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 “교육청 사전조사 없어 예측 못해”

교육청 “번복 불가, 교통 개선 협의 중”

수지구 성복동 효자초등학교 일부 졸업생들이 인근 중학교가 아닌 원거리 중학교로 배정되면서 학부모들이 교육당국에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효자초등학교 졸업생들은 다른 학교를 희망하는 학생을 제외하고 매년 인근 성서중과 성복중에 배정돼 왔다. 그러나 올해는 200여명 졸업생 중 25명이 등교시간만 40분 정도 소요되는 문정중학교(10명)와 신봉중학교(15명)로 배정됐다.

용인교육지원청의 중학교 배정은 ‘희망순 학군 내 배정’을 원칙으로 한다. 다만 1지망 인원이 해당 중학교 신입생 배정 인원보다 많을 경우 초교 선입학일을 기준으로 우선 배정하고, 2지망부터는 지망자가 정원을 초과할 경우 전산 추첨으로 배정하고 있다. 근거리 배정이 아닌 희망순을 원칙으로 하는 만큼 같은 중학군 내 원거리 중학교에 배정될 가능성이 있다는 단점이 있다.

이번 효자초 원거리 중학교 배정으로 우려는 현실이 됐다. 효자초가 속한 수지1중학군은 최근 대규모 아파트가 들어서고 미분양 됐던 물량도 정리되면서 인구가 꾸준히 늘었다. 같은 학군인 수지초등학교는 지난해 이를 수용하기 위해 증축되기도 했다. 용인교육지원청이 이 같은 상황을 감안해 성서와 성복중 입학생 수를 한 학급씩 증원했지만 효자초 졸업생들을 모두 수용하기엔 역부족이었다. 결국 가까운 거리 중학교를 두고 3㎞나 떨어진 학교로 배정받는 일이 빚어졌다.

학부모들은 또 배정 과정에서 결과를 예측할 수 있는 자료가 부족했다는 점 역시 문제로 지적하고 있다. 교육청이 매년 중학교 배정 원서를 내기 전인 10월 경 희망학교에 대한 사전조사를 하고 시뮬레이션 해왔지만 올해는 그 과정을 생략했다는 것이다. 교육청은 이에 대해 “희망학교 편중 현상 등 부작용이 있어 올해는 하지 않는 것으로 방침을 정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학부모들은 사전조사 없이 배정을 진행하면서 갈 수도 없는 학교를 1,2지망으로 선택하는 결과를 낳았다고 지적했다. 자녀가 신봉중학교에 배정됐다는 한 학부모는 “길 건너면 있는 중학교를 놔두고 40분에 한 대씩 있는 버스를 30분이나 타고 가야하는 곳으로 배정됐다”면서 “결과를 미리 예측해 원거리 학교 배정 가능성을 안내해줬다면 1,2지망 선정에 더 신중을 기했을 것”이라고 불만을 표했다.

용인교육지원청은 원칙에 따라 배정했고 번복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교육청 관계자는 “일부 학생들이 먼 거리에 배정됐다고 해서 다시 중학교를 배정한다면 앞으로 같은 일이 발생할 때마다 배정을 번복해야 하는 사태가 벌어진다”면서 “원칙에 따랐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통학에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시 대중교통과와 등하교 시간대 버스 증차를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올해 6월 성복동에 2356세대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준공돼 입주하면 내년에는 원거리 중학교에 배정되는 학생 수가 더 늘어날 것이라며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효자초 한 학부모는 “매년 지역별로 달라지는 졸업생 수를 분석해 융통성 있게 중학교 배정 계획을 세우는 것이 교육청이 해야 할 역할이 아니냐”며 “올해 효자초의 배정 문제는 한 학군에 통학이 어려운 학교를 두고도 원거리 배정 가능성을 안내하지 않은 교육청 책임이 크다.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배정 방식에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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