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청 “내년부터 학생 수 감소, 확대 불가”

학부모 “지역 연계 등 수용 대책 마련해야”

용인 지역 한 초등학교 돌봄교실

용인시 초등돌봄교실 올해 대기자 수가 800명을 넘기면서 수용률이 88.1%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예년에 비해 대기자 수가 2.5배 늘었지만 교육청은 올해 일시적으로 학생 수가 증가했기 때문이라며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수요 증가를 충분히 예측할 수 있었던 상황인 만큼 대비책 마련이 부족했다는 지적이다.

2월 말 기준 용인 104개 초등학교 중 돌봄교실 수용률 70%를 넘지 못한 학교는 17곳으로 지난해 1곳에 비해 크게 늘었다. 용인 지역 전체 수용률도 88.1%로 최근 2년간 93%이상을 유지했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줄어든 수치다.

특히 일부 초등학교의 경우 대기자 수만 100명을 넘기는 등 심각한 상황이다. 남곡초등학교는 인근 대규모 아파트 단지 입주가 시작되면서 학생 수가 급증한 학교 중 하나다. 올해 1, 2학년 165명이 돌봄교실 이용을 신청했다. 하지만 남곡초는 2개 반 44명만 수용할 수 있는 실정으로 대기자 수 121명, 수용률은 26.7%에 그쳤다. 남곡초등학교 돌봄교실 담당 교사는 “교육지원청에 돌봄교실 확대를 요청했지만 불가능하다는 답변이었다”면서 “학부모들이 당장 아이를 맡길 곳이 없는데 어떻게 해야 하느냐는 민원을 지속적으로 넣고 있다”고 말했다.

서천초등학교도 상황은 비슷하다. 인근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면서 올해 신입생 수가 대폭 늘었고 돌봄교실 신청자 수도 늘었다. 지난해 돌봄교실 신청자를 100% 수용했던 것과 달리 올해는 27.9%의 수용률을 기록했다. 대기학생 수만 57명으로 대부분 맞벌이 가정이다.

학부모들은 아이들을 맡길 곳이 없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기흥구 한 학부모는 “아이 학교 돌봄교실에 수용인원의 두 배가 넘는 수가 신청했다고 들었다”며 “1학년은 1시면 끝나는데 퇴근 시간인 7시까지 아이를 맡길 곳이 없어 큰일이다. 일단 학원을 알아보기로 했지만 비용이 만만치 않고 그때까지 학원을 전전할 아이를 생각하면 앞이 캄캄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용인교육지원청은 올해 학생 수가 일시적으로 늘었기 때문이라며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교육청에 따르면 올해 초등학교 1~3학년 학생 수는 지난해보다 5221명 증가한 37만7438명이다. 교육청은 학생 수 증가가 2012년 베이비붐으로 인한 일시적 증가로 내년부터는 학생 수 감축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때문에 당장 늘어난 돌봄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돌봄교실을 늘렸다가 이후 줄어드는 학생 수로 불필요한 예산 낭비 등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용인교육지원청 관계자는 “당장 필요한 만큼 돌봄교실을 늘리고 무기계약직인 초등보육전담사를 채용하면 내년부터는 학생 수가 줄어들어 인력 과원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교육청은 1, 2학년 돌봄교실은 이미 운영되고 있는 규모 이내에서 지정 운영하되 돌봄 확대 운영은 신설교에 한해 허용한다는 계획이다.

일각에서는 올해 돌봄교실 신청 학생 수 증가를 충분히 예측할 수 있었던 상황임에도 이렇다 할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교육청에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남곡초 한 신입생 학부모는 “교육청에 민원을 제기했지만 ‘방법이 없다’는 답변만 반복했다”며 “서울은 일부 지역에서 자체 돌봄 센터를 마련한다던데 용인도 그런 대책이라도 마련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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