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 7기 백군기 시장의 공약을 검증하는 150여명의 시민평가단이 지난 8월 7일 발족됐다. 앞으로 4년간 도시·교통, 환경·경관, 경제산업·일자리, 문화·관광·체육, 보건·복지. 교육·보육, 행정·재정 등 총 7개 분야로 나뉘어 용인시장의 125개 공약 이행을 점검, 평가하게 된다. 용인에서는 민선 7기가 되도록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일이다. 

그간 선거 때 난무하던 공약은 핑크빛 미래를 약속했지만, 늘 일방적이었으며 선심성이었고, 당선 이후엔 공보물속 활자로만 존재하는 경우가 많았다. 시민의 행복한 삶을 위한 약속이었으나 그 속에 시민의 목소리는 담겨있지 않았다. 이 때문에 이번 민선 7기 용인시장의 시민공약평가단 운영은 반갑기 그지없다. 적지 않은 125개 공약을 시민과 함께 실천해 나가겠다는 결연한 의지가 보인다. 

시민공약평가단은 전문가와 일반 시민들이 함께 한다. 식당에서 주문한 음식을 먹으며 이 음식이 짜네, 서비스가 아쉽네 등등을 평가만 하는 손님처럼, 행정공무원들의 입장에서는 시민공약평가단의 운영이 마뜩치 않을 수도 있겠다. 또한 행정 시스템을 모르니 자칫 잘못하다가는 행정의 발목을 잡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시민평가단 내부에서도 존재한다. 

하지만 이제껏 협치의 경험이 없는 용인에서 시민평가단 운영은 참여민주주의의 중요한 터닝포인트가 될 것이다. 공무원들의 일방적 행정에 불만이었던 시민들, 열심히 했지만 끊임없는 민원에 시달려야 했던 공무원들 모두에게 말이다.

4년 후 몇 개의 공약을 달성했는지도 중요하지만, 지금 우리에게 더 중요한 것은 함께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민·관 협치를 통해 시민들은 행정의 언어와 생리를 이해하고, 공무원은 시민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정책을 더 풍부하게 만들어야 한다. 일반 시민들이 함께 공감하는, 세련되지는 않지만 더 좋은 대안과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체계이다. 

그 시간이 오래 걸리고 과정이 번거로울지라도 성숙한 민주시민이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하고 경험해야 한다. 충분한 숙의와 공감의 과정을 거쳐 구체화된 공약은 분명 우리의 삶을 더 풍요롭고 행복하게 만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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