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째 용인에 바다를 나르고 있는 식당이 있다. 차별화된 해초요리로 지역에서는 물론 타지까지 입소문이 제대로 나 있는 용인 맛집 ‘해초락(대표 정용권)’이다.

우뭇가사리 세모가사리 모자반 매생이 꼬시래기 등 해초는 해초락 음식의 주요 재료다. 해초는 요오드 철분 칼슘 칼륨 등 무기질이 다량 함유된 건강 식재료로 잘 알려져 있다.

흔하지 않은 식재료로 음식장사를 하게 된 것은 정용권 대표가 장사를 시작한 초창기 경험에서 비롯됐다. 삼겹살 식당을 운영할 때 상추쌈 대신 갈치속젓과 해초쌈을 내놓았는데 손님들 반응이 예상 외로 뜨거웠단다.

“요즘 식당들이 맛과 서비스로 경쟁을 한다면 저희는 그 둘에 ‘웰빙’을 더했어요. 아무리 맛있어도 건강에 좋지 않은 음식은 오히려 해가 된다는 생각이었죠.”

◇ 산지 직접 공수 ‘신선한 재료’= 정용권 대표는 먼저 ‘해초는 비리다’는 선입견을 깨기 위해 신선한 재료만을 쓴다는 원칙을 세웠다. 갓 잡아 올린 신선한 해초에서는 비린 맛이 아닌 바다 내음이 물씬 풍기는 건강한 맛이 날 수밖에 없었다.

해초락에 쓰이는 모든 해초는 전라남도 장흥 산지에서 일주일에 두 번 공수해온다. 정 대표는 바닷물이 깨끗하기로 유명한 장흥에서 품질 좋은 해초를 생산하는 거래처를 골라 한 번도 바꾸지 않고 거래를 이어오고 있다. 지금까지 재료 단가가 아무리 비싸도 깎아본 적이 없단다.

“품질이 조금만 내려가도 바로 전화를 합니다. 그만큼 재료의 신선도는 양보하지 않아요. 대신 가격을 내리지는 않았어요. 거래처와의 신뢰는 해초락의 가장 중요한 자산입니다.”

◇끊임없는 메뉴 개발은 해초락 성공의 키= 해초락은 해초보쌈, 해초비빔밥, 매생이 굴국을 메인 요리로 시작했다. 모두 정용권 대표가 개발한 차별화된 메뉴다. 정 대표는 이 3가지 기본 메뉴에 만족하지 않았다. ‘멍게 비빔밥’ ‘성게알 비빔밥’ ‘명란 아보카도 비빔밥’ 등 트렌드를 가미한 신메뉴를 끊임없이 추가했다. 시간과 장소 관계없이 심지어 잠을 잘 때까지도 음식에 대해 고민하고 또 고민한 결과다.

차별화된 메뉴는 해초락을 ‘손님이 직접 찾아와서’ 먹는 식당으로 만들었다. 90% 이상이 단골손님이고 그중 50% 이상은 서울, 분당 등 타지 손님이 차지할 정도다. 흔한 메뉴가 아니기에 한번 맛을 본 손님은 그 맛을 잊지 않고 일부러 찾아왔다. 두 시간 동안 지하철 타고 온 손님부터 장사 초기 임산부로 왔던 손님이 초등생이 된 아이를 데리고 지금까지 찾아오기도 한다.

물론 해초락도 여느 식당처럼 장사가 처음부터 잘 된 것은 아니었다. 낮 동안 인적이 드믄 빌라 단지 사이에 위치한 해초락은 안정기를 찾기까지 3년이라는 세월이 필요했다. 하지만 오히려 상대적으로 월세가 싼 B급 상권이라는 점은 안정될 때까지 버틸 수 있었던 배경으로 작용했다. 여기에 자신의 음식에 대한 정 대표의 강한 믿음이 있었기에 성장이 더딘 초기에도 꿋꿋이 장사를 이어갈 수 있었다.

“반찬 한 가지라도 정성으로 대접하겠다는 생각으로 콩나물, 어묵 같은 흔한 반찬은 올리지 않았어요. 직접 담근 매실장아찌, 샐러드 드레싱, 연근 초절임 등 철마다 새로운 반찬을 올렸죠.”

◇3대가 와서 즐기는 해초락= 맛과 서비스, 웰빙을 모두 사로잡은 해초락은 단체 손님이 많은 식당이기도 하다. 그날 그날 삶아서 육즙 가득히 내놓은 해초보쌈은 단연 인기다. 집안어른을 모시고 식사 대접을 하기에도 손색이 없는 메뉴 덕분에 3대가 나란히 앉아 식사를 즐기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단골손님 대부분이 한번 맛을 본 이후 가족이나 친척, 손님을 다시 한 번 데리고 오면서 단골이 되곤 한다.

“손님들은 단골집에 가면 항상 변치 않는 고유의 맛을 원하세요. 변치 않는 맛은 재료의 품질과 만드는 정성이 변함없어야 가능합니다. 요즘엔 반짝 뜨는 대박집은 없다고 봐요. 꾸준함, 한결같음이 필요해요.”

정용권 대표는 제2, 제3의 해초락이 전국 곳곳에서 문을 열게 되는 것이 꿈이다. 큰돈을 벌기 위해서가 아니다. 자신이 개발한 건강한 음식이 전국 어디에서나 맛볼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 가장 크다.

“유명 프랜차이즈는 초기 비용이 많이 들지만 수익은 많이 가져갈 수 없어요. 상대적으로 저렴한 기술전수 비용과 가맹비만 받고 6개월도 좋고 1년도 좋고 확실히 가르쳐드리고 싶어요. 대신 음식에 대한 강한 신념이 있는 분만 받겠습니다. 성공은 본인 하기에 달렸거든요.”

해초락 - 용인시 기흥구 동백동 622-9 (031-284-9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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