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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예작가 임진호] 공예, 사람 곁 지키는 동반자로 다가가다

‘분청 늘림 기법’으로 전통·현대 공존

많은 미술 분야 중 우리도 모르는 사이 생활에서 늘 함께하는 분야를 꼽으라면 단연 ‘공예’다.

음식을 담는 그릇부터 타일, 문손잡이 등 언제 어디서나 실용적인 공예품은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이 가운데 임진호 작가의 작품은 돋보인다. 임 작가는 한국적인 전통성을 살리되 현대적인 감각이 공존하는 공예 작품을 만들기로 유명하다. 서로 다른 시간을 한 작품에 담을 수 있었던 것은 그가 개발한 새로운 분청기법의 힘이 컸다.

임 작가는 조선시대 분청기법에 대한 다양한 실험 과정을 거쳐 ‘분청 늘림 기법’이라는 자신만의 기법을 만들어냈다. 문양을 찍은 후 여러 각도로 늘려 작품에 붙이는 이 기법은 특유의 소박한 멋스러움이 특징이다. 늘림 기법의 기본은 다양한 전통 분청기법에서 온 것이기에 지극히 한국적이지만 그럼에도 과거에만 머물지 않는다. 임 작가만의 현대적인 감각을 첨가해 전통과 현대가 한 작품에서 교감을 이루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일정 모양으로 찍힌 문양은 작가의 의도대로 방향과 힘에 따라 늘어나면서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한다. 한 가지 문양일지라도 어떻게 늘리느냐에 따라 다른 느낌과 무늬를 만드는 셈이다. 덕분에 김 작가의 모든 작품은 같은 게 없다. 각각 다른 운명과 삶으로 살아가는 인간의 모습과 닮아있다고도 할 수 있다.

‘히스토리 2013’ 시리즈는 늘림 기법의 끝없는 다양성을 증명한 시리즈다. 2013년 ‘늘림으로 새로움을 보다’라는 주제로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서울국제아트페어’ 공개 당시 미술계는 그의 새로운 기법에 주목했다. 마치 누더기 천을 덧댄 듯 무심하게 겹겹이 쌓은 문양들은 소박하면서도 친근한 분청의 새로운 멋을 느끼게 해줬다. 뉴질랜드 국립박물관인 오클랜드 뮤지엄 큐레이터가 그의 작품을 한눈에 알아보고 한국관에 현대 도예작품으로는 처음으로 소장을 결정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현대적이면서도 철저히 한국적인 작품의 매력을 인정한 것이다.

늘림 기법으로 다양한 무늬를 입힌 연어가 고향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본능으로 힘차게 나아가는 모습을 표현한 ‘회귀’ 시리즈도 임진호 작가의 대표작이다. 고향을 그리워하고 그곳으로 돌아가고픈 다양한 인간사를 연어와 늘림 기법을 통해 표현했다.

2월 말까지 서울 청담동 아트뮤제 갤러리에서 진행되는 임 작가의 개인전 ‘따뜻한 등잔 하나 겨울나기’에선 다양한 ‘도자등잔’ 시리즈를 만날 수 있다. 한국 전통 등잔을 임진호 작가의 해석으로 재창조한 이번 전시에서 관람객들은 300여점의 각기 다른 등잔을 만날 수 있다. 아름다운 곡선의 달항아리 모양을 본뜬 ‘호형’부터 기존 곡선형태의 등잔에서 현대 모던함을 가미한 ‘원통형’, 전통등잔의 기본 형태로 우리에게 익숙한 ‘물방울형’까지 모양이 다양하다. 여기에 하나하나 다른 표현기법과 백자와 청자, 옻칠 등 작업을 가미하다보니 지루할 틈이 없다.

임 작가가 2년여 간 준비해 만들어낸 수많은 작품들은 그러나 단순히 다양함을 넘어서서 단아함과 담백함으로 새로운 매력을 발산한다. 등잔 끝에 붙은 작은 불꽃은 어려운 시기 희망을 말하듯 꺼지지 않고 타오른다. 공예는 예술작품이기에 앞서 사람들 곁에 가까이 존재하는 동반자여야 한다는 작가의 의도다.

“인간이 흙을 가지고 누려야하는 모든 것들을 다 해보고 싶어요. 생활 속에서 다양하게 활용되고 때로는 희망과 위로를 주는 역할까지 하는 작품들을 꾸준히 선보일 겁니다.”

황연실 기자  silsil47@yongin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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