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일 용인시청 광장에서 ‘3·1운동 및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 용인시민 문화축전’이 성황리에 개최됐다. 이번 행사는 민·관이 공동으로 기념사업 추진단을 결성하고 1919년 당시 용인 만세운동에 참여했던 연인원을 상징하는 1만3200명의 만세꾼과 200여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한 가운데 열렸다.

빼앗긴 조국을 되찾고자 일제에 맞서 맹렬히 싸웠던 독립운동가들의 뜨거운 국권 회복 의식과 희생정신을 기리는 뜻깊은 자리였다. 특히 행사에 참여한 수천 명의 시민들이 벌인 만세운동 재현은 시간을 100년 전으로 되돌린 듯 뜨거운 함성이 하늘을 찌를 듯했고, 100만 시민의 마음을 하나로 엮는 단심줄놀이는 용인시민의 화합과 민족통일의 염원을 함께 다졌다.

100주년 기념사업의 첫 발걸음을 내딛는 이번 행사가 시민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 속에 이뤄진 것을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 앞으로 1년 동안 진행될 학술대회, 전시회, 뮤지컬 공연 등 각종 기념사업들이 원만하게 이뤄질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갖게 된다. 이에 필자는 용인 독립운동의 역사와 함께 선양사업의 어제와 오늘의 모습을 간략히 소개하고자 한다.

용인 만세운동은 1919년 3월 1일 파고다 공원에서 만세운동이 일어난 지 20일 후인 3월 21일, 처인구 원삼면 좌찬고개에서 처음 시작됐다. 지역 주민 200여 명이 모여 면사무소까지 이어지는 시위를 전개했다. 마침 그날이 백암장날이어서 사람이 많이 모인 백암면으로 진격하려 했으나 일제 헌병들의 무차별 사격으로 해산되고 말았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23일에는 이동면, 24일 수여면, 28일 모현·포곡면, 29일 수지·양지면, 30일 기흥면, 31일 백암·남사면 등으로 확산됐다. 4월 3일까지 여러 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났다.

이처럼 3월 21일 시작된 용인 만세운동은 4월 3일까지 각지에서 22차례에 걸쳐 일어났고, 총 1만3200여 명이 참여했다. 이는 당시 경기도 내 22개 부·군 가운데 김포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인원이었다. 당시 일본군의 무력 진압 과정에서 사망하거나 실종, 부상, 투옥된 희생자가 741명이었다. 35명이 사망하고 약 140명이 부상당했으며 500명이 넘게 검거돼 모진 고문을 당했다.

뿐만 아니라 용인은 독립운동의 성지라 할 만큼 국내·외에서 활약한 수많은 독립운동가들이 있다. 임옥여, 정주원, 이익삼, 최삼현 등의 의병장과 을사늑약에 맞서 순국한 이한응・민영환 열사, 그리고 유근, 여준, 김혁, 오의선, 오광선, 이홍광, 정철수 등 수많은 독립운동가들이 우리가 기리는 용인의 자랑스러운 인물들이다.

용인에서 삼악학교를 세워 민족교육 운동을 펼치던 여준은 국권이 병탄되자 서간도로 망명해 신흥무관학교장을 지내며 독립군을 양성했다. 1920년대 만주의 대표적인 독립운동단체인 신민부를 이끌었던 김혁 장군은 김좌진 등을 휘하에 두고 청산리 전투를 이끌어 대승을 거뒀다. 또 오광선 장군은 광복군에서 항일투쟁을 전개했으며, 부친과 부인, 두 딸까지 3대에 걸쳐 독립운동에 투신하며 자랑스런 일가를 이뤘다.

이 외에도 의열단의 남정각, 남만주 항일유격대의 이홍광, 포은 정몽주 선생의 종손으로 조선의용군에서 항일 무력 투쟁을 펼친 정철수 등 수많은 용인 출신의 독립운동가들이 있다. 이러한 독립운동의 역사를 바르게 정립하고 선열들의 정신을 선양하기 위해 1999년부터 뜻있는 지역 인사 및 독립운동가 후손들이 모여 2002년 출범한 순수 민간단체가 용인독립운동기념사업회이다.

20여 년 동안 시민이 중심이 돼 운영해 온 용인독립운동기념사업회는 용인 독립운동의 역사를 연구하고 독립운동가들을 발굴하는 한편, 그들의 행적과 의미를 규명하기 위한 각종 학술사업, 시민 교육사업, 청소년 현장 체험 학습 등을 매년 운영해 왔다. 특히, 1919년 3월 29일 수지에서 일어난 수지 3・1만세운동을 기리기 위해 주민 성금 모금을 통해 <수지3・1만세운동기념탑>을 건립했으며, 2011년에는 용인 만세운동의 발원지인 좌찬고개에 <용인 3・1만세운동 기념공원>을 조성하고 <기념탑>을 건립했다.

올해는 3·1만세운동 100주년을 맞이하는 뜻깊은 해인 만큼 이를 기념하기 위해 용인시 각 기관 및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하는 <용인 3.1만세운동 및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사업 추진단>을 결성했다. 100년 전 빼앗긴 조국을 되찾고자 일제에 항거했던 독립운동가들의 뜨거운 자유수호 및 희생정신을 시민과 함께 기리기 위해 1년 동안 다양한 선양사업을 전개할 예정이다. 특히 1919년 당시 용인 만세운동에 참여했던 1만3200명을 상징하는 의미에서 시민 만세꾼 1만3200명을 모집하고, 이들과 함께 사업을 진행하게 된다.

‘다시 밝히는 100년의 횃불’이란 주제로 운영되는 100주년 기념사업은 앞으로 <수지구 머내 독립운동 재현>, <용인 독립운동 100주년 학술대회>, <용인 독립운동가 전>, 창작 뮤지컬 <좌찬고개, 그날의 함성> 공연, <용인 독립운동 학술자료 총서 발간>, <용인 독립운동 100주년 기념관> 건립 등을 추진하고 있다. 용인시민 여러분의 뜨거운 성원과 적극적인 참여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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