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단 “명칭 때문에 민원 많아”

전 시장 치적 지우기 눈초리 지적

용인국제어린이도서관 '책 놀이터' 모습

지난해 5월 정식 개관한 용인국제어린이도서관 명칭이 ‘용인 어린이 상상의 숲’으로 변경될 것으로 보인다. 개관 1년도 되지 않은 시점에서 명칭이 바뀌는 만큼 그 배경과 과정을 두고 논란이다.

도서관 운영을 맡고 있는 용인문화재단은 지난달 20일 하루 동안 시민을 대상으로 하는 용인국제어린이도서관 명칭변경 공모를 진행했다. 공모를 통해 모여진 약 200여개 명칭 제안을 두고 21일 시민 심사위원단 심사, 22일 온라인 투표를 거쳐 27일 ‘용인 어린이 상상의 숲’이라는 새로운 명칭을 최종 발표했다.

문화재단 측은 공지를 통해 “용인국제어린이도서관은 실질적으로 어린이 문화공간의 역할을 하고 있으나 명칭으로 인해 다수의 민원이 제기됐다”며 “3월부터 4월까지 공간 리뉴얼을 통해 어린이 밀착형 문화공간으로 새롭게 태어남에 따라 이에 맞는 새로운 이름이 필요하다”고 변경 추진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용인국제어린이도서관이 정찬민 전 시장의 성과 중 하나였던 만큼 ‘흔적 지우기’가 아니냐는 시각을 보이고 있다. 국제어린이도서관은 지난해 3월 임시개관 당시 ‘세상에서 하나뿐인 예술도서관’이라는 콘셉트로 시민들에게 4만여 권의 책을 기부받기도 했다. 어린이들이 자유롭게 책을 읽는 ‘책 놀이터’나 나만의 책을 만드는 프로그램 등도 어린이도서관 이라는 이름에 맞춰 진행된 부분이다. 이런 가운데 문화재단은 올 2월 개관 8개월 만에 누적방문객 27만 명을 넘어서 많은 인기를 누렸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처럼 개관 1년도 되지 않은 시점에서 명칭을 변경해야할 당위성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전 시장 치적을 지우고자 하는 의도가 아니었느냐는 의혹이 불거져 나오고 있는 것이다.

명칭 변경 과정에 대한 문제도 입방아에 오르고 있다. 시민 공모라는 이름을 붙였지만 사전 예고 없이 하루 동안 공모를 받은 데다 일주일 만에 최종 확정하는 등 너무 급하게 추진했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용인시의회 문화복지위원회 소속인 김상수 의원은 “누적 방문객이 수십만 명이 되는 공공시설의 명칭 변경을 하루 동안의 기습 시민 공모로 끝냈다”며 “이를 알고 있는 시민이 몇이나 되겠느냐. 최소한 명칭 변경이 좋은지, 도서관으로서 기능을 강화하는 것이 좋은지 등 고민이 필요하지 않았나 싶다”고 지적했다.

전자영 의원은 “용인국제어린이도서관은 태생부터 급조된 정책이었다. 단순하게 공간 명칭을 바꾼다고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그 공간을 어떻게 채울지 고민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시민에게 필요한 콘텐츠를 담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용인문화재단 김남숙 대표이사는 “용인국제어린이도서관은 도서관으로서 역할보다는 어린이들이 마음껏 즐길 수 있는 문화예술공간이었다는 점에서 도서관이라는 명칭이 어울리지 않는다는 내부 의견과 시민 민원이 많았던 걸로 알고 있다”면서 “이번 리뉴얼로 4차 산업, 공연, 전시, 책, 예술교육 등 어린이 문화공간을 만들어 5월 5일 재개관하는 만큼 명칭 변경 시기로 적절하다는데 의견이 모아졌다.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그런 이유는 절대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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