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마니아 육종기술 이전 계획 무산
남사 화훼유통단지도 없던 일로
윤원균 의원 주먹구구식 행정 비판

용인시가 지난해 7월 루마니아 과수육종연구소와 교류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수억원을 들여 연구실 리모델링 공사를 했지만 기술이전을 받지 못한 채 사업이 무산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협약 당사자로 참여하며 두 기관을 연결하는데 가교역할을 담당한 화훼수출 무역업을 하는 OHD 대표 김 모씨와 연락조차 되지 않는 것으로 전해져 예산 낭비와 행정의 난맥상에 대한 비판이 일고 있다.

시에 따르면 투자유치를 위해 해외 순방 중이던 당시 정찬민 시장은 지난해 7월 24일 루마니아 중앙종자연구소에서 미하일 코만 소장과 OHD 김모 대표 등 3자가 참여한 가운데 ‘용인시-루마니아 종자연구소-OHD 과수육종 산업 교류협력 MOU’를 체결했다. 
루마니아 종자연구소 방문부터 양해각서 체결까지 전 과정에 OHD 김모 대표가 용인시에 다리를 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협약서에 의하면 협약 당사자들은 과수 품종 등록, 육종기술 교류, 묘목생산 등 과수육종 산업 활성화를 위해 상호 협력하고, 루마니아 종자연구소 한국지사 설립을 위해 과수육종 프로그램 개발과 공동연구 등 세부 실천계획을 수립하기로 했다. OHD는 용인시와 루마니아 종자연구소 간 가교역할과 유통 사업추진에 필요한 사항 등에 관해 상호 협력하는 내용도 담겼다.

이에 따라 용인시농업기술센터는 지난해 8월 원예육종연구실 운영계획을 수립, 2차 추경예산에 육종연구실 설치를 위한 사업비 3억원을 확보, 올해 4월 연구실을 준공했다. 그러나 루마니아와 용인시 간 가교역할을 담당했던 김씨가 올해 6월 이후 용인시와 연락을 끊었고 루마니아와의 협력도 모두 중단됐다. 센터가 OHD 한국지사 간판 게시 요청을 거부하자 연락 두절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은 사실은 지난달 28일과 5일 용인시의회 경제환경위원회의 농업기술센터에 대한 행정사무감사에서 드러났다. 
윤원균 의원은 “이해 당사자인 원예화훼농가들과 소통 없이 무역업자만 믿고 수천만원을 들여 국외공무여행을 떠난 데다 협약과정에 담당부서를 배제한 채 진행한 뒤 일방적으로 사업을 지시한 것에서 문제가 발생한 것”이라며 “기관 간 협약을 맺고 사업을 진행하는데 어떻게 무역업자에 의존하려고 했는지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 가교역할을 했던 김씨가 사업성이 없다고 판단하고 연락을 끊자 사업을 하지 않을 수 없어서 부랴부랴 국내 기술원으로 발길을 돌렸다”고 시의 주먹구구식 행정을 비판했다.

한편, 용인시가 지난해 2월 국내 화훼수출 무역업체인 ‘오르히디아 디자인(OHD)’, 한국묘목협동조합, 시행사인 티앤엠개발산업㈜ 등과 체결한 ‘용인 한국원예유통단지 조성 및 원예유통시설 설립 MOU’와 용인화훼유통시설 추진을 위한 용인시-힐베르다 데 보어-OHD 간 업무협약도 개발행위허가 취소 이후 사업시행자의 자본금 미확보로 사업이 중단됐다. 

시는 지난해 5월 개발행위허가를 내줬지만 토지적성평가지침상 상수원보호구역 1km 이내에는 도시관리계획을 입안할 수 없다(토지적성평가 대상으로 입안 불충족)는 국토부 의견에 따라 올해 9월 개발행위허가를 취소했다. 이 협약 과정에도 루마니아 종자연구소 협약 당사자로 참여했던 OHD 김모 대표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돼 용인시가 특정인에게 놀아난 게 아니냐는 비판까지 나오고 있다. 

경제환경위원회는 5일 행정사무감사에 대한 강평에서 투자유치과에서 MOU 체결을 위해 추진한 공무국외여행과 관련한 모든 사항에 대해 시 감사관에 특별감사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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