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민생 외면 본회의·상임위 보이콧
민주, 정치 상실·협치 의지도 안보여 
의장 리더십 생채기, 초선 불만속 눈치

다른 그림 찾기①- 본회의장5일 용인시의회는 임기 시작 처음으로 정례회를 열고 2017회계연도 결산 등의 안건을 다뤘다. 시의회 사무국이 제공한 사진에는 일부 공석이 보이긴 하지만 큰 공백이 보이지 않는다(사진 위). 하지만 본지가 정면에서 찍은 사진에는 자유한국당 소속 의원 전체가 불참해 텅빈 의회 현장이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다.

반쪽짜리 의회로 전락하며 안팎으로 비판을 받고 있는 가운데, 5일 개회한 용인시의회 제1차 정례회마저 파행 운영되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일방적인 원구성과 파행 책임을 물어 의장의 사과를 요구하며 두 달째 넘도록 월례회의는 물론, 본회의와 상임위원회의 등 일체 의회 운영에 참여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은 한국당과 협의에 적극 나서기보다 단독으로 회의를 진행하며 한국당 의원들의 참여를 압박하고 있는 모양새다.

정치와 협치가 실종된 용인시의회의 현재 모습은 정례회 첫 날부터 여실히 드러났다. 용인시의회(의장 이건한)는 5일 본회의장에서 제227회 제1차 정례회 개회식과 제1차 본회의를 열었다. 이날 본회의장에는 백군기 시장을 비롯한 집행부 간부 공무원과 시의원 27명 중 자유한국당 이선화(비례) 의원과 민주당 소속 의원 17명만 참석했다. 1차 본회의에 참석했던 이선화 의원은 조례안과 동의안 등을 심의하는 상임위원회의에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두 달 넘도록 의회가 파행되고 있지만 이 의장은 개회사에서 “시민들의 경제생활 현장에서 직접 발로 뛰며 의견을 구하고, 시민들이 풍성한 용인을 누릴 수 있도록 긴밀히 협조해 달라”는 당부의 말뿐 현 사태에 대한 사과나 설명은 없었다.
 

다른 그림 찾기②- 상임위 회의장6일 열린 용인시의회 도시건설위원회 회의실. 해당 상임위에서 활동하고 있는 민주당 소속 의원 전원과 같은 당 이재남 위원장이 착석해 회의를 진행중이다. 반면 개원 이후 파행을 겪고 있는 가운데 자유한국당 소속 의원들 자리는 비어있다.

반쪽 의회의 장기화에 일부 초선 의원들 사이에서 의장과 양당 대표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조금씩 나오고 있다. 이 초선의원은 “상임위 활동은 물론, 의원연구활동, 지역구 사업과 민원 등에 힘을 합쳐야 하는 하는데 언제까지 불편한 생활을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같은 지역구임에도 만나면 어색하고 이야기를 나눌 때도 눈치가 보일 정도가 돼 버렸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제는 민주당 의장으로서가 아닌 시의회 의장으로서 리더십을 보여줘야 할 때”라며 “더 늦으면 같은 당 의원들로부터도 신뢰를 잃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당도 속내가 복잡하다. 지금이야 민주당의 독주에 대한 비판이 적지 않지만, 무작정 회의 참여를 거부할 경우 자칫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일부 다선의원을 중심으로 명분이나 실리 없이는 회의에 참여할 수 없다는 입장에 무게가 실려 있다. 하지만 일부 초·재선의원은 “현 상태가 지속될 경우 시의회 전체에 대한 불신이 생길 수 있다”며 더 늦기 전에 의장과 양 당 대표가 꼬인 매듭을 풀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용인시의회 청사 내에 협치를 촉구하며 의장 사퇴를 요구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한국당의 한 초선의원은 “이젠 문제 해결의 열쇠는 양 당 대표가 아닌 의장이 쥐고 있다”면서 의장의 역할론을 주문했다. 그는 한국당 안에서도 서로 다른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이 문제를 더욱 꼬이게 하고 있다”며 “명분과 실리가 아닌 민생정치를 통한 신뢰회복이 필요할 때”라고 말했다. 시의 한 팀장급 공무원은 “현 상황을 보면 시의원들의 밥그릇 싸움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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