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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천가에 잠겨있던 페키니즈 ‘토리’ 이야기
  • 기미연(용인시동물보호협회 회장)
  • 승인 2018.09.03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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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로에서 높이가 꽤 되는 하천이었습니다. 하천가에 무엇인가 빠져있는 모습이었어요. 이를 보게 된 신고자는 ‘개’로 판단하고 시 유기동물 포획팀에 신고했습니다. 직접 구조에 나선 원장님 말씀에 의하면, 개가 있던 하천가로 내려가는 통로는 쉽게 사람이 내려갈 수 없는 구조라고 했습니다. 그렇기에 구조에 있어서 무척 애를 먹었다고 합니다. 뿐만 아니라 불과 6kg의 페키니즈가 길을 잃고 헤매다 스스로 이곳까지 들어왔을 것 같지 않다고 합니다. 누군가 고의적으로 도저히 눈에 띌 수도 없게, 발견될 수도 없게끔 하천가에 던지는 등의 방법으로 유기한 것 같다고 합니다. 



구사일생 구조된 아이는 페키니즈견종이었습니다. 돌출된 눈동자의 형상을 갖고 있는 페키니즈를 비롯한 견종들은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게 되는 상황에서는 대부분 눈동자에 심각한 이상이 생기고 궤양이 오게 됩니다. 이 아이 역시 목숨은 건졌으나 잔인한 방법으로 버려지고 보호소 철장에 갇힌 스트레스로  급격히 눈동자에 큰 이상이 생겨 급기야 터졌습니다. 급하게 병원으로 옮겨 입원시킨 후에 각막을 꿰매고 감염을 막고 상처를 회복시키기 위한 플립을 하고 눈동자가 재생되는지 한 달여를 지켜봐야 했습니다. 
무더운 여름, 하천가를 떠돌다 탈진해 물에 잠긴 아이의 끔찍했던 사연은 SNS를 타고 빠르게 공유됐습니다. 이 과정에서 아이의 견종은 페키니즈 중에서도 희귀견종이라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그렇기에 페키니즈를 키우는 분들의 온정과 관심을 매우 크게 받을 수 있던, 그나마 운이 좋고 다행스러운 아이였습니다.
 

세인들의 관심 속에 아이는 건강을 회복했습니다. 눈은 아직 완전히 아물지 않았지만 회복돼 사랑이 큰 중년부부 품에 아가같이 안겨갔습니다. 미리 지어둔 이름은 ‘토리’라고 합니다. 요즘은 입양한 유기견에게 문대통령의 입양견이자 퍼스트독인 토리의 이름과 같이 ‘토리’로 지어주는 분들이 많은데요. 대통령 신분이 아니지만 너만큼은 퍼스트 독만큼이나 귀한 삶을 살게 해주리라는 입양자의 마음이 담겨 있는 이름이 아닐까요?
토리가 편하게 돌아다니고 있는 너른 마룻바닥의 사진을 보고 있자니, 어쩔 수 없이 토리가 잠겨있던 너른 하천가의 끔찍한 장면이 떠오릅니다. 아이를 소중히 꼭 감싸 안은 입양자의 팔을 보고 있자니 아이를 하천가에 던져놓은 유기범의 팔이 떠오릅니다. 세상에는 이러한 악랄한 방법으로 키우던 개를 유기하는 비양심이라고도 할 수 없는 ‘악’이 존재합니다. 

그렇기에 동물보호 활동을 하는 사람을 비롯해 일반 애견인들도 목소리를 높입니다. 현재의 동물등록제 정책이 유기동물의 개체수를 줄이는 데 전혀 실효를 거두지도 못한 상황에서 동물등록보다 반려견을 키울 수 있는 자격요건부터 법으로 규제해야 한다고요. 하지만 이는 우리나라의 현 동물복지 문화수준에 입각해볼 때 멀고도 먼 염원일 뿐입니다. 
토리를 구해 보듬었듯이, 가엾고 나약한 존재인 생명, 유기동물들을 보듬는 우리의 이런 정성과 사랑, 노력에 힘입어 변화되는 날이 올 것이라 믿습니다.

기미연(용인시동물보호협회 회장)  webmaster@yongin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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