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부터 피기 시작한 무궁화가 이 무더위를 이겨가며 아직도 피고 있다. 73주년 광복절 전후로 무궁화축제, 무궁화탐험대, 무궁화도시계획, 무궁화전시회, 무궁화축구단 등 무궁화를 알리는 활동도 활발하고, 무궁화 마케팅도 인기이다. 

무궁화는 키가 많이 크지 않고, 뿌리에서 많은 가지가 갈라지며 자라는 나무이다. 많은 가지마다 꽃이 피고, 한 그루에서 수백송이가 피고 지기 때문에 관상용, 가로수로 많이 사용했다. 아침에 피고, 저녁에 지는 꽃이지만 여러 송이가 계속해서 피기 때문에 끊임없이 감상할 수 있다. 꽃 크기도 아이 손바닥만큼이나 크다. 꽃의 중심에 자리한 암술과 수술도 특이한 모양이다. 긴 암술대의 끝은 5개로 갈라지고, 그 아래로 꽃가루를 터트리는 여러 개의 수술이 붙은 듯하다. 가루받이가 끝나면 꽃은 우산을 단정하게 접은 모양으로 말려 바닥에 떨어진다. 생소한 식물들, 이름만 아는 식물들과 다르게 무궁화는 우리에게 참 친근하다. 

하지만 실제로 우리나라 숲에서 무궁화를 볼 수는 없다. 이곳이 사는 곳이라고 말하면서 실제로는 볼 수 없다니, 말의 앞뒤가 맞지 않는다. 조선시대에 국화를 이화로 정하면서 소원해지고, 일제시대 우리민족의 마음속 꽃인 무궁화를 없애는 계획적인 시도가 있어서 그럴 것이라고 한다. 옛 문헌에서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는 많은 무궁화가 지금은 우리나라 산하에서 볼 수 없고, 그저 특정한 곳에서 특정한 날에만 주목받는 것이 많이 안타깝다.

무궁화는 열대지방이 고향이라고 생각할 만큼 그 모양이나 색깔이 화려하다. 하지만 10월 바람이 선선해질 때까지 꽃이 피는 것을 보면 우리나라를 포함하는 지역에서 오랫동안 살아온 식물임이 맞다. 가장 오래된 기록은 기원전 8~3세기 것이며, 우리나라  전역에 무궁화가 많았다는 것을 알 수 있는 기록들도 많다. 벚꽃이 일본 황실을 대표하는 꽃이지 나라꽃은 아니듯, 우리나라도 나라꽃에 대한 명백한 기준은 없다. 하지만 오랫동안 우리 곁에 있었던 식물이고, 다른 나라에서 우리나라를 무궁화의 나라로 불렀던 만큼 자연스럽게 무궁화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꽃이 됐다.

2018년 제28회 나라꽃무궁화전국축제가 곳곳에서 진행됐다. 광화문광장에서 여러 이벤트와 함께 무궁화 축제가 열렸고, 무궁화의 고장인 홍천의 무궁화사랑도 유명하다. 가까이 수원에서도 수원화성 광장에서 무궁화축제를 진행했다. 한때 무궁화가 우리나라 자생종이 아니므로 우리나라꽃을 바꾸자는 의견도 많았다. 하지만 자생종이 아니라는 말에는 근거가 없고, 특히 우리들의 마음속에 있는 꽃을 바꾸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에 그런 이야기는 더 이상 나오지 않는 것 같다. 우리나라에만 품종을 포함해 200여종의 무궁화가 있다. 그 다양하고 아름다운 무궁화를 주변에서 많이 볼 수 있으면 좋겠다.
 

무궁화 열매

언제부턴가 커피숍 메뉴 중 ‘히비스커(쿠)스’라는 차가 나타났다. 히비스쿠스는 무궁화속 식물을 통칭하는 이름이다. 익숙한 이름을 마주하니 그 맛이 참 궁금했다. 오미자차와 비슷한 붉은 색에 새콤한 맛이 강하다. 비타민C가 풍부해 항산화작용을 한다. 피부에도 좋고 다이어트에도 효과가 있단다. 카페인이 없는 차이기 때문에 예민한 사람도 먹기에 좋다. 이번 여름엔 시원하게 히비스커스(무궁화차)를 마시며 더위를 이겨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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