에서 멋드러진 풍물을 선보이며 내동마을이 경관·환경분야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하는데 힘을 보태기도 했다. 지금도 마을축제와 대보름 행사 등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여유로운 전원생활을 위해 연밭 가득한 내동마을의 아름다움을 찾아 이주한 귀촌인 최상범씨는 그렇게 내동마을 주민으로서 삶을 살고 있다. 사무장으로 고민은 하나다. 어떻게 하면 내동마을을 잘 가꿔 관광객들이 마을을 찾게 할 수 있을 것인가다.

“우리 내동마을에는 자원이 참 많아요. 마을을 지키는 선돌이 있고, 폐금광이 있어요. 역사자원을 잘 개발하고 마을박물관을 만들면 마을의 소중한 가치를 자손들에게 물려줄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앞으로 마을을 이끌어갈 청년회의 역할이 그래서 중요해지지 않을까 해요. SK하이닉스가 원삼에 들어서면 경관이 환경 등 영향에 미리 대비해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최 사무장은 주민들의 자발적 참여가 아쉽기만 하다. 하지만 청년회가 앞장서 마을 가꾸기에 나서면 좋은 마을을 만들 수 있을 거란 희망이 있단다. “잘 되는 길만 고민하렵니다.” 최사무장은 그렇게 내동마을 사무장으로서, 또 마을 한 일원으로서 뚜벅뚜벅 내일을 향해 걷고 있다.

저작권자 © 용인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