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고 낮음 없는 세상을 위하여

21일부터 서울 인사동마루 갤러리

이경성 작 '떨기나무 수평고르기'

용인 작가 이경성이 소멸침식기법을 이용한 새 작품 전시에 나선다. 서울 인사동마루 갤러리에서 21일부터 29일까지 펼쳐지는 전시는 ‘떨기나무–수평고르기’라는 주제로 마련됐다.

이경성 작가의 이번 개인전은 이전 작품들에서 보였던 구상적인 요소를 완전히 제거하고 내면의 영적인 묵상을 표현하기 위한 노력이 담긴 신작들이 주를 이룬다. 원색의 그림을 두텁게 올리고 그 위를 석회로 덮은 후 갈고 녹여내는 작업을 수없이 반복해 작품 표면의 요철을 매끄럽게 했다는 점에서 이전 소멸침식기법과 차별된다.

작가는 작품을 통해 수많은 계층을 만들어 차별하는 인간사를 지적하고 높낮음이 없는 평탄한 세상을 꿈꾼다. 언뜻 언뜻 보이는 색들은 가시나무 같은 고난의 삶 속에서도 구원과 소망, 사랑이 있음을 상징한다. 그 색은 뚜렷하지 않을지라도 존재만으로도 위로를 줄 수 있는 삶의 이유다.

작품을 뒤덮고 있는 하얀 석회는 어찌 보면 밤의 어둠이며 세상의 이면이다. 고통과 아픔을 겪으며 삶의 기쁨과 희망은 점점 희미해져 가지만 결코 없어지지 않고 존재한다. 그 존재는 ‘수평고르기’라는 과정을 통해 세상 밖으로, 희미한 색으로 표현된다.

(문의 인사동마루 갤러리 신관 3층 4관 02-2223-2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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