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 자연을 담는 작가 서해창은 용인 마을 곳곳은 물론 경기도 전역을 돌며 아름다운 풍경을 화폭에 담아왔다. 한국미술협회 용인지부 전신인 용인미술인회 주역이자 1997년 용인미협 초대 지부장을 역임하며 지역 문화계에서 굵직한 역할을 해온 인물로도 유명하다. 서 작가는 특히 태성중고등학교 교사 출신이라는 특이한 이력이 있다. 30여년 근무한 태성고등학교에서는 미술부를 이끌며 지역 미술계를 대표하는 제자들을 다수 배출하기도 했다.

“교사로 재직하면서 작품 활동을 한다는 게 쉽지 않아요. 주말에도 나가지 않고 작업을 하고 방학 때는 정말 그림에만 몰두했죠. 제 작품엔 특히 눈밭을 그린 풍경이 많아요. 긴 겨울 방학이 제게는 작품 활동하기에 가장 좋은 시기였기 때문이에요.”

고독과의 싸움이었다고 했다. 조용하고 차분한 성격과 작품에 대한 열정으로 비롯된 그 싸움은 지금의 ‘서해창’을 만들어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작가 초기, 대상을 보이는 대로 솔직하고 진솔하게 담아내려 노력했다면 중후반 작품엔 서 작가만의 예술성이 첨가되기 시작했다. 사실 그대로만 그리는 조형 방식이 아닌 작가 나름의 신념과 생각을 담아 재구성하는 신중한 붓질은 그의 작품이라면 느낄 수 있는 특유 편안함을 내어놓는다.

“아름다움은 조화로움에서 표출되죠. 모든 예술이 그렇듯 음과 양, 흑과 백, 높고 낮음 등 서로 상반된 것들이 조화를 이루고 어울리도록 화폭에 담아야 해요.”

사회도 마찬가지 아닌가. 지역과 지역, 빈부, 남녀노소 불문하고 하나의 질서 안에 화합하는 모습이야말로 우리가 꿈꾸는 세상이다. 예술은, 그리고 그림은 그런 희망을 담는 하나의 공간이 아닐까.

작가의 그런 고민이 담긴 작품이기에 서 화백의 그림은 하나같이 평온하다. 그의 그림을 보고 있노라면 대중은 삶의 무게나 고민을 잠시 내려놓고 싶어진다. 그저 그림 속 그 풍경에 들어가 잠시 걸음을 멈추고 가만히 서서 쉬게 된다. 작가의 의도가 고스란히 그림으로 전해지는 순간이다.

서해창 작가는 2015년 교사 퇴직 이후 그 어느 때보다 작품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최근엔 그간 도전하지 못했던 추상화도 본격적으로 그리고 있다. 정돈된 느낌의 이전 작품과 대조적인 자유분방한 작품들이 지금의 그의 삶을 보여주고 있는 듯하다.

“모든 예술 분야가 마찬가지겠지만 화가들의 삶은 늘 도전의 연속이고 혼자만의 싸움이 아닐까요. 요즘 도전하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용인 미술계를 이끌어온 주역인 만큼 지역 문화에 대한 깊은 애정도 드러냈다.

“시립미술관에 대해 장기적인 안목으로 접근했으면 좋겠습니다. 지역 작가들이 언제든지 작품 활동을 하고 전시회를 열 수 있어야 시민들도 더 수준 높은 문화생활을 누릴 수 있을 거예요. 100만 용인에 걸맞은 멋진 미술관 건립에 온 시민이 기대와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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