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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만 명의 일자리를 만들어 낸 ‘메이요 클리닉’
  • 이동훈(서울새로운내과 원장)
  • 승인 2018.08.27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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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전 세계 136개국에서 130만 명의 환자가 찾는 병원이 있다. 진료 의사는 4700여 명이고 간호사 등 근무인력이 5만8000명이나 되는 이 병원은 인구 9만명 미국 미네소타 로체스터에 있는 메이요 클리닉이다. 메이요 클리닉 주변에는 병원을 방문하기 위한 환자와 가족들이 머무는 크고 작은 호텔들이 병원을 중심으로 흩어져 있다. 도시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의료시설인 셈이다.

메이요 클리닉 초기 수술실 모습(메이요 클리닉 홈페이지)

메이요 클리닉의 설립자 윌리엄 메이요는 영국에서 미국으로 이민한 사람으로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미국 중서부 미네소타에서 개인의원을 열었다. 하지만 환자가 너무 없어 부업으로 보트 운전과 인구 조사원으로 활동해야 했다. 어려운 생활을 이어가던 메이요는 1863년 미국 남북전쟁이 발발하자 군의관으로 지원해 미네소타주 로체스터에 근무하게 됐다. 로체스터와 인연을 맺은 메이요는 로체스터에 살면서 의료활동 뿐 아니라 시를 위한 여러 노력을 해 정치가로 활약하며 시장이 되기도 했다. 1883년 강력한 토네이도가 로체스터를 덮쳐 도시의 3분의1을 파괴했고 수많은 희생자가 발생했다. 병원 시설이 없던 로체스터의 부상자들은 댄스홀, 수녀원 등에서 진료를 받아야 했다. 환자를 치료하던 메이요는 일손이 부족하자 수녀원에 도움을 요청했다. 성 프란치스코수녀원의 수녀들은 훌륭하게 환자들을 간호했고 많은 환자들이 회복할 수 있었다.

성 프란치스코수녀원장이었던 알프레드 수녀는 메이요에게 병원을 운영해 준다면 앞장서서 설립 기금을 모아보겠다는 제안했다. 알프레드 수녀의 노력으로 1889년 마침내 로체스터에 세인트 메리 병원 즉, 현재의 메이요 클리닉이 설립됐다. 12개의 병실과 의사 3명이 진료를 담당했고 수녀들이 환자를 간호했다. 의사뿐 아니라 수녀들의 헌신적인 노력은 환자 치료에 큰 효과를 보았다. 의사뿐 아니라 의료진 전체가 하나로 힘을 모아 환자를 돌볼 경우 더 높은 성과가 나타나는 것은 당연했다. 메이요 클리닉의 명성은 점차 높아졌고 많은 환자들이 찾는 병원이 돼 현재 2000개의 병실을 가진 초대형 병원이자 미국에서 가장 좋은 병원으로 선정되고 있다.

뛰어난 의사뿐 아니라 간호진, 의료기사, 그리고 의료환경을 깨끗하게 만들어주는 병원 청소를 담당하는 모든 사람들이 하나가 돼 환자를 위하는 마음으로 움직인다면 가장 좋은 의료기관이 될 것이다. 훌륭한 의료진과 근무자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자발적인 인류애나 봉사심도 중요하지만 현실적으로는 막대한 재원이 필요하다. 6만 명이 근무하는 메이요 클리닉의 연간 매출은 13조원에 이른다. 한국의 총 의료비가 100조원 규모라는 점을 생각해보면 단 한 개의 의료기관 매출이 얼마나 큰지 짐작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메이요 클리닉과 비슷한 서울아산병원의 경우 연간 매출액이 1조원에 불과하고 당연히 근무자 수도 7000여 명밖에 안 된다.
메이요 클리닉과 비슷한 환자를 진료하면서 의료진 수는 십분의 일에 불과하니 의료진은 항상 과로에 시달리고 환자는 짧은 진료시간과 불충분한 설명에 실망할 수밖에 없다. 의료진 수를 늘리기 위해서는 재원이 필요한데, 한국 건강보험은 불충분한 재정과 과도한 보장성으로 항상 위기감에 시달리면서 의료기관에 충분한 자금을 지불하지 않고 있다. 적절한 의료비 증가가 필요한 이유는 환자의 안전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병원 옆 개인 식당 옥상 위에 환자를 응원하는 메시지가 눈에 띈다.

최근 고용 지표가 큰 충격을 줬다고 한다. 정부는 재정을 풀어서라도 고용을 증가시키겠다고 나서는데 현장에서는 정당한 비용조차 제때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건강보험에 정부 지원을 확대해 의료비를 적절히 늘리면 의료진 고용이 증가해 건강한 일자리가 늘어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중앙정부뿐 아니라 지방정부에서도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 수 있도록 지역 의료기관을 지원하면 제2의 메이요 클리닉이 용인시에서도 나타날 수 있으며 보다 안전하고 건강한 용인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재정을 푸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정당하게 일해서 대가를 받는 것이 건강한 사회일 것이다.

이동훈(서울새로운내과 원장)  webmaster@yongin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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