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가 6개월 금연 성공 기념으로 기흥구보건소로부터 받은 5만원 상당의 상품이 담긴 가방

1년에서 50일 정도 모자란다. 기자가 금연한 기간이다. 11개월 동안 45만원을 절약했다. 월 4만원 되는 보험 1년 치 비용을 절약한 셈이다. 여기에 한 달여 기간 동안 절약할 금액까지 감안하면 가족 외식 한 끼 비용도 충분히 나온다. 게다가 심장마비 사망 위험은 흡연자의 절반으로 줄어들었다고 하니 돈도 벌고 건강도 챙기고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한 개비 피우는데 소요되는 시간을 줄여 8일 가량을 벌었으니 그 시간은 가족을 위해 사용하는 것도 좋아 보인다.  

연초가 되면 으레 금연을 하겠다고 결심을 하는 흡연자가 많다. 기자가 금연을 하겠다고 기흥구보건소 금연상담실을 찾은 것도 지난해 연말경이다. 몇 명의 금연 도전자가 이미 상담실을 찾아와 있었다. 보건소에서는 몸속 니코틴 유무를 조사한 뒤 금연에 필요한 각종 소모품과 강한 의지를 부추기는 스티커 등을 지원했다. 필요하면 언제라도 보건소를 찾으라는 응원과 시시각각 격려 문자도 보내줬다. 

그렇게 6개월이 지나자 금연을 이어가고 있는 것을 축하한다며 금연 성공용 기념품을 준다는 내용의 문자가 왔다. 힘든 과정을 잘 버텨 왔다며 일종의 훈장을 주겠다는 것이다. 보건소가 준비한 기념품은 예상외로 고가다. 5만원 상당의 물품이 담겨져 있는 것이다. 실생활에 매우 필요한 것들이다. 매우 궁금하겠지만 금연 성공자만이 느낄 수 있는 쾌감이라 여기에 공개는 하지 않는다. 

금연해서 좋은 이유는 이것 뿐 아니다. 일상생활이 편해진다. 실제 용인시는 간접흡연 피해를 막기 위해 ‘용인시 금연구역 지정 및 간접흡연 피해 방지 조례’까지 제정했다. 이에 버스 정류소를 비롯해 도시 공원 등 2500여곳을 금연구역으로 지정하기도 했다. 금연구역에서 흡연할 경우 5만원의 과태료도 내야 한다. 그럼에도 금연자 수는 쉽게 늘지 않는다.

2017년 처인구 지역사회 건강조사 주요 건강지표 요약본을 보면 처인구 전체 인구 중 22%로 10년 전과 비교해 8% 가량 줄었다. 남자 흡연율 역시 같은 기간 55%에서 41%로 큰 폭으로 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같은 기간 수지구와 기흥구 역시 처인구보다 다소 낮은 수치를 보였지만 용인 전체 평균으로 따지면 2014년 발표된 ‘2013년 지역사회건강조사 통계’ 결과와 큰 차이가 없다. 그만큼 금연 인구 감소 추세가 더뎌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금연 일지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각종 앱. 기자의 금연 현황이 기록돼 있다.

실제 기흥구 보건소를 통해 확인한 결과 매년 2000여명 정도가 금연을 하겠다며 등록을 마친다. 하지만 이중 6개월 이상 금연에 성공하는 경우는 30%에 불과하다. 특히 이들 중 절반가량은 끝내 궐련 맛을 잊지 못해 재흡연자가 된다. 흡연자가 20% 수준에서 줄지 않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20년째 흡연을 하고 있다는 복호석씨는 “비공식적으로는 매년 금연에 도전하며 공식적으로 매번 실패해왔다. 몇 해 전 담뱃값이 많이 올랐을 때도 금연을 시도했는데 결국 두 달을 못 넘겼다”라며 “건강이나 경제적 여건을 생각하면 끊어야 하는데 쉽지 않다. 보건소나 전문기관 도움을 받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금연상담소 한 관계자는 “꾸준히 금연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처음에 찾아오는 분들에게는 금연껌 등을 무료로 지원하고 있으며, 필요할 경우 방문하면 추가 지원을 한다”라며 “문제는 잠시 금연했다가 중요한 게 아니라 계속 금연해야 하는데 중간에 다시 흡연하는 경우가 많다. 흡연 유혹이 생기면 금연상담소를 방문하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용인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