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인·포은·용구문화제 질적 성장 모색할 때

해마다 전국에서는 각 지역마다 독특한 색깔을 가진 축제를 열고 시민참여의 장으로 활용하는 것은 물론 그 지역을 대내외적으로 알리는 동시에 관광객을 유치해 지역경제의 활력소가 되는 계기로 삼고 있다.

용인 또한 예외는 아니다. 일년에 서너 개의 축제를 각 단체별로 개최하고 새로운 축제의 장을 만들기 위해 기획하는 노력도 지속적으로 시도하고 있다. 올해만 하더라도 ‘처인예술제’를 비롯해 ‘포은문화제’가 처음 개최됐으며 시 또한 ‘용구문화제’를 해마다 열고 시민참여를 유도했다. 이러한 노력으로 ‘문화의 불모지’라는 오명은 차츰차츰 벗어나고 있지만 문화예술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양적성장에도 불구하고 질적 성장이 뒷받침 되지 못한다는 비판의 목소리는 계속해서 제기되고 있다.

특히 관내에서 문화행사를 주관하는 관계자들이 “축제추진위원회를 구성해야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으며 전문가들은 “시민이 주도할 수 있는 축제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어떻게 변해야 하나

용인은 정작 몇 년 전부터 지적됐던 ‘시민참여’ 문제점에 대한 개선안을 마련하지 않고 문화행사를 개최하다 보니 결국 ‘나눠주기식 축제’라는 오명을 씻어내지 못 한 채 과거 행사를 답습하는 등 총체적인 축제기획력의 한계를 뛰어넘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번 용구문화제의 경우도 시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가요제나 연예인을 초청하는 몇 몇 행사에 관람객이 몰릴 뿐 시민의 날 체육행사에 묻혀 사실상 빛을 보지 못했다.

이번 용구문화제를 지켜보거나 행사에 참여한 기획자들은 또다시 축제를 이끌 수 있는 축제추진위원회 구성을 거론했다. 그러나 이 또한 2년 전<관계기사 본지 93호> 본사에서 진행한 토론회를 거쳐 문화예술계 인사들끼리 확인한 바 있다. 그 때 참석했던 문화예술 관계자들은 “문화인프라 구축을 위한 협의기구”를 만드는데 공감하면서 토론회를 마무리했다.

결국 그러한 자리에서 서로의 공통된 의견을 확인하고도 지금까지 용인시문화예술 발전을 위한 협의기구가 만들어지지 못하고 있는 것이 용인의 현실이다.

문제는 관계자들이 개선안을 내놓고도 실천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날로 늘어나는 축제 행사의 팽창 속에서 시민 참여를 이끌어내는데 머리를 모으고 그 방법을 찾아 발로 뛰어야 된다는 뜻이다.

한 문화예술 관계자는 “용구문화제를 살릴 수 있는 추진위원해가 구성되어야 한다”면서 “문화예술 행사를 총기획· 연출하는 사람을 두고 각 문화예술 단체가 행사를 맡아서 주체적으로 참여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한 이번 문화제에 참여한 관내 대학교수는 “용구문화제에 특색 있는 테마를 부여해서 행사의 통일감을 주어 문화제의 색깔을 찾을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고양시가 세계 꽃박람회를 열듯이 다른 지역에 없는 테마를 기획해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도 새로운 축제 모델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문화예술관계자들은 시민참여 행사로 이끌어야 한다는데 한 목소리를 냈다. 시민들의 무관심 또한 용인의 문화제가 성장할 수 없는 걸림돌이라는 지적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축제가 몇몇 관련단체나 이벤트회사로 이관되어진다면 해가 거듭할 수 록 제자리걸음만 할 뿐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새로운 축제 모델을

축제의 기획력도 중요하지만 전문가들이 지적했듯이 ‘참여’또한 간과할 수 없는 문제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타 지역의 사례를 찾아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짐작된다.

올해로 5회째를 맞은 원주한지문화축제의 경우 문화관광부 문화제 12인선에 선정됐을 뿐만 아니라 세계문화축제로 자리매김했다. 비록 횟수는 짧지만 축제를 이끄는 주체가 시민들의 적극적인 의지와 참여로 맺은 결실이라는 점에서 눈여겨 볼만하다.

원주 한지문화축제의 경우 원주 NGO들이 뜻을 모아 원주의 지역색을 살릴 수 있는 문화제를 준비했다. 이들의 목표는 건강한 시민정신을 바탕으로 한 ‘참여’다.

이들은 관내에서 치러지는 문화제를 검토·평가를 시작으로 조직위원회를 구성했다. 예전부터 축제를 주관했던 단체뿐 만 아니라 교사, 학생, 여성, 대학, 어린이집 등 모든 계층과 지위를 뛰어 넘어 위원을 공개모집했다고 한다. 최대한 개방적이고 공개적으로 진행해서 축제의 문턱을 낮추는데 초점을 맞추었다는 것이 원주한지문화축제 이선경 기획위원장의 설명이다. 대신 자격조건에는 관내 거주기간 등의 일정한 제한을 두었다고 한다.

이선경씨는 “이번 용구문화제의 만족도를 투명하게 조사해서 그것을 근거로 시민들의 생각을 들어보고 토론해 보려는 문화예술관계자들의 자세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지역축제는 기획사가 주도하는 것보다 시민참여 확보에 중점을 두어야한다”면서 훌륭한 이벤트사가 주도하는 것이 중요한 것보다 일정한 시간을 두고 시민들의 문화역량을 함께 키워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한편 용인에 대해서도 “용인에 왕릉일가의 무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각 지역별로 소재한 왕릉을 활용한 왕릉축제도 좋은 기획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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