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롯데아울렛 중 세 번째로 큰 기흥점이 기흥구 고매동 일원에 개장했다. 업체 측의 대대적인 홍보 때문인지, 개장 당일은 물론 오전·출퇴근길과 주말 이 일대 도로는 아수라장이 됐다. 고매·공세동 등에 사는 주민들은 예견된 교통대란에 분통을 터뜨렸다. 주말 교통난은 더욱 심각했다. 7일 오후 기흥구 보라~공세~고매동을 연결하는 국지도 23호선은 보라동부터 정체가 시작됐다. 한 주민은 고매동까지 4km를 가는데 2시간이 넘게 걸렸다며 용인시의 교통정책을 비판했다. 

시에 따르면 아울렛 개장 직후 평일에도 하루 1만2000여대의 차량이 유입되고, 주말엔 수요를 감당하기 힘들 만큼 차량이 밀려들어 기흥IC나 고매IC 일대부터 아울렛에 이르기까지 양방향 모두 극심한 정체가 발생하고 있다. 급기야 시장과 지역구 국회의원, 시의원 등이 이 일대 2km 구간을 도보로 이동하며 원인 파악에 나섰다. 그러나 용인시가 내놓은 대책은 아울렛의 주요 관문인 기흥IC 입체화 공사를 최대한 앞당기도록 한국도로공사에 요청한다는 게 다였다. 

문제는 이 일대는 아울렛 매장 외에도 이케아 매장과 전문상가 등이 속속 들어설 예정이라는 데 있다. 한국도로공사와 시가 각각 추진 중인 기흥IC 앞 입체화 공사와 고매IC 주변도로 확장 공사가 완료된다 해도 이 일대 교통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 때문에 이케아 등의 대형매장이 들어설 경우 기흥구 일대 교통이 더욱 심각할 것이란 목소리가 적지 않다. 
기흥구가 대형 매장 개장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면 처인구 지역은 늘어나는 크고 작은 물류센터와 창고로 인한 교통난으로 주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용인시에서 운영 중인 물류센터·창고(건설 중, 휴·폐업 제외)는 2018년 6월 말 현재 기준으로 108곳에 달한다. 이는 2016년 3월 현재 90곳과 비교하면 18곳 증가한 것이다. 특히 전체의 70%인 74곳이 양지·원삼·백암면 등 42번 국도와 17번 국도 주변에 몰려 있다. 그러나 100여 곳에 이르는 물류센터와 창고가 지역경제에 미치는 효과는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더구나 세수 증대나 고용창출 등의 효과보다 농경지 잠식, 매연 등 배출가스로 인한 환경문제, 교통체증 등 부정적인 영향이 더 크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실제 전체 108개 물류센터 및 창고 고용인원은 5157명으로 1곳당 평균 고용인원은 48명에 그쳤다. 그나마 종업원 100인 이상 사업장은 전체의 10%도 채 안되는 11곳에 불과하다. 비교적 넓은 면적의 땅을 차지하는 물류센터와 창고는 고용효과가 그리 크지 않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같은 상태에서 기흥구 고매·공세동 일원과 처인구 양지·원삼·백암면 등 17번 국도 주변에는 대형 매장과 물류센터가 들어서고 있거나 들어설 예정이다. 
시는 개발로 인한 문제가 생기거나 민원이 발생하면 규제 완화와 법을 들먹이며 법과 제도 탓으로 돌린다. 교통난이건 환경이건, 개발로 인한 민원이 생기면 그제야 부랴부랴 대책을 내놓기에 급급해한다. 이렇게 해선 대형매장과 물류센터로 인한 교통대란을 막을 수 없다. 입지에 대한 타성성 검토와 교통환경영향평가, 사전환경영향평가 등 사전 절차를 통해 걸러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제대로 된 분석을 통해 해당 지역과 주변 도로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을 사전에 파악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무엇보다 이번 기흥 아울렛 매장을 반면교사 삼아 교통 유발 시설과 교통망 등에 대한 교통계획을 원점에서 재검토하는 계기가 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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