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공립시설 확충 교육청 의지 부족 지적
“병설형 단설유치원 설립 학교가 나서야”

2020년 개원을 목표로 추진 중이던 지석초등학교 병설형 단설유치원(이하 지석유치원) 설립이 학교와 학부모들의 반대로 지난 8월 취소된 것으로 확인됐다. 단설유치원 확충 목소리가 높은 상황에서 교육당국이 병설형 단설유치원 설립을 무리하게 추진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병설형 단설유치원은 초등학교 일부 시설을 공유하거나 학교 부지 내 유치원 건물을 세워 만드는 국공립유치원을 말한다. 학교 교장이 원장을 맡는 병설유치원과는 다르게 관리·운영하는 유치원장이 따로 있다.

지석유치원은 지난해부터 10개 학급 176명 정원으로 계획돼 올 초 총 90억원의 설립 예산이 경기도교육청 재정투자심사까지 통과한 상태였다.

학교 측은 지역위원과 학부모 의견 수렴을 거쳐 전체 학부모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70% 정도가 학교 내 단설유치원 설립을 반대했다고 밝혔다. 지석초 권순영 교감은 “학교 구조상 단설유치원이 생기면 차량이 드나들거나 주차할 공간이 부족해 안전에 위협을 받을 수 있고 급식소와 운동장 역시 함께 사용해야 했다”면서 “현재 병설유치원 3학급이 운영되고 있지만 원생이 다 차지 않아 단설이 지어져도 충원이 어려울 것 같다는 의견도 있었다”고 말했다.

지석유치원은 당초 학교 측이 먼저 단설유치원 설립을 신청해 추진돼 왔다. 용인교육지원청은 용인 내 단설유치원은 현재 1곳뿐으로 확충 목소리가 높은 상황에서 여건상 새로운 부지에 유치원 건물을 짓는 방식이 어렵다고 보고 기존 초등학교 유휴공간에 단설유치원을 설립하도록 학교를 물색해 왔다. 이런 상황에서 지석초가 단설유치원 설립을 신청해오자 교육청이 확인과정을 제대로 거치지 않고 무리하게 설립을 추진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도교육청에서 관련 예산이 통과되는 등 주요 단계를 거치고 있는 상황에서 뒤늦게 전체 학부모 설문조사를 통해 반대 의견이 모아졌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때문에 기존 초등학교 유휴 교실을 활용해 단설유치원을 건립하는 방식이 예산의 부담은 줄일 수 있지만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는 만큼 학교나 교육당국 차원에서 이를 대체할 대안이나 설득과정이 필요했다는 지적이다.

용인교육지원청은 이에 대해 지석유치원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학부모와 지역 주민 의견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점을 인정했다. 교육청 관계자는 “지석초등학교 측에서 먼저 단설유치원 설립을 신청해왔고 교육청 차원의 의견 수렴 절차 없이 추진을 진행했던 것은 사실”이라며 “현재 단설유치원 설립이 가능한 다른 초등학교를 찾고 있다. 이후에는 학부모 등의 의견 수렴 과정을 충분히 거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용인시민교육포럼 원미선 대표는 “공보육시설 설립은 용인에 매우 중요한 문제”라면서 “이번 지석유치원 사례가 마치 전체 병설형 단설유치원에 문제가 있는 것처럼 비춰지지 않았으면 한다. 단설유치원 확충 필요성에 지역사회의 충분한 공감대 형성이 필요하고 공교육기관인 학교는 이에 적극적인 의지를 보이는 것이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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