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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ying for Change 속의 ‘Stand by Me’

살다보면 생각지도 않게 구설수에 올라 험담을 듣고 모함을 받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것도 근거가 있는 험담이나 모함이라면 어쩔 도리가 없겠는데, 누군가에 의해 만들어지고 확대된 이야기로 그렇게 된다면 그 억울함은 이루 말할 수가 없을 겁니다. 

‘삼인성호(三人成虎)’란 말이 있습니다. 아무리 조작된 거짓말이라도 세 명이 말을 하고 있으면 사실같이 믿어지게 된다는 이야기지요. 유향(劉向)이 전국시대 전략가들의 책략을 모은 <전국책(戰國策)>의 ‘위책(魏策)’에 이 이야기가 실려 있는데, 옛 중국의 위나라가 조나라와의 전쟁에서 져서 태자가 볼모로 잡혀가게 됐는데, 그 수행원으로 가게 된 방총이라는 신하와 왕의 대화에서 나온 이야기이지요. 

방총이 왕에게 묻기를 “지금 누가 와서 저잣거리에 호랑이가 나타났다고 말한다면 믿겠습니까?”라고 하자 왕은 “믿지 않겠다”고 답합니다. “두 명이 말한다면 믿겠느냐”고 되묻자 “그건 생각을 한번 해봐야겠다”고 합니다. “그러면 세 명이 말한다면 믿겠습니까?” 하고 다시 물으니 “그 거는 믿겠다”라고 왕이 대답합니다. 그러니 방충이 이야기하기를 “사람 많은 저잣거리에 호랑이가 나타날 리는 없습니다. 그런데도 세 사람이 말이면 없는 호랑이도 만들어 지는 것입니다. 이를 경계해야 합니다” 라며 본인이 떠난 후에 생겨날 수도 있는 비방에 대해 믿지 말아달라는 고언을 왕에게 올리고 왕에게서 ‘그리 하겠다’는 다짐까지 받았습니다. 하지만 결국 그 예측은 들어맞아 나중에 태자는 돌아오게 됐지만 방총은 돌아오지 못했답니다.

옛날에도 그러했을 진데, 요즘은 정보의 흐름이 태풍이 가져온 홍수보다 빨라 거짓말도 세 명 이상만 거치면 그 말의 진위여부를 가릴 것 없이 받아들여지고 뻗어나가게 돼 걷잡을 수 없는 상황이 만들어지는 일이 비일비재합니다. 혹시 지금 근거 없는 험담과 모략으로 억울함을 겪고 있는 분이 있다면 ‘그 거짓을 만들고 퍼뜨리는 사람이 누구든 삶의 어느 지점을 지나고 있든, 언젠가는 그도 곁에 있어 줄 누군가를 필요로 할 것’이라는 위안의 말을 마음에 새기면서 견뎌내시기를 바랍니다. 노랫말로는 ‘거짓은 진실을 이길 수 없다’ 하고 종래에는 진실은 꼭 밝혀진다고 한들, 이미 그 거짓으로 얻게 된 상처가 깨끗하게 치유될 수 있을지 의문이긴 하지만 말입니다. 

여기 음악을 통해서 세상을 바꿔보겠다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음악을 통해서 세계를 평화롭게 바꾸는 것이 가능하다고 믿고 음악으로 세계를 잇는 문화운동을 하는 단체지요. 미리 말씀해 드리지만 종교와는 전혀 관련이 없는 곳입니다. 단체의 결성 동기는 우리가 흔히 보고 들어왔던 그런 것입니다. 그러나 그것을 실행에 옮기는 일은 쉽지 않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지요.

Playing for Change 속의 ‘Stand by Me’의 한 장면

영화 레인맨, 벅시 등에서 음악 연출을 했던 마크 존슨이라는 엔지니어 겸 프로듀서와 8명의 스텝이 세계 곳곳을 4여 년 간 여행하면서 세계를 음악으로 잇겠다며 공원에서, 골목에서, 광장에서 100여명이 넘는 거리의 뮤지션들을 만나 촬영하고 녹음한 작품이 몇 해 전 아주 큰 호응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우리가 평소 알던 그런 뮤지션들이 아닌 거리의 뮤지션들의 노래로 만들어졌기에 이 음악들은 기름기라는 것이 주욱 빠져있습니다. 녹음 장소도 시설이 아주 잘 갖춰진 스튜디오나 무대 위가 아니라 그냥 우리가 길을 걷다가 흘깃 둘러볼 수 있는 곳들입니다 그러다 보니 아주 담백한 맛의, 삶의 현장 속에서 느낄 수 있는 노래가 됐어요. 그래서 더 좋습니다.

이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실행한 마크 존슨은 아예 ‘Playing for Change’라는 공익재단까지 발족했다고 하네요.  이 재단에서는 무명의 음악가들을 통해 평화와 사랑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기부금과 앨범 수익금 등을 통해 아프리카 등 낙후지역에 음악학교를 설립하고자 한다고 하네요. 이런 일들을 생각이나 구상으로 그치지 않고 실행에 옮겼다는 점에서 우선 박수를 쳐줄 만합니다. 그런데 음악까지 뛰어나니 그야말로 금상첨화지요. 

이번 호에 들을 음악은 이 앨범 속에 있는 ‘Stand by Me’입니다. 이 곡은 ‘벤 이 킹’의 고전인데 동영상은 이미 유튜브에서 큰 화제를 일으키며 많은 사람들이 보고 감동했지요. 앞서 이야기했듯 ‘이 노래는 당신이 누구건, 살면서 어디로 가든지, 언젠가는 당신 곁에 있어줄 그 누군가가 필요하다고 말합니다’라고 캘리포니아의 거리악사 로저 리들리의 걸쭉한 목소리로 노래는 시작합니다. 그리고 각 나라를 돌아다니면서 무려 무명의 연주자 35명이 이 노래를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이어 부르게 되는데, 동시에 함께 부른 것이 아니라 각자 따로 부른 것을 기가 막히게 연출해 놓은 그런 앨범입니다.

몇 번을 보고 들어도 기가 막힌 그런 곡 ‘Stand by Me’를 혹시 마음에 얻은 상처로 억울해 하는 분이 계시다면 곁에 서서 함께 듣도록 하겠습니다. 저 말고도 당신 곁을 지키는 누군가가 지켜보고 있을 테니, 이왕이면 큰 화면으로 볼륨도 크게 해 놓고 말이지요.

Playing for Change의 ‘Stand by Me’ 동영상 보기
http://youtu.be/Us-TVg40ExM

정재근  webmaster@yongin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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