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1만원 회비 모아 명절 때 선물
복지시설 풀 깎기, 장학사업 확대

백암나눔회 박준섭 회장과 지역 이사들. 왼쪽부터 백봉리 김광모 이사, 박준섭 회장, 박곡리 오두환 이사.

10명이 의미 있는 일을 해보자며 회비 월 2000원으로 시작한 게 어느덧 16년째 접어들었다. 설과 추석 등 명절 때면 더욱 외로운 복지사각지대 이웃들에게 따뜻한 손길을 내밀고 있는 지역봉사단체 ‘백암나눔회’ 얘기다. 지금이야 각 지역마다 ○○○사랑회 등 지역봉사단체가 활동하고 있지만, 외부 지원 없이 16년 역사를 지닌 지역봉사단체는 같은 해 생긴 중앙동사랑회 정도다.

백암나눔회는 회원들이 매달 1만원씩 내는 회비를 모아 명절을 잘 보내라고 지원하는 이웃만 연 130가구에 달한다. 주요 지원 대상은 이러저러한 이유로 제도권의 지원을 받지 못하는 홀몸 노인, 한부모가정, 저소득 다문화가정 등 다양하다.

15년이 흐르면서 회원이 100여 명으로 늘고 지원 가구 수로 증가했지만,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 회원 강령이라고 해야 할까? ‘봉사 정신 실천, 회원 간 화합, 그리고 단결과 나눔’이다. 컨테이너사무실 벽 한쪽엔 이같은 내용이 담긴 액자가 걸려 있다. “제가 활동한 지 10년쯤 됐는데 그동안 회원들 간에 갈등이나 운영을 하면서 잡음은 없었어요. 나눔의 의미를 이해하며 소통하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해요” 지난해에 이어 연임하며 2년 임기를 새로 시작한 박준섭 회장의 말이다.

백암나눔회는 명절 선물 전달과 또하나의 연례 행사가 있다. 추석 즈음에 백암면 내 복지시설 안팎에 웃자란 풀을 깎는 작업이다. 20~30명의 회원들은 쾌적한 분위기에서 명절을 맞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제초기로 복지시설 주변에서 제초작업을 해오고 있다.

백암나눔회는 28일 60가구에 전할 설 선물을 백암면에 기탁했다.

지난해부턴 장학사업도 시작했다. 회원 회비 만으론 빠듯하지만 후원하는 고액기부 회원들 덕분이다. 박 회장은 “농촌지역 학생 수가 줄고 있는 안타까운 마음에서 많진 않지만 학교가 유지됐으면 하는 바람으로 초·중·고 학생을 선발해 연간 100만원을 장학금으로 지원했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아마도 장학사업도 명절 선물 전달과 함께 계속 이어질 것이다.

백암나눔회는 조직이 독특하다. 회원 가입을 유도하고 사각지대 없는 지원 대상자 발굴을 위한 것인데, 2010년부터 부회장 3명 외에 지역별 이사를 두고 있다. 백암에는 13개 법정리가 있는데 각 리별로 이사들이 회원 영입부터 지원 대상자 발굴까지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작지만 회원들의 사랑방 역할을 하는 컨테이너사무실도 있어 걱정거리가 없을 듯한데, 이들에겐 앞으로 15년이 고민이란다. “현재 활동하는 회원들의 평균 연령이 65세쯤 될 겁니다. 이 상태면 앞으로 15년 후에는 80세가 되겠지요. 그래서 50대의 젊은 층(?)을 회원으로 가입시키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어요.(웃음)”

명절 선물 배달을 60~70대 회원들이 손수 하고 있다는 백암나눔회. 회원 확대와 지역사회봉사 기회를 늘리는 것이 새해 바람이자 계획이라는 머리 희끗한 회원들의 소박한 소망이 백암지역의 꺼지지 않는 등불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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