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로 출근해 막차 때까지 준비했어요”

제 8대 용인시의회가 지난달 27일부터 2018년 행정사무감사에 돌입했다. 2조원을 훌쩍 넘긴 용인시 살림살이가 잘 됐는지, 인구 100만명에 맞는 행정을 펼치고 있는지 8대 의회가 얼마큼 화력을 발휘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매년 저마다 행감을 준비했다지만 막상 뚜껑을 열면 별반 달라질게 없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역대 최다인 29명으로 구성된 제 8대 의회도 임기 시작 4개월여만에 맞은 행감을 맞아 각 상임위별로 분위기를 고조시키기 위해 질문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핵심을 찌르는 질문은 듣기 힘든데다 준비 미흡으로 ‘소리만 요란한 질문’도 어렵지 않게 들린다.

올해 행감이 막바지에 이른 가운데 경제환경위원회에서 활동하고 있는 명지선 의원이 관심을 받고 있다. 공부를 통한 날카로운 질문이 이어졌다는 평과 함께 말이다.

초선으로 첫 행감에 임한 명 의원은 배운다는 자세로 준비해 왔단다. 결과적으로 명 의원의 이 같은 계획은 지켜지지 못했다. 행감 기간 내내 명 의원은 자료를 바탕으로 한 질문공세를 이어갔다.

지난달 27일 열린 일자리산업국 대상 행감에서 명 의원은 중장년 취업지원사업 등 위탁 교육이 종료된 후에도 철저한 사후관리를 통해 대상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방안을 마련해달라고 요구했다. 특히 장애인 일자리 정착의 한계에 대해 지적하며 대책을 요구하기도 했다.
다음날인 28일 진행된 농업기술센터 행감에서는 사전 준비가 미흡했던 원예육종 관련 사업에 대한 재검토를 통해 향후 사업 진행 시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 줄 것을 요구했다.

또한, 곤충 관련 사업 진행 시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해 많은 사람들이 접촉하도록 유도해 관련 산업의 확대 방안을 강구해달라고 말했다.
지난해 용인시가 제출한 각종 근거를 바탕으로 한 명 의원의 지적에 집행부는 대책 마련을 약속할 수밖에 없었다. 차분한 요구가 거친 질타보다 강한 효과를 내고 있는 셈이다.

수개월 동안 동료 의원과 함께 자동차로 등원해오던 명 의원은 행감을 앞두고 최근부터는 버스를 타고 출퇴근을 하고 있다. 7시가 조금 넘은 시간 자택에서 나와 버스를 타고 직장인 용인시의회에 도착하면 얼추 9시가 된다. 애초 올해 행감에서 집중적으로 추궁하겠다고 벼른 사안도 있었지만 그래도 공부한다는 자세로 두루두루 준비했다. 수백쪽에 이르는 자료집을 훑고, 궁금한 점은 동료의원과 공무원을 찾아 묻고, 다른 자료도 참고했다. 

“(신문에 실릴 만큼 행감에서 활동을 하지 못한 듯한데)최선을 다해 준비는 했어요. 초선인데다 아직 많이 몰라 배운다는 자세로 임하려 했죠. 하지만 자료를 보고 공부를 하다 보니 문제가 될 수 있는 부분이 눈에 보였고, 또 대책이 시급한 것들에 대해서는 목소리를 내야겠다고 판단했어요”

명 의원은 밤 9시가 넘으면 퇴근 준비를 해야 됐다. 행감을 앞두고 정해진 기간 내에 각종 자료를 검토하는 것은 시간과의 전쟁이었지만 불가피하게 사무실을 나서야 했다. 막차 시간이 다 됐기 때문이다. 

“모든 동료 의원분들도 다 행감 준비를 많이 하셨는데, 저는 버스로 출퇴근을 하다 보니 막차 시간에 맞춰 퇴근할 수밖에 없었어요. 그나마 비례 대표로 의회에 입성해 지역구 의원님들 보다는 상대적으로 시간이 있었죠. 이 시간을 이용해 행감을 더 준비할 수 있어 다행이라 여겨요. 임기 동안 4차례 행감이 열리는데 매년 더 나은 모습으로 대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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