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임 요구에도 견딘건 법 지키기 위한 몸부림"

 

취임 인터뷰 이후 딱 1년 만에 다시 만난 김재일 초대 2부시장은 퇴임을 이틀 앞두고 있었다. 애초 임기보다 1년 앞선 것이다. 
임기를 채우지 못한 초대 부시장이란 평가가 불편할 법도 한데 김 전 부시장은 덤덤했다. 하지만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한 과정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끝까지 숨기지는 않았다. 

“새로운 시장 입장은 이해한다. 지도자가 바뀌면 정무직에 임용된 사람도 같이 나가는 것이 관행이었다. 하지만 나름 논리가 있었다. 임기 2년이라는 것을 확인하고 응모했다. 이는 법제처 조항으로 보장된 것이다. 절반의 성공이라고 본다”

특히 퇴임을 앞두고 업무 공간 앞까지 찾아와 사퇴 촉구 시위를 한 일부 시민들의 행위에 대해서는 단호했다. 
“나가라며 한 3주 동안 시위까지 했지만 버텼다. 밖에서 보면 (직위를)던지고 나가지 치사하다는 견해가 있을 수 있다. 법은 있는데 지켜지지 않았다. 3개월을 버틴건 있는 법을 실효성 있게 현실적 제도로 정착시키려는 몸부림이었다. 공직자들도 그렇게 이해해주리라고 생각했다. 1년을 채웠다는데 의미를 둔다” 

임기 시작 직후 퇴임할 때 정직한 사람으로 남고 싶다는 포부를 밝힌 김 부시장. 임무 마무리를 앞두고 자체 평가에서 후한 점수를 줬다. 업무 특성상 유혹이 많은 자리임을 감안하면 한 치의 흔들림도 없었고, 전임 시장이 퇴임 후 법정행이라는 악습을 끊는데도 나름의 역할을 했다는 이유에서 70점을 줬다. 

7일부로 업무를 시작하게 된 후임 제2부시장에게도 당부의 말을 이었다. 행정 속에 소신을 녹일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제2부시장이라는 자리는 고도의 전문성이 필요한 업무를 한다. 부시장 자리를 해보니 전문성도 있어야 하고 소신도 중요했다. 특히 그 소신을 관철시키려고 고집을 피우다 보면 전체 그림이 망가질 수 있다. 행정 속에 녹아 들어가야 된다. 소신만 관철하려고 하면 안 된다. 부시장직을 시작하기 전부터 생각했던 부분인데 실제 경험해보니 맞았다” 

난개발 저지를 핵심 기조로 하고 있는 백군기 시장에 대해서도 충언을 남겼다.
“용인시 발전 단계로 볼 때 지금쯤에는 난개발을 방지하고, 자연친화적인 개발에 중점을 둘 때가 됐다고 본다. 난개발 방지를 걸고 당선된 만큼 주민 의지를 정책에 스며들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하지만 난개발 개념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다. 때문에 난개발 정의, 규정 기준 범위 같은 것들이 제시해야 할 것이다. 기업 유치 정책도 굉장히 필요하다. 일자리, 지역 성장을 위해 필요하고 적극적으로 추진돼야 한다. 시정 철학에 맞춰 난개발 방지도 중요한데 그것 때문에 기업유치가 위축되면 안 된다”  

김 전 부시장은 함께 한 공무원에 대한 칭찬과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공무원에 대해서는 경직됐다는 선입관이 있었다. 와서 함께 일해 보니깐 엄청나게 일을 열심히 했다. 그야말로 몸을 던져서 일하는 모습을 발견했고 그전에 가진 부정적인 인식이 많이 바뀌었다. 다만 새로운 것을 개척하는 것에 있어서는 상당히 두려워하고 귀찮아하는 속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김 전부시장은 퇴임 후 2주여간 전국을 돌며 그동안 만나지 못한 지인들과 시간을 보낼 예정이란다. 특히 10년 넘도록 해온 청소년 관련 사업도 꾸준히 이어갈 생각이란다. 그리고 1년 간 부시장직을 하며 얻은 인맥과 공직사회의 흐름을 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방법도 모색해 보겠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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