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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학교보건실과 학교도서관 지원 예산 꼼꼼히 따져야
  • 원미선(용인교육시민포럼 대표)
  • 승인 2019.02.20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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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 동안 학교운영위원회 활동을 했다. 긴 학교 참여 활동 중 초등학교에서의 경험이 가장 힘들었고 깊은 트라우마가 남기도 했다. 힘들었던 초등학교 학부모 활동의 기억 때문에 교육활동가가 됐는지도 모르겠다. 초등학교 학부모로서 나쁜 기억 중 하나가 보건실과 도서관이다. 보건실과 도서관은 학운위의 안건으로도 잘 올라오지 않는다. 그래서 그곳은 학부모 모니터 활동의 사각지대이다. 나중에서야 그곳이 아이들을 위한 보건실과 도서관이 아니라 교사들의 휴게실 같은 곳이 돼버렸다는 것을 알게 됐다.

아이들이 말을 해주지 않다가 어느 날 불쑥 “보건실에 배 아파서 가면 선생님이 짜증을 내요”라고 말하는 아이들이 꽤 많다는 것을 한참 지나서야 알게 됐다. 하다못해 필자가 고등학교 학부모 회장을 하던 2014년 고등학교에서도 보건교사가 아이들에게 막말을 하고 함부로 대하다가 학부모랑 보건교사 사이에 큰 싸움이 벌어져서 학교에서 난리가 나기도 했다. 그 보건교사의 막가는 행태는 1년 반 전부터 학부모들에게서 민원이 폭발해 학운위 회의에서 교장에게 문제 제기를 했었는데 2년이 다 되도록 보건교사의 태도가 나아지지 않다가 결국 그런 사단이 나고야 말았던 것이다. 결국 학운위원들이 보건교사를 학운위 회의에 불러달라고 요구해 청문을 해야 했다. 애들한테 왜 그렇게 막말을 하고 상처를 주는 것이냐고.

여학생들이 생리통 때문에 보건실에 가면 생리하는게 맞는지 생리검사를 해서 보내라고 남자인 담임 교사에게 전화를 하는 식이었다. 이런 기억은 학교도서관 사서에 관해서도 있다. 필자는 학교도서관에 가보곤 했다. 학운위원으로서 학교 시설을 돌아보는 것이 아이들과 학교에 대한 관심사이기도 했다. 그런데 도서관에 가면 사서 교사들이 당황한다. 학운위원이라고 밝힌 후에야 들어온 것을 허용하는 눈치였다. 도서관에 가면 사서교사들이 교사들과 수다를 했고 도서관 도우미인 학부모님들과 학생들이 서가를 정리하고 있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그때 학교도서관과 사서교사에 대한 불신이 더욱 짙어졌다.

좋았던 기억은 고등학교 사서교사였다. 그땐 도서구입위원회도 있었고 책을 좋아하는 부장교사가 도서구입위원회 일도 해주었다. 학기 초에 200~300권 가량 책을 구입한 리스트를 보내 검토해보고 의견을 달라고 했다. 정말 좋은 책을 많이 구입해 주었고 학부모들과 독서모임도 해주었다. 도서관 사서교사도 학생들에게 친절하게 대해줘 인기가 많았다. 최근 수지의 한 중학교 아이들이 학교도서관에 가지 않는다는 얘기를 했다. 사서교사가 짜증을 많이 내고 대출 기간도 일주일밖에 안돼 연장 신청하려고 하면 혼난다고.

학교 보건실과 도서관은 학생들에게 힐링과 성장의 공간이다. 제도적인 지원도 필요하겠지만 이용 실태나 학생들의 의견이나 불편함, 보건교사와 사서교사들의 자질 향상도 함께 논의됐으면 한다. 사서교사 증원이나 예산 확대를 논할 때는 지역이동이나 지역순환문제도 같이 논의해 개선해주길 바란다.

아픈 학생들이 치료받고 위로받아야 하는 보건실, 학생들의 상상력과 창의력의 보고이며 쉴 수도 있는 공간인 학교도서관. 이 곳에 더욱 많은 예산이 지원되고 따뜻하게 학생들을 도와줄 담당교사가 늘어난다는 것은 좋은 소식이다. 그러나 교육복지가 늘어나고 교육예산이 늘어나는 만큼 학생들을 위한 예산증액인지 아니면 공무원 일자리 늘리기인지 세심하게 검토하고 개선하길 바란다. 보건실과 도서관에 관한 자료들도 학운위에 보고되고, 학생들에게 이용상 장·단점을 물어보는 설문지를 통한 의견수렴제도도 정착돼야 할 것이다. 시민단체, 학부모, 지역사회 의견이 수렴될 수 있는 방안도 함께 마련하길 바란다. 그것이 진정한 혁신교육지구 구현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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