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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훈 의학칼럼]후손에게 잿빛 하늘을 남겨줄 수 없다
  • 이동훈(서울새로운내과 원장, 조지메이슨대학교 초빙&
  • 승인 2019.03.11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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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공항에 내린 어르신은 갑자기 가슴이 답답하고 숨이 차기 시작했다. 가지고 있던 기관지 확장제를 사용했으나 호흡곤란은 해결되지 않았고 택시를 타고 급하게 병원을 찾았다. 연일 계속되는 미세먼지의 공포는 더이상 남의 일이 아니다. 쌕쌕 소리가 나는 만성 호흡기 환자는 미세먼지에 취약하고 장기간 지속될수록 치명적이다. 외출할 때는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하고 영·유아나 노약자, 만성질환자의 경우 건강관리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증상이 발생할 경우 가까운 의료기관을 방문해서 진료를 받도록 해야 한다. 미세먼지는 호흡기 질환뿐 아니라 심혈관계 등 건강 전반에 악영향을 미친다. 1952년 12월 5일, 일주일간의 런던 스모그는 1만명 이상의 사망자를 발생시켰다. 장기간 지속되는 미세먼지는 재난이다.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한 노력은 더 미룰 수 없는 시급한 일이 됐다. 한국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나 중국에서 편서풍을 타고 넘어오는 것 모두 건강을 위협한다. 중국발 미세먼지는 중앙정부의 강력한 대응이 필요하다. 중앙정부뿐 아니라 지역에서도 적극적으로 움직여야 한다. 용인시도 미세먼지 대책으로 측정망을 확충해 예보지역을 세분화하며 미세먼지 흡입 차량도 6대로 늘리고, 전기 자동차 보조금 확대 등 다양한 정책을 내놓았다.

좋은 정책들은 많이 있다. 그러나 지금 당장 필요한 것은 오늘 사용할 방법이다. 집중호우나 폭설이 내릴 경우 피해 복구 작업을 하거나 제설작업을 하듯이 미세먼지가 지속될 경우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실외 활동을 줄이기 위해서 야외 행사나 모임은 연기하거나 취소하고 교육기관, 기업체도 조업 단축 혹은 휴업을 고려해야 한다. 상황이 심각할 경우 미세먼지가 없는 안전한 지역으로 시민 대피령이 필요하다.

그러나 한국의 경우 교육기관 휴교를 어느 시점에 시작해야 하는지 불분명하다. 프랑스 파리는 휴교령 기준이 24시간 평균 ㎥당 80㎍인데 반해, 최근 우리나라 미세먼지는 150㎍/㎥에 육박하고 있다. 지난 1월 30일 태국 방콕에서는 400여 개 학교가 미세먼지로 일주일간 휴교령이 내렸을 때 대기질 지수는 175였던 반면, 최근 한국의 대기질 지수는 200을 넘나들고 있다.

학교뿐 아니라 기업체도 업무를 중지하고 특히, 대기오염 물질을 많이 배출하는 공장 등에 조업 중지를 명령해야 한다. 생업이 달린 문제이고 쉽지 않은 내용들이다. 2018년 3월 미세먼지가 심각할 때 휴교령을 검토했으나 맞벌이 가족 등을 고려해서 실시되지 못한 적이 있다. 이해당사자들이 많고 사회적 갈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중앙정부 차원의 대응이 쉽지 않기 때문에 지방자치단체들의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상황이 심각해져서 시민대피령까지 고려될 경우에는 걷잡을 수 없는 혼란이 예상된다. 용인시는 사회 각계각층과 함께 모여 대기오염 물질 배출을 줄이고 공기를 깨끗하게 유지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하고 재난 상황에 대비할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미세먼지를 줄이거나 없애는 것은 많은 시간이 걸리는 장기적인 대책이다. 오늘 눈앞에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서 길거리 청소와 실내청소는 지금 당장 시행할 수 있다. 외출 땐 마스크를 챙기고 귀가 후 반드시 몸을 깨끗이 씻고 위생 관리를 철저하게 해야 한다. 실내도 미세먼지의 습격에서 예외가 될 수 없다. 회색빛 하늘처럼 우울한 상황이다. 개인과 지방정부의 능력으로 현 상황을 해소시키는 것은 분명 한계가 있다. 중앙정부의 종합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한 이유다. 정부는 중국발 미세먼지를 더 이상 외면하지 말고 강력하게 대응해서 서해를 넘어오는 미세먼지를 차단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후손들에게 잿빛 하늘을 남겨줄 수 없다.

이동훈(서울새로운내과 원장, 조지메이슨대학교 초빙&  webmaster@yongin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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