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유치원 지켜달라” 폐원 반대 호소
교육청 “용인 한 곳 폐원 신청, 두 곳 추진 중”

수지구 상현동 한 교회에서 A유치원 학부모들이 피켓을 들고 “폐원 반대”를 외치는 시위를 하고 있다.

광화문에서 한국유치원 총연합회의 반발 집회가 있었던 지난달 29일 오후 7시. 수지구 상현동 한 교회 앞에는 A유치원 학부모들이 피켓을 들고 모였다. 부모들은 아이들과 함께 한목소리로 “유치원 지켜주세요” “폐원 반대”를 외쳤다. 일주일 전 유치원 측에서 가정사를 이유로 돌연 폐원 의사를 밝혔기 때문이다. 

2006년 설립된 A유치원은 185명 규모 대형 유치원으로 학부모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용인교육청 특정감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아 이번에 공개된 감사 결과 명단에도 없었다. 학부모들은 2주 전 5세 신입생 한 명이 들어오는 등 폐원에 대해 전혀 눈치 채지 못했다며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5세 아이 부모인 정모 씨는 “긴급 면담 때 엄마들이 모두 놀라 눈물을 흘리기도 하고 반발하기도 했다”면서 “아이들을 인근 사립유치원에 보낼 것을 종용하더니 이제는 폐원 동의를 다 받지 못해도 진행하겠다고 했다. 원장은 병원에 입원했다며 면담 이후로 볼 수 없는 상태”라며 답답한 마음을 토로했다. 정씨는 “이후 유치원 알리미 앱을 통해 원장의 남편이라고 밝힌 사람이 원장 대행으로 학부모들에게 공지를 하고 있다”면서 “엄연히 교육기관인데 친인척이 중요한 사항에 대한 공지를 한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덧붙였다.

본지는 폐원에 대한 입장 확인을 위해 현장을 방문했지만 A유치원 측은 ‘언론대응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만 밝혔다.
시위 자리에는 도교육청 유아교육과 유아교육정책기획담당 최진숙 장학관이 참석했다. 최 장학관은 이 자리에서 “학부모와 유치원, 교육청이 참석하는 학부모 총회와 함께 이재정 도교육감과 학부모 간 면담 추진하겠다”면서 “유치원이 무단 폐원을 강행할 경우 인근 국공립유치원에 전원 수용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하고 원거리의 경우 통학버스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처음학교로에 참여하지 않은 지역 대부분 유치원들이 입학생 모집을 미루고 있는 가운데 일부 유치원 폐원 추진 소식에 부모들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부모들은 “우리 지역엔 폐원하는 유치원이 없느냐”며 확인하는 글을 SNS에 올리는가하면 “용인 유치원들이 입학생을 모집하지 않는 이유는 놀이학원으로 전환을 검토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소문까지 돌고 있다. 실제 기흥구 한 유치원의 경우 7세반을 놀이학원으로 전환하는 안을 학부모들에게 제시했다가 반발로 철회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용인교육지원청 관계자는 “학원으로 전환은 폐원 신청 후 가능하다”면서 “폐원 신청이 한 곳만 들어왔고 나머지 두 곳은 학부모 민원을 통해 파악하고 있다. 놀이학원 전환 움직임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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