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농촌, 단촐한 도시

○…올 시민의 날 체육대회에서는 그 어느때보다 화려한 입장식이 펼쳐져. 축포와 꽃가루, 팡파르 등 축제 분위기를 돋우는 소품들과 함께 22개 읍면동별로 특색을 살린 각종 아이디어가 등장해 눈길. 농촌지역에서는 특산품을 홍보하는 현수막을 부착한 차량과 원두막 수레를 동원하는가 하면 전통의상을 입은 꼬마 신랑 신부가 본부석에 큰절을 올리기도. 관복을 입은 채 말을 타고 포부도 당당하게 등장한 한 참가자는 말이 관객의 환호에 놀라 전진을 못하자 끝내 말을 모시고(?) 행차.

농촌지역에 비해 수지 등 도시지역은 선수들만이 단촐하게 입장해 대조. 이번 입장식에서는 10여개 동물과 농산물 캐릭터로 온 몸을 분장하고 지역의 특산물인 포도와 복숭아를 내빈들에게 대접한 백암면이 입장상 1위를 수상.

말 탄 장수 시가지 점령

○…용인 5일장이 선 30일 김량장동 시내 한복판 도로에 말탄 장수들이 무리지어 나타나자 시민들의 시선이 집중. 알고보니 처인성 전투 승첩사를 재현한 퍼레이드. 이와 함께 고적대 취타대 등이 함께 길놀이에 나서 따뜻한 가을 햇살을 맞으며 시내 구경에 나선 시민들에게 또다른 즐거움을 주기도.

행사장 추태 연출 여전

○…행사가 진행된 마평동 종합운동장 주변은 읍면동에서 설치한 간이식당포장들과 상인들의 호객행위로 북적. 대낮부터 거나하게 취한 관객들의 목소리가 높아지며 추태를 연출하기도. 상인들 가운데서는 화투패를 앞에 놓고 시민들의 주머니를 털어 한 몫 잡으려는 도박꾼들도 종종 눈에 띄어. 그러나 이를 단속하는 사람은 없어. 수준 높은 문화행사 진행을 위해서는 주행사 뿐만 아니라 주변단속에도 만전을 기해야 할 듯.

문화예술행사는 찬밥신세

○…올해에는 시민의 날 체육행사와 용구문화예술제 행사가 종합운동장 한 곳에서 치러지는 웃지 못할 일이 벌어져 용인문화원과 예총 등 문화예술관계자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여기저기에서 터져나왔는데. 평일 낮에 열린 한복맵시대회는 참가자들이 예년의 3분의 1수준에 그쳤고 관객들도 적어 전야제 첫 행사부터 불길한 예감이 들기 시작. 결국 저녁시간과 체육행사 끝난 시간을 제외하고는 관객들의 발길이 상대적으로 뜸해 용구문화예술제가 시민의 날 부대행사로 전락했다는 푸념.

급기야 문화예술 행사를 주관한 예총은 농악경연대회가 끝난 뒤 타악 퍼포먼스 ‘들소리’공연이 22개 읍면동에서 틀어놓은 앰프와 응원소리 때문에 제대로 공연이 이뤄지지 않자 응원 자제를 요청하는 낯뜨거운 광경이 목격되기도.

“이게 시민 화합의 장입니까?”

○…용인시민들의 대화합의 장을 마련한다는 취지아래 열린 시민의 날 체육행사. 하지만 읍면동 대항으로 인한 경기과열과 순위에 집착한 일부 읍면동은 시민의 날을 위해 주소지를 이전하거나 선수를 사오는 등의 편법을 동원, 관계자들의 따가운 시선을 받았는데. 대회 마지막 축구에 시상식 전 한 시민은 이우현 시의장과 공무원, 체육회 관계자 등이 지켜보는 가운데 “돈을 주고 선수를 사오는 게 축구냐, 시민화합을 내세우는게 부끄럽지 않느냐”고 강한 불쾌감을 표시, 순간 관계자들을 긴장시키기도.

몇몇의 선수를 데려왔다는 한 면의 관계자는 “돈으로 순위를 살 수 있는 시민의 날 행사에 대해서 뭔가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일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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