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시민신문
상단여백
HOME 오피니언
9월 9일 ‘장기기증의 날’을 아시나요?
  • 김용숙(법무법인 동천 법률연구소장)
  • 승인 2018.09.03 17:16
  • 댓글 0

2017년 6월 우연한 기회에 친구로부터 성당에서 있었던 장례식 이야기를 들었다. 친구는 처음부터 끝까지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단다. 알고 보니 고인은 20대 초반인데, 교통사고로 뇌사상태가 되었고 장기 기증을 통해 5명의 새 생명을 구했다는 이야기였다.

친구는 “그래서 나도 결심했어. 장기기증서약을 하고, 아이들에게도 기증동의를 하라고 미리 해 놓으려고 해. 육체는 자연에서 빌려 쓰는 건데 일부라도 필요한 사람에게 주고 가는 것이 맞는 것 같아. 그리고 돌려주려면 건강관리를 잘 해야겠어”라고 했다. 친구의 ‘자연에서 빌려 쓴다’는 말이 계속 머리에 맴 돌다 가슴에 와 닿으며 깊게 자리했다.

나는 그날 장기기증서약을 결심했고, 가족들도 서약에 동참했다. 고3 아들에게는 나중에 이야기하려고 했는데, 기회가 빨리 왔다. 아들에게 장기기증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하는데, 갑자기 흐느껴 울기 시작했다. 나는 순간 당황해 “지금 당장 기증서약을 하라는 이야기가 아니고…” 라며 상황 수습을 하려는데, 아이의 반응은 그게 아니었다.

아들의 말인즉, 중학생 때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을 본 적이 있단다. 당시 비슷한 나이의 아이가 누군가에게 장기기증을 받아 건강하게 생활하는데, 우연히 만난 아저씨와 아주머니께 왠지 계속 끌리는 마음이 있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자기에게 장기를 기증해 준 사람은 그 분들의 자식이었다는 내용이다. 아들은 당시 다큐멘터리를 보고 이미 장기기증을 결심했단다.

나는 친구와 아들을 통해 장기기증에 대한 관심을 가지게 됐고, 주변에 알리며 한 분 한 분 서약을 받고 있다. 많은 분들의 따뜻한 마음을 알게 되고 더 많은 분들이 공유했으면 하는 바람도 생겼다. 의외로 의향은 있으되 정확한 정보나 등록절차를 몰라 못하는 경우도 있다. 막연한 두려움이나 오해, 유교적 관습, 기증자 및 가족에 대한 정책적 배려의 부족 등으로 인해 망설이는 경우도 적지 않다. 기증서약은 언제든지 취소할 수 있고, 생전에 했더라도 사후 가족이 반대하면 기증은 이뤄지지 않는다.

미국에서 장기 기증을 가장 활발하게 하는 주는 다른 주에 비해 행복감도 높고, 행복한 사람일수록 사회에 기부를 자주하고 많이 한다는 연구결과를 본적이 있다. 『행복의 과학』 저자인 심리학자 데이비드 리버만은 행복을 ‘의미 있는 목표를 향한 끊임없는 진보’로 묘사하며, 행복을 만드는 네 가지 주요 화학물질인 도파민, 옥시토신, 세로토민, 엔도르핀은 의미 있는 목표를 향해 나아갈 때 뇌에서 방출된다고 했다.

우리가 장기기증에 대해 함께 공감하고 실천한다면 함께 행복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기증자인 동시에 수혜자일 수 있다. 직접 내가 아니어도 가족, 친지, 이웃 등 수많은 사람들의 소중한 생명을 살리고 연장시켜주는 아름다운 사랑의 실천이다. 인간이 할 수 있는 가장 고귀하고 숭고한 일일 것이다.

장기기증의 날이 다가오고 있다. 바로 9월 9일이다. 뇌사 때 9명의 생명(심장, 간장, 신장 2개, 폐장 2개. 췌장, 각막 2개 기증)을 구할 수 있다는 생명 나눔의 의미를 담고 있다. 1년 중 하루만이라도 장기이식을 기다리는 환우들의 고통을 함께 나누고 진지하게 생각해 보는 날이다. 장기기증은 기적을 만들고 생명과 사랑을 나누는 따뜻하고 행복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소중한 밑거름이다. 기증 희망자 신청은 질병관리본부 장기이식관리센터 온라인(www.konos.go.kr)에서 접수하면 장기희망등록증명서를 발급, 신청인이 등록증을 수령할 수 있다.

김용숙(법무법인 동천 법률연구소장)  webmaster@yongin21.co.kr

<저작권자 © 용인시민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용숙(법무법인 동천 법률연구소장)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제1회 처인승첩 기념 전국 백일장 수상자 명단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