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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지역 사립유치원 개학 연기에 학부모 ‘분통’

대규모 집회 여는 등 비판 목소리
“고발 조치, 계속 관심 필요” 호소 

용인 지역 학부모들이 3일 수지구청에서 ‘한유총 소속 사립유치원 개학연기 규탄 시위’를 벌이는 등 강하게 반발했다. 300여명의 학부모들은 이날 한 시간 반 동안 집회 후 수지구청 앞 사거리 횡단보도를 행진하는 시위를 벌였다. 도교육청 공지에 따르면 도내 116곳 개학연기 사립유치원, 무응답 유치원 중에서 용인지역은 36곳이 포함됐다.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가 지난달 28일 ‘무기한 개학 연기’를 발표한 이후 용인은 48% 사립유치원이 개학을 연기하거나 도교육청 응답을 피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개학을 코앞에 두고 ‘휴업’ 통보를 받았던 용인 학부모들은 3일 수지구청에서 ‘한유총 소속 사립유치원 개학연기 규탄 시위’를 벌이는 등 강하게 반발했다. 한유총은 4일 오후 교육당국의 강력대응과 학부모 비판이 잇따르자 개학 연기를 철회했지만 학부모들의 분노는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번 한유총 개학연기 발표는 교육부의 ‘유치원 공공성 강화 방안’에 따른 유아교육법 시행령과 유치원 3법(유아교육법, 사립학교법, 학교급식법 일부 개정안) 추진에 대한 반발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유아교육법 시행령은 △내년까지 모든 사립유치원의 국가회계시스템 에듀파인 사용 의무화 △폐원 시 학부모 3분의 2이상 동의 의무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지난해 박용진 의원이 발의 후 표류하던 유치원 3법은 지난해 12월 신속처리안건으로 의결돼 330일이 지나면 상임위를 거치지 않고 본회의에 상정될 수 있게 된 상태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한유총은 지난달 28일 기자회견을 열어 ‘무기한 개학 연기’ 카드를 내밀었다.

용인 일부 유치원은 한유총의 발표 이후 이틀 새 20여곳이 학부모에게 ‘무기한 개학 연기’를 통보하는 등 한유총과 같은 움직임을 보였다. 이에 경기도교육청은 2일 개학 연기를 통보하거나 개학일 조사에 답하지 않은 유치원의 명단을 공개했다. 도교육청이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4일 오전까지 경기도내 개학을 연기한 사립유치원 71곳 중 26곳이 용인 소재 사립유치원, 무응답 유치원 45곳 중 10곳이 용인 내 유치원이다. 결과적으로 이번 사태에 용인은 75개 유치원 중 36곳, 48%가 개학을 미루거나 도교육청 응답을 피한 셈이다. 지역별로는 17곳 기흥이 가장 많았고, 13곳 수지, 6곳 처인 순으로 나타났다.

학부모들은 유치원 개학 연기에 불편한 심기를 그대로 드러내고 사립유치원 방침을 반대하는 집회를 여는 등 어느 때보다 적극적으로 반응하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개학 연기를 통보한 유치원이 몰린 수지지역 엄마들의 SNS 모임에서는 3일 수지구청 앞에서 규탄 시위를 벌이자는 글을 올리자 하루만에 150여개가 넘는 참여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

수지구청 집회에 모인 300여명의 학부모들을 “아이들을 볼모로 하는 사립유치원들은 각성하라” “유아교육 농단을 즉각 중단하라” “아이들 보기 부끄럽지도 않냐” 등의 각자 만든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수지 지역 학부모 비상대책위원회 박용환 대표는 성명서를 내고 “아이들 입학 준비로 들떴어야 할 지난 며칠이 유치원생 학부모들에게는 악몽 같은 시간이었다”며 “문자 한 통으로 날아온 ‘무기한 입학 연기’ 통보는 위법 소지가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당장 입학 연기를 철회하고 약속한 날짜에 개원하라”면서 “왜 하필 우리 아이가 다니는 유치원인가라는 자괴감이나 원망에 빠져 있지만은 않겠다. 아이들의 첫 학교인 유치원 생활이 안정적이고 행보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우리 학부모들은 조용하지만 강하게 연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같은 날인 3일 경기도교육청 이재정 교육감과 서울시교육청 조희연 교육감, 인천시교육청 도성훈 교육감은 서울시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각 지역의 대응방안을 밝혔다.

이재정 도교육감 등은 이 자리에서 “한유총이 교육기관으로서의 책무성을 망각하는 일을 지속하는 한 어떤 협상도 협조도 하지 않겠다”고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결국 한유총은 4일 오후 개학 연기를 철회했다. 용인교육지원청에 따르면 5일 용인 지역 사립유치원은 모두 정상 등원했다.

용인교육시민포럼 원미선 대표는 “이번 사태로 볼 때 용인 지역, 특히 수지구의 사립유치원이 얼마나 강하게 결집돼 있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면서 “이후 이번 사태에 대해 교육청은 고발 등 조치를 강하게 물어야 한다. 학부모들도 계속 관심을 갖고 유아교육의 투명화를 위해 힘써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황연실 기자  silsil47@yongin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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