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부 사립유치원이 국비를 횡령한 사실이 들통 나면서 전국적으로 시끌하다. 국비 횡령도 문제지만 이보다 원생 또래 자녀를 둔 부모들은 오히려 유치원이 이를 이유로 문 닫으면 어쩌나 하는 걱정에서다.

이때에 맞춰 또래생을 돌보는 또 다른 축인 어린이집이 믿고 볼 낼 수 있는 보육기관이라고 적극 홍보하고 있지만 부모 심정은 대동소이다. 부모 손을 떠나면 제 아무리 정평난 기관이라 해도 자녀에 대한 불안감을 숨길수 없다. 불안감은 실제 뼈아픈 사고로 이어지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이에 용인을 거점으로 자생적으로 운영되는 공동육아 현황을 3회에 걸쳐 싣는다.

아이를 보육‧교육 기관에 맡겨야 하는 부모들의 심정은 한 치 오차도 없이 같다. 하지만 현실에서 24시간 자녀를 돌볼 수만은 없다. 이를 위해 수년 전부터 공동육아가 대안으로 떠오르더니 최근에는 다양한 형식으로 지역 곳곳에 뿌리를 내리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공동육아 핵심은 아이가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 역할은 단지 부모가 전담하는 것이 아니라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국가나 자치단체, 나아가 지역 공동체가 함께 한다는 의미가 담겼다.

일반적으로 공동육아는 국가 지원 하에 비슷한 상황에 있는 맞벌이 부부나 기업이 공동 육아 어린이집을 만들고, 부모가 직접 참여해 교사들과 함께 자치적으로 운영하는 육아 형태를 띤다. 용인시가 올해 양성평등기금을 공모해 진행한 공동육아모임 지원사업도 여기에 해당된다. 용인에서도 이 사업에 40여가정이 참가할 만큼 관심이 뜨거웠다.  

공동육아는 기존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에 비해 부모가 교육과 보육에 적극적인 참여를 요구하며 또한 부모들의 참여율도 상대적으로 높다. 특히 이웃과 친밀한 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해 공동체 구성원 간에 유대 관계를 이룰 수 있도록 한다.

참여 가족들은 보육 문제를 해결하고 가족 간의 관계를 좋게 함으로써 가족 복지를 실천할 수 있고, 이웃과 더불어 조화롭게 살아갈 수 있는 능력을 기를 수 있다.

하지만 상당수 공동육아 형식이 어린이집 형식을 빌려 진행되지만 일부에서는 다른 모델도 제시하고 있다. 맞벌이 부모들의 최대 고민인 육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비슷한 처지의 삼십 대 맞벌이부부들이 뜻을 모아 실험적인 공동육아 터전을 만들었다.

이른바 ‘귀가 후 공동육아’도 한 사례다. 지리적 한계로 어린이집을 만들어 공동 이용이 힘든 일부 부모들이 귀가 후 공동육아를 진행하는 것이다. 이 같은 사례는 시경계 지역에서 빈번히 일어나고 있다.

실제 수지 영통과 흥덕 일대에 위치한 아파트 단지에서는 이 같은 형식의 공동육아가 제법 인기를 얻고 있다. 이들은 가정을 순회하며 정기적인 모임을 가지는가하면, 육아 참여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아빠’들을 위한 취미 모임을 운영하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부모들이 가진 재능을 허투루 허비하지 않기 위해 재능기부 활동도 펼치고 있다. 아이를 중심을 만들어진 사회적 가족이 구축된 셈이다.

이 공동육아에 참여하고 있는 기흥구 영덕동 한재호(36‧남)씨는 “처음에는 너무 많은 것을 공유하려해 부담됐고, 종교단체가 아닌지 의심도 했는데 6개월 여동안 활동하면서 너무 만족하고 있다”라며 “아이는 다양한 체험을 안전하게 하고 부모 입장에서는 신뢰를 가지고 마음 편히 기다릴 수 있다”라고 장점을 말했다. 한 씨는 지난달에는 아빠들만을 위한 합창단에서 생애 최초로 가족들이 보는 가운데 장기자랑을 하기도 했단다. 

공동육아에 참여하는 부모들의 의견은 다양하지만 이들 의견을 하나로 모으면 ‘좋다’로 귀결된다. 그만큼 만족도가 높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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