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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노위 화이트의 ‘Midnight Blues’
  • 정재근(음악평론가)
  • 승인 2018.10.22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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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깝고도 먼 나라라는 말이 있습니다. 딱! 이웃에 있는 일본을 두고 한 말인데, 좀 예쁘게 봐주고 싶어도 요즘 일본 정부가 우리나라에 하는 짓을 보면 정말 얄미워 견딜 수가 없습니다. 아니 저들이 우리한테 한 짓이 분명한데도 끝끝내 그것을 인정하지 않습니다. 더구나 우리 땅까지 슬금슬금 엿보면서 적반하장으로 우기는 경우가 부지기수잖아요. 아이고 참. 그런 일본이 대지진이나 쓰나미로 큰 피해를 입었을 때 얼마나 많은 우리 국민들이 안타까운 마음을 가지고 십시일반으로 온정의 구호성금까지 내고 그랬는데요. 그 은혜를 모르고 저리 행동을 하다니 방법만 있다면 그때 우리 국민들이 낸 구호성금을 다시 돌려받고 싶어집니다. 뭐 반환소송 그런 거 안될까요? 하 하. 여하튼 새삼 ‘일본에게 당했던 과거의 일들은 분명히 기억하고, 반성하며 현재와 미래에는 다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겠다.’ 라는 다짐을 다시 한 번 하면서 살짝 운전대를 옆으로 틀어봅니다.

이렇게 생각하거나 이야기를 하기도 편안하지 않은 일본이 말없이 부러웠을 때가 있었습니다. 한참 팝 음악에 빠져서 밤낮없이 음악을 듣고 팝송 관련 서적을 뒤적거리던 고등학교시절이었지요. 우리나라에는 그때까지 클리프 리차드가 한번, 레이프 가렛이 또 한 번 와서 공연했는데, 세계적인 가수를 눈앞에서 처음 보는 일부 관객들의 과도한 감격 표현이 되풀이되는 용감무쌍한 반응으로 ‘앞으로 이런 공연은 하지 말아야 한다’는 등의 된서리를 맞았을 때였습니다. 그러나 그때 일본은 부도깡이라고 불리는 실내체육관에서 허풍을 조금 섞으면 사흘이 멀다 하고 잡지나 AFKN의 흑백방송을 통해서나 볼 수 있었던 그야말로 쟁쟁한 그룹이나 가수들의 공연이 줄을 이었지요. 특히나 딥 퍼플을 위시한 하드록 그룹이나 에릭 클랩튼 등의 분위기가 팍팍 느껴지는 가수들의 일본 공연 실황소식을 팝송전문잡지를 통해 알게 되고, 시간이 지나 실황앨범을 구해서 듣게 되면 그 속에서 함께 묻어나오는 일본 관중들의 뜨거운 반응이 얼마나 부러웠던지요. ‘우리나라에서 이런 공연이 열리지 않는 이유는 일본보다 잘 살지 못해서일 것이다. 그래서 외국 그룹들이 돈이 안 되니까 오지 않는 것일 거다.’ 라는 나름의 자책을 하면서 부러움을 이기지 못했답니다.

요즘에는 일본이나 우리나라나 공연하는 뮤지션들의 면모가 별 차이 없는 것을 보면 정말 격세지감이지만.(하 하)

그런데 우리나라보다 특별히 일본에서 더 인기를 끄는 뮤지션들이 더러 있는 모양입니다. 우리나라도 일본보다 더 인기를 끄는 외국 뮤지션들이 있는 것처럼요. 아무래도 우리나라보다 재즈나 블루스 분야가 더 사랑을 받고 있는 나라이다 보니, 우리에게는 생소한 이름의 뮤지션이 일본에서는 두터운 마니아 층을 형성하는 경우가 간혹 있습니다. 그 중 한 명이 지극히 감성적이며 블루지한 연주로 정평이 나 있는 스노위 화이트(Snowy White)예요.

혹시 1990년에 있었던 베를린 장벽 붕괴를 기념하는 역사적인 공연 ‘The Wall’을 기억하는 분이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바로 그 공연에서 높다란 베를린 장벽 위에서 반 모리슨(Van Morrison), 브라이언 아담스(Bryan Adams)와 함께 인상적인 솔로 연주를 했던 기타리스트가 바로 스노위 화이트입니다.

영국 태생의 스노위 화이트는 11살 때 생일선물로 받은 기타에 푹 빠졌던 모양입니다. 사실 그 무렵에 받은 선물들은 대부분의 사람들도 두고두고 생각나는 귀한 선물이 되지요. 그 선물로 받은 기타로 음악 세계에 관심을 갖게 된 그는 어린 시절 클리프 리처드를 좋아하고 새도우스의 기타 연주를 따라 하며 보통의 아이들처럼 대중음악에 빠져 지내며 살았답니다. 어느 날 존 메이올&블루스브레이커스의 음악을 듣게 됐답니다. 그리고서는 ‘아! 이런 음악도 있었구나’ 하는 감탄에 블루스에 깊이 빠져들기 시작했지요.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에릭 클랩튼의 열광적인 팬이 됐고, 당연히 그를 흉내 내면서 블루스 연주자가 되는 꿈을 키우게 됐습니다. 여러 그룹들을 접촉하며 별 반응이 없는 미미한 상태로 연주활동을 하며 무명생활을 보내다가 결국에는 당시 세계 팝 무대의 절대적인 존재감을 과시하던 세계적인 그룹 핑크플로이드의 세션 생활을 하며 주목을 받게 됐습니다.

역시 사람은 큰물에서 놀아야 한다니 깐요. 그룹 씬 리지(Thin Lizzy)의 필 리뇻의 눈에 들게 되지요. 그래서 한동안 씬 리지의 멤버로 활동하게 되는데, 이 그룹에서의 활동은 몇 년 못 가서 종지부를 찍게 됩니다. 워낙 그룹 성격이 파워풀한지라 스노위 화이트 본인도 강력한 하드록 기타리스트로서 이미지가 강했기에 ‘뭔가 잘못 가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던 모양입니다. 그래서인지 솔로로 전향해 자기가 싶었던 부드럽고 화사한 블루스 연주를 하면서 편안하고 시적인 그만의 이미지를 만들게 되지요. 그러고 나니 마니아층이 형성되기까지 하면서 지금까지 본인만의 음악 세계를 꾸준히 펼치고 있는 중이랍니다.(아! 숨차다.)

스노위 화이트의 그런 이미지는 우리나라에서도 충분히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을 텐데, 아직 그를 아는 팬들이 많이 없다는 데 안타까움을 느낍니다. 이번 호에서는 그의 부드러움과 편안하고 시적인 이미지가 그대로 담겨있는 곡을 소개해 드립니다. 듣고 난 후에 평가 한번 해주시지요.

스노위 화이트-Midnight Blues 관련 동영상 https://youtu.be/6hJNGAOgFF8

 

정재근(음악평론가)  webmaster@yongin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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