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퇴근 시간 즐기는 ‘짬짬이’ 예술
문화재단 버스킨 사업 시민 품 안착

기흥역에서 공연하고 있는 용인버스킨 아티스트인, '기타리스트 후안' 모습

“저는 용인 거리아티스트입니다. 혹시 용인 어디에선가 또 제 공연을 만나신다면 반갑게 맞아주시길 바랍니다.”

지난달 10일 에버라인 경전철 기흥역사 안에서 용인버스킨의 릴레이 공연이 펼쳐졌다. 통기타김부영 , 은한, J&J오카리나 듀오, 러블리맘즈 등 노래, 전통음악, 마술 퍼포먼스로 이어졌던 화려한 공연은 바쁜 시민들의 발길을 잡기에 충분했다.

용인버스킨은 2012년 용인문화재단이 시민의 일상 공간에 문화예술을 선보이기 위해 설립 첫해 9월부터 거리예술 공연사업을 벌이면서 시작됐다. 프로 팀부터 지역 기반의 아마추어 팀까지 성격과 연령의 폭이 다양한 거리아티스트를 발굴해 거리 공연을 지원했던 것이다. 클래식과 타악, 퍼포먼스 등 장르도 다양했다.

용인버스킨은 2012년 11팀이 연간 74회 공연했던 것을 5년 뒤인 올해엔 106팀, 969회 공연을 하면서 사업 크기를 10배로 키웠다. 관람인원으로 치면 성장세는 더 뚜렷해진다. 올해만 15만 명이 버스킨 공연을 관람했는데 사업 초기 5300명에 그쳤던데 비하면 30배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그야말로 문화예술을 접하기 어려운 지역 시민들에게 직접 찾아가 공연을 펼치는 콘셉트를 잘 살려냈다는 평이다.

용인버스킨 사업 초기부터 활동해왔다는 싱어송라이터 요아는 “아티스트들은 공연을 할 수 있어서 좋고 시민들은 즐길수 있어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요아는 “서울에서도 비슷한 사업이 있어 함께 활동 중”이라면서 “용인은 특히 기본 장비나 스탭 등 지원이 있어 공연하기에 더 좋은 환경을 만들어준다”고 말했다.

용인버스킨은 현재 죽전역, 기흥역, 보정동 카페거리, 농촌테마파크, 동백쥬네브 등 3개구 주요거점에서 매달 정기공연을 펼치고 있다. 각 읍면동 주민센터, 아동센터, 요양원, 복지관, 공원 등 찾아가는 공연도 있다. 사업 초기 버스킨 공연에 대해 잘 모르던 시민들도 이제는 언제 어디서나 즐길 수 있을 만큼 분위기가 형성됐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시민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는 공연을 위한 노력은 계속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기타리스트 후안은 “처음엔 낯설어 하던 시민들도 요즘은 예전보다 더 많은 호응을 보내주신다”면서 “그러나 아직 장소는 다양하지 않다.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만큼 더 많은 사람들이 모일 수 있고 머무르며 공연을 즐길 수 있는 장소 발굴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싱어송라이터 목장주인 김원섭 씨는 버스킨 예술가들의 노력도 당부했다. 김 씨는 “버스킨 소속 팀들 각자의 공연의 질 향상에도 스스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면서 “노력하는 아티스트에게 시민들이 뜨거운 호응을 보이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용인 시민들이 언제 어디서나 공연을 보고 즐길 수 있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용인문화재단은 버스킨 사업이 어느 정도 안정화된 만큼 팀을 무리하게 늘리기보다 내실을 탄탄히 다지는데 노력을 기울이겠다는 계획이다. 관계자는 “버스킨에 대한 시민과 공연팀들의 만족도가 높다”면서 “내년에는 더 다양한 곳에서 올해보다 공연 횟수를 늘리고 질도 높이는 방향으로 사업을 진행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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